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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체 Jan 11. 2024

드디어 첫 강의를 나갑니다!

강사가 되겠다고 결심하고 나서 여기저기 프로필을 올리고 있다. 아직 작업 중이지만 네이버에 프로필 등록이 진행 중이고 블로그도 꾸몄다. 네이버 엑스퍼트에도 프로필이 등록됐다. 상품만 만들어서 올리면 된다.


https://blog.naver.com/with-bora


숨고라는 사이트를 알게 됐다. 프리랜서들이 모여있는 곳. 고객이 어떤 고수를 원한다고 올리면 프리랜서들이 견적서를 보내서 입찰하는 방식이다. 숨고에도 프로필을 등록했다. 


근데 그 견적이라는 걸 보낼 때 내가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더라. 심지어 돈을 내면 자동으로 견적서를 보내주는 시스템도 잘 되어 있다. 바로바로 [바로견적]이라는 서비스. 메신저 답장이 느린 나는 바로견적 서비스도 등록을 해 두었다. 가끔 "바로 견적을 발송했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제 돈이 차감된다.


며칠이 지나도 괜찮은 제안이 보이지 않아서 이번에 결제해 둔 돈 4만 원 정도가 다 소진되면 결제를 중단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속단이었는지 바로 오늘 한 명의 고객과 연결이 이어졌다. 어찌나 놀랍던지 지금도 심장이 두근두근거린다!


조직에서 나와 홀로서기를 하겠다고 호기롭게 선언했지만 바깥에 나와보니 고수는 정말 많았고, 상대적으로 내 능력은 더욱 작고 초라해 보였다. 자신감을 거의 모두 잃었다. 이제는 어쩌면 내 힘으로 돈을 버는 날은 내 인생에 없을지도 모른다며 좌절하다가 이내 생각을 고쳐먹고 좌절하지 말자며 스스로를 다독이길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그런 내게 드디어 첫 강의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사실 별 것 없는 프리랜서 도전기일 수 있다. 그럼에도 나는 언젠가 올 이 박진감 넘치는 순간을 브런치에 기록하고 싶어서 브런치북에 연재를 하기로 결심했더랬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이 순간이 내게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당장 지난주 글에만 해도 이번 달에 단 한 번이라도 강의를 나가는 게 목표라며,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며, 강사는 도대체 어떻게 될 수 있는 거냐는 글을 썼는데 이렇게 바로 강의를 하게 된다니! 기적 같은 일 아닌가? 


이번에 신청 들어온 강의는 당장 이틀 뒤로 굉장히 임박해 있다. 그래서 초보 강사에게 기회가 주어진 것일까? 생각하는 것도 잠깐이다. 그런 생각이나 하고 앉아 있을 시간이 없다. 강의준비를 해야 하는 시급한 상황이다. 강의준비를 해보겠다며 이리저리 분주하다가 그래도 숨을 한 번 골라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지금은 가만히 앉아 있기도 어렵지만 큰맘 먹고 노트북을 펴고 가만히 앉아서 글을 쓴다. 


미래를 상상해 본다. 어느 날, 매일매일 강의를 다니며 몰아치는 강의신청에 지쳐버린 내 미래의 어느 날, 우연히 이 글을 발견하고 부디 초심을 되찾을 수 있기를 꿈꾼다. 미래의 내가 힘들 때 지금의 내가 도움이 되어주고 싶다.


감사하게도 첫 고객님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수십만 원을 선불로 결제해 주셨다. 최선의 교육효과가 나올 수 있도록 치열하게 고민하며 첫 강의를 준비해야겠다. 


곧 있을 첫 강의에서 나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본다. 조직에 있을 때처럼 당당하게 해내야 할 텐데. 혼자라는 이유로 주눅 들지 않고 스스로를 믿고 어깨와 허리를 쫙 펴고 있어야 할 텐데. 


이 순간의 떨림을 얼마나 오랜 시간 기다려 왔는지 다시 생각해 본다. 상담소에서 일하기 전 막연하게 성교육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때가 생각난다. 꿈은 이루어질까? 아니지, 이제 꿈은 이루어졌나? 꿈속으로 들어가는 건가? 내 인생이 내가 바라던 그 꿈의 모습이 되는 건가? 혼란스럽다. 


내일은 강의자료와 체험도구를 보강하느라 바쁠 것 같아. 내일이 너무 기대된다. 달라진 환경에서 하는 첫 강의, 부디 무사히 마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또다시 두근두근 이 네 글자를 떠올린다. 머릿속에서 사라지질 않네. 두근두근.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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