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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똑바로 써라 핫산 Jul 04. 2016

호갱 소리를 안 듣게 차를 사고 싶다

1부 :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자동차의 선택

글을 시작하며


 오랜만에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대학교 후배인데 이제 피차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격무(?)에 시달려 연락을 자주 못하겠거니 하고 있었는데 근처로 온다고 해서 함께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이제 회사생활도 좀 하고 나서 살만해졌는지 이런저런 고민들을 하고 있는 모습들이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뭐 이런 감상들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니 사는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친구는 간간히 부모님 차를 타고 다녔었는데 운전 경험이 많지는 않습니다. 이전에 후배 어머니께서 교통사고가 나신적이 있었는데 크게 다치신 것을 보고 안전성 측면에서 타던 차에 많이 실망했다고 합니다. 결국 그 차는 폐차를 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특정 브랜드에 대한 안 좋은 시각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출저 : http://gmauthority.com/


 그래서 이 친구가 사고 싶어 하는 차는 최근에 출시한 신형 말리부입니다. 일단 단단해 보이는 차제가 가진 인상이라는 것이 있어서였을까요? 이 친구는 안전성도 이만하면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실내 공간이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가 최근에 시승해 봤을 때도 이만하면 공간은 무난한 편인 것 같습니다. 이 차 이야기를 했을 때 너무 답정너 인 듯 한 감이 없진 않았지만 말이죠.






살 것을 정해 놓고 칭찬할 것을 찾는다


 이 친구가 이야기하는 안전성과 말리부는 제가 다소 이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최근 출시된 말리부에 탑재되어있는 구형 에어백 시스템이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안전성을 언급한 것이지요. 이쯤 되니 살짝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안전성 외적인 부분에서 말리부를 점찍어두고 본인의 선택의 합리화를 위해서 이런저런 미사여구들을 붙여나가는 중인 것 같았습니다. 저도 그랬었는데 결국은 그냥 본인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선택해서 그 당위성을 찾아가는 과정일 뿐이었습니다.


혹시 비슷한 가격대에 다른 차는 타봤니?


 의외로 돌아오는 대답은 '아니오'였습니다. 제 직감이 맞아 들어가는 순간이었지만 별로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본인이 원하는 것을 구매하는 것 그 자체에 제 의견을 섞을 만한 이유도 없고 그럴 명분도 없으니까요. 확실히 말리부는 매력적인 자동차이지만 그 선택에 다른 후보들이 없었다고 하니 다소 놀랍기도 하고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동의를 구하고 오지랖을 좀 떨어보았습니다.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결론적으로는 선택 장애인 후배 녀석에게 더욱 어려움을 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차를 고를 때 다른 차종들을 살펴보지 않으면 분명 후회할 것이라는 조언과 함께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차종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제 취향과 후배 취향을 함께 곁들여서 말이죠.

 





결국은 가격


 제가 알고 있는 지식과 이 친구의 평소 생각들을 조합해보니 이런 차들이 나왔습니다. 함께 이야기했던 차종 중에서 몇 가지를 걸러내고 남은 차종이 총 5대입니다. 말리부를 포함하면 6대인데요. 이 중에 절반 정도가 수입차였습니다.


쉐보레 말리부

메르세데스 벤츠 A200

기아자동차 니로

기아자동차 스포티지

BMW 118d Sport

볼보 V40 D3


 수입차는 보는 눈이 많아서 안된다고 한사코 거절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의외의 가격에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수입차가 가격이 착해진 걸까요? 아니면 국산차가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간 탓일까요? 어쩌면 이제는 그 격차가 거의 사라져 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시승을 해본 차로는 니로와 말리부 뿐이었고 나머지는 뒷좌석 정도에 앉아봤거나 유심히 지켜보는 차종이었습니다.



 이렇게 차종을 고르고 나니 실제 운행할 때의 유지비도 궁금해지고 알고 싶은 것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아래처럼 표로 좀 정리를 해봤습니다. 가격이 뭐 어떻다 유지비가 어떻다는 보편적으로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제 후배한테 해당되는 거니 구매비랑 유지비를 고려해 보았구나 정도로만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 표에서 보면 확실히 연간 유지비는 수치들의 차이가 있지만 월 단위로는 크게 체감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유종에 따라서 유지비가 확연이 차이가 나는데 이런 것을 보고 나니 확실히 디젤 연료를 쓰는 자가용들이 왜 이리 많이 팔리는지 알 것 같습니다.



 이 표를 보면서 느끼는 반응은 말리부와 비슷한 가격대에 의외로 괜찮다고 여겨지는 차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마냥 좋게만 보였던 말리부의 연비가 연간 유지비에서 디젤차에 비해서 비교적 높은 편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전에는 신성불가침의 종교 같던 말리부의 성역이 점점 눈높이에 맞춰진 느낌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세상에는 완벽한 차는 없습니다. 각각의 그 특징에 맞게 타면 그뿐인 듯합니다. 이렇게 비교 대상들과 함께 늘어놓고 보면 다 제 각각 개성 있는 자동차일 뿐이죠.






2부를 기다리며


 결국 차종을 선택하면서 많은 객관적인 수치들과 비교했지만 뭔가 시원치 않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런 상황을 두고 마치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의 갤럭시 같은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드웨어 스펙으로만 보면 갤럭시가 매우 뛰어난데 아이폰이 더 잘 팔리는 이유는 뭘까요? 이런 의문에 여러 가지로 대답할 수 있겠지만 저는 그것을 브랜드의 이미지 정도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결국 저희는 주말 하루 시간을 내어 위의 차들을 시승해보게 되었습니다. 아주 단순하게 한대씩 타보고 그 소감을 서로 나누는 것으로 말이죠. 저는 뒷좌석을 맡아서 시승 소감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잠정 합의를 보았습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다음 주에 2부를 통해서 내용을 또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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