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워요 류현진 선수

프토럭이 들려주는 회사생활 이야기 : 마인드편

by 포트럭

어제 새벽, LA 다저스의 류현진 선수가 긴 공백을 깨고 마운드에 섰습니다. 부상으로 긴 회복기간을 거쳤는데요. 어깨 수술을 받고 예전 기량을 회복한 경우는 드물다던데, 오늘 류현진은 믿음직스러웠습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2013년과 2년 차인 2014년에 각각 14승, 방어율 3점대 초반을 기록하며 당시 막강한 원투펀치(커쇼와 그레인키)에 이어 3 선발로 자리를 굳히고 있었습니다. 세 선수는 손오공(커쇼), 사오정(그레인키), 저팔계(류현진)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1,2,3 선발로 인정받았지요.

201310161534395446_h.jpg 사오정(그레인키), 손오공(커쇼), 그리고 저팔계(류뚱) 입니다.

그랬던 류현진 선수가 2015년 어깨 부상을 당하게 됩니다. 국내 시절부터 너무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혹사한 어깨에 드디어 무리가 온 듯했습니다. 그렇게 2년 가까운 기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며(2016년에 1 게임 등판한 적은 있음) 더 이상 재기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강했지요.


저 또한, 더 이상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류현진을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으니까요. 하지만 류현진은 보란 듯이 훌륭한 투구를 했습니다. 물론 결과만 보면 4와 2/3이닝 2 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었지만,

투수의 무덤이라는 쿠어스필드에서 강타자들을 상대로 탈삼진을 5개나 잡았습니다.


이런 류현진 선수의 활약을 지켜보며 다시 한번 성공의 조건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운동선수로서 성공하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은 재능과 노력, 그리고 멘탈입니다. 이 세 가지가 모두 필요하지만, 굳이 순서를 따진다면 멘탈>노력>재능 순입니다. 어라... 재능이 가장 후순위 네요. 납득이 안 가신다고요? 통상 운동선수는 재능을 타고나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런데, 박지성 선수를 생각해 보세요. 축구선수에게 매우 불리한 평발을 가졌습니다. 몸집도 왜소해 고등학교 시절까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불리한 신체조건을 노력으로 극복했지요. 성실함과 팀에 대한 헌신은 박지성의 트레이드 마크입니다. 박지성의 남다른 능력은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는 것과, 경기를 지배하는 엄청난 활동량을 가졌다는 것인데요. 이 두 가지 모두 노력을 통해 재능이 극대화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박지성 호날두.jpg 맨유의 전성기를 이끌던 시절. 호나우두, 라이언긱스, 퍼디난드, 반데사르 등 당대 최고의 선수와 함께 뛰었던 우리의 "영원한 캡틴"


그렇다면 멘탈을 1순위로 꼽는 이유는 뭘까요? A급 선수들은 통상 노력과 재능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A급 선수가 톱클래스급으로 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멘탈입니다.


그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로, 경기는 실전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멘탈이 흔들려 실전에서 발휘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으니까요. 골프에 입스(yips)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정상급 프로선수가 아주 쉬운 퍼팅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샷 실패에 대한 부담감으로 몸에 경련이 오고 극도의 불안증세가 오는 것을 말합니다.

20150201100434496910.jpg 천하의 타이거우즈도 입스로 시달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축구에서 페널티킥도 마찬가지지요. 이론상으로는 골을 넣을 확률이 90%가 넘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유명한 선수도 실축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두 번째는 부상 극복을 위해서입니다. 운동선수는 필연적으로 잦은 부상을 당합니다. 그중에는 선수생활을 위협하는 심각한 수준의 부상도 있지요. 감기만 걸려도 무기력해지고 모든 게 다 귀찮아지는데, 큰 부상을 자주 당하는 운동선수가 멘탈이 약하면 고통스러운 회복과 재활의 시간을 견딜 수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세 번째가 긍정적 사고입니다. 긍정적 사고하면 떠오르는 선수가 바로 대인배 김연아 선수지요. 김연아 선수가 단지 노력과 재능만 갖추었다면 지금의 성공을 이룰 수 있었을까요?

Korea_Kim_Yuna_Sochi_Medal_Ceremony_05.jpg 온 국민이 안타까워 했던 김연아의 마지막 올림픽. 하지만, 김연아는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역시나 대인배 김슨생...


여기에 또 한 가지 좋은 예가 있습니다. 리우 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 박상영 선수지요. 10:14로 뒤지고 있던 상황. 상대가 1점만 내면 경기가 끝나는 순간이었습니다. 동시에 찔러도 점수가 카운트되는 룰의 특성상 박상영 선수가 연속으로 5점을 따내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지요. 하지만 박상영 선수는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가 기적을 이뤄 냅니다. 그런데 이때 우리는 박상영 선수가 자리에 앉아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를 중얼거리던 모습을 보았습니다.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긍정적 마인드를 주입시킨 거지요.

maxresdefault.jpg