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을 짚는 사업제안서 Framework 트레이닝 >
본 글에서는 공공에서 발주하는 다양한 정책연구, 컨설팅 사업의 제안요청서(RFP: Request For Proposal)를 세밀히 분석, 요구사항들의 구조화(Categorization)를 바탕으로 논리적 연결성을 갖춘 사업 추진절차 프레임워크를 도출한다.
(실제 제안 작업에 착수하는 단계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러한 방식의 트레이닝은 정책연구나 컨설팅 연구를 수행하는 기업, 대학, 기관, 연구소뿐만 아니라 사업을 기획, 발주, 관리하는 공공의 사업담당자에게 영감을 줄 것이며, 논리적이고 구조적인 사고, 글쓰기 훈련이 필요한 수많은 기획 업무 종사자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 글을 왜 쓰는가?"
"누구에게, 무엇을 제공하기 위함인가?"
현재 안정적이라면 안정적일 수 있는 공공에 종사하면서, 내가 지금까지 노력해 오고 밟아온 길이 최적의 길이었을까? 내 커리어(Career)를 돌아본다면 지금 나에게 남아있는 건 무엇일까? 라는 고민을 하곤 했다. 이에 나의 경력과 경험을 기록할만한 게 무엇이 있을지 고민한 끝에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본인은 공공정책컨설팅 업계에서 약 7년의 경험을 쌓았고, 현재는 공공 영역에서 ICT 분야의 정책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나의 커리어를 기록하고 남기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현재 시점에 글을 쓰는 이유는 이 외에도 다분히 많다.
첫 번째, 본인이 컨설팅 업계에 발을 내디딘 후 막내 팀원부터 팀장으로 성장하기까지 느끼고 경험해 온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함이다. 물론 공유의 대상은 컨설팅 업계 종사자이다. 본 글을 통해 대상 사업들의 제안요청서 요구사항을 분석, 최적의 추진절차와 방법론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단계 곳곳에서 유의해야 할 점이라든지, 경험, 요령, 노하우 등을 기록할 생각이다. 실제로 본인은 주니어일 때부터 컨설턴트로서의 구조적, 논리적 사고를 갖추기 위해 자의적으로 온갖 제안 작업에 참여하여 사업 추진 프레임워크를 구성했다. 물론 그 외에 다양한 교육도 받고 별도의 노력도 많이 했지만 돌이켜보면 사업의 추진 프레임워크를 직접 고민해 보고 설계하는 연습이 본인의 성장에 가장 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제안요청서 분석 트레이닝을 통한 컨설턴트 개인의 숙련도 향상은 제안 사업의 수주 가능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소속 기업의 이미지, 평판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컨설팅 기업의 측면에서도 본인의 글이 교육 등의 차원에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두 번째, 공공의 영역에 종사하는 공무원, 연구원 등이 용역사업을 기획 및 발주, 관리하는 단계에서 양질의 문서를 생산, 제공하도록, 국가와 국민, 기업을 위한 가치 있는 사업 결과물을 산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요구사항이 논리적이고 단계적으로 적힌, 예산 규모에 부합하는 요구사항이 적절하게 담긴 잘 작성된 공공사업 제안요청서가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제안요청서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후자에 대한 제안요청서 공고(발주) 시나리오를 한번 가정해 보자.
한 공공기관에 갓 입사한 신입 직원 A는 목적도, 요구사항도 명확히 알지 못하지만, 팀장이 요청함에 따라 일정에 쫓겨 형식만 갖춘 그럴싸한 용역사업 제안요청서를 작성, 나라장터(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를 통해 발주한다.
이에 관심이 있는 업체, 대학, 기관 등의 사업자는 첨부된 제안요청서를 바탕으로 제안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분석에 돌입한다.
B 기업은 고민 끝에 마감 4일 전 착수를 결정, 요구과업들을 대략 이해한 채 제안 작업을 진행한다.
