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라체 Jan 04. 2024

강사가 되는 방법은 무엇인가?

프리랜서 강사가 된다는 건 여러모로 혼란스러운 일인 것 같다. 모든 일이 순탄하게 흘러가면 얼마나 좋겠냐만 그렇지가 않네.


지금 막혀있는 부분은 법정의무교육 강사가 되는 방법이다. 법정의무교육이라는 건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들어야 하는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개인정보보호 교육, 산업안전보건 교육 등을 말한다. 나는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하고 싶은데 보통 기업에서 법정의무교육 강사를 부를 때는 전체를 다 맡길 수 있는 강사를 찾기 때문에 다른 과목에 대한 자격도 따야 하는 이슈가 있는 것이다.


문제는 법정의무교육 강사양성과정은 국가에서 운영하질 않는다는 점이다. 민간자격증을 따야 하는데 이 민간자격증이라는 게 참 사람 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속성을 갖고 있더라.


1. 가격이 천차만별

15만 원부터 50만 원까지 다양하더라.


2. 공인자격증이 없다?

진짜 없는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 찾아본 바로는 민간 자격증 밖에 못 찾았다. 상담의 경우에도 민간자격증이 많이 있는 분야지만 실제로 이쪽 분야에서 알아주는 자격증은 상담심리사, 임상심리사 같이 공식 협회에서 공인된 자격증뿐이다. 민간 자격증을 따면 이력서에 적을 내용은 많아지겠지만 그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이 분야도 그런 분야면 어떻게 해야 하나 혼자서 끙끙 고민만 하지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지도 아직 모르겠다. 내가 적극성이 이렇게 떨어지나, 정보검색능력이 이렇게나 부족했던가?


3. 교육의 효과를 알 수 없다.

하루 만에 교육이 다 된다는 곳이 가장 많다. 하루 만에 어떻게 법정의무교육 내용을 다 알려준다는 걸까? 어떤 법정의무교육 강사양성과정은 강의자료를 다 준다고 하더라. 그대로 강의만 하면 된 다는데 그게 정말인가? 그럼 다른 법정의무교육 강사양성과정에서도 강의자료를 다 주는 건가? 무슨 강사양성과정이 자료를 다 주지? 신기하다.


4. 교육주체의 신원이 불분명하다.

무슨 협회에서 진행하기도 하고, 교육센터라는 곳에서 진행하기도 한다. 혹은 개인 강사가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해 준다는 곳도 있다. 대체 누굴 믿어야 하는 걸까?


5. 법정의무교육의 수상한(?) 강의 형태

기업에서 법정의무교육 강사를 부를 때 돈을 주고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대부분 건강강보조제 등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에서 제품홍보를 위해 법정의무교육을 무료로 시행해 주고 교육이수확인증을 발급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나는 돈을 받고 법정의무교육을 나가서 실제로 도움이 될만한 성희롱 예방교육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는데, 이 생각 자체가 어쩌면 틀려먹은 바람이 아닐까?


앞으로 나는 수많은 자격을 따고, 수업을 들으며 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될 텐데 민간자격증, 민간양성과정에서 돈만 펑펑 쓰는 호구가 되는 건 아닐까? 벌써부터 눈 뜨고 코 베일 생각에 고개를 절레절레 젓게 된다.


그래도 이번 주에는 많은 일들을 해내고 있다. 네이버 인물등록, 지식인 엑스퍼트 등록이 진행 중이고 숨고에 프로필을 등록했다. 예전에 강의 나갔던 초등학교 교육에 대해서 강의후기를 적어 두려고 한다. 그렇게 강의를 여러 번 나갔는데 사진은 너무 아쉽게도 단 한 장뿐이다. 사진이 더 있다면 후기를 더 적어볼 수 있을 텐데.


강사 홍보를 위한 블로그에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지 모르겠다. 성교육 내용을 써 볼까 싶기도 하고, 활동지를 만들어 올려 볼까 싶기도 하고. 애들 성교육에서 가장 관심 있는 건 역시 임신이겠지? 나는 초등학생보다 중고등학생 성교육에 더 관심이 많은데 어떻게 하면 중고등학생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을까? 고민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번 달 목표는 강의 한 번이라도 나가는 것이다. 상담소에 다닐 때는 업무가 너무 많아서 강의가 들어오는 게 달갑지 않았는데 이제 그런 일상은 내 것이 아닌 게 되었네. 바뀐 환경에서 잘 적응해보아야 하겠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