다행히 사업을 수주하기는 했지만, 용역사업자와 발주담당자 모두 사업 추진 방향의 본질과 요구사항들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6개월의 수행 기간 내내 애를 먹고, 행정처리 마감에 쫓겨 사업종료일에 형식만 갖춰진 저품질의 보고서가 탄생한다.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이지만 컨설팅 업계와 공공을 모두 경험한 본인이 생각할 때 충분히 발생 가능한 사례이고,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해당 경우는 발주처와 사업자 모두의 미숙으로 인한 사례로 볼 수 있지만, 잘못된 출발로 인한 연쇄적 문제라고 본다면 공공의 역할과 역량이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특히나 국민의 예산으로 처리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임무는 더욱이 막중하다.
이처럼, 수익성이 매우 낮거나(요구과업의 난이도를 고려하지 않은) 요구사항이 명확하지 않은 등의 난해한 제안요청서가 공고된다면, 사업자들이 해당 제안에 참여하지 않을 확률이 높을뿐더러(이는 재공고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수행 기간의 단축을 초래), 착수하더라도 저품질의 제안서를 제출하거나(착수 고민에 따른 단기간 내 제안 작업으로 인해), 잘못된 요구사항을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결국 사업의 종료 시점에 산출되는 최종결과물의 품질과도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종결과물이 곧 해당 용역에 쓰인 예산 지출의 결과라고 생각한다면, 쉽게 볼 문제는 결코 아니다. 이것이 공공 영역에 종사하는 발주담당자들이 역량을 키워야 하는 이유이다.
제안요청서 작성 시 핵심은 “원하는 산출물에 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명시”, “중요도가 높은 과업 중심으로의 요구과업 배치”, “논리적 절차와 선후 관계를 고려한 요구사항 제시” 등으로 볼 수 있다. 이를 모두 반영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데 본인의 분석 글이 도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세 번째, 차별화되는 글을 적고 싶었다. 대부분의 정보성 글, 지식을 전달하는 콘텐츠나 서적 등의 경우 이론을 중심으로, 그리고 타인들이 작성한 내용(연구결과, 사례 등)을 편집하고 조합하여 같은 정보를 보기 좋게 제공한다. 즉, 경험과 분석, 시사점(Implication)이 배제된 글이 다수를 차지한다. 경험에 빗대어 볼 때 이러한 정보는 수요자에게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본인은 독자가 단순히 정보만을 얻는 것이 아닌 경험과 인사이트(Insight)를 함께 얻을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한다. 솔직히 말해 그 어떠한 서적이나 간행물, 보고서에서도 실제 정책, 컨설팅 연구의 제안요청서(과업지시서) 내용을 분석한다거나 제안서 작성을 위한, 그리고 수행을 위한 접근방식을 설명하지 않는다. 이 글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마지막, 본인 스스로가 글쓰기의 감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성장하며,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함이다.
(본인은 성격 탓도 있지만, 많은 공을 들여야 하는 논문, 연구보고서 등에서부터 사소할 수 있는 단 한 장의 기획안까지, 본인이 생산해 내는 글은 모두 작품이라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한다)
글은 꾸준히 써 내려가야 한다. 본인은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정부와 관련된 다양한 문서(부처 보도자료, 장·차관, 국·과장 등 보고자료, 발주를 위한 제안요청서, 주요 전략·계획, 각종 연구보고서 등)를 작성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가 등으로 인해 일 주, 이 주라도 글쓰기나 보고서 작업을 하지 않으면 감이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물론 쌓아온 실력은 쉽게 녹슬지 않겠지만 정체되지 않고 꾸준히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지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렇듯, 본 글을 쓰는 목적은 공공의 용역사업에 입찰(제안)하는 ① 정책연구나 컨설팅 사업자뿐만 아니라 해당 용역을 기획, 발주, 관리하는 ② 공공사업 담당자, 그 외 ③ 수많은 기획자를 위함이지만, 글의 컨셉(Concept)과 분석 방향을 고려한다면 아무래도 제안요청서를 분석해 사업의 제안에 임하는 ‘정책연구, 컨설팅 사업자’를 중심으로 한 설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참고해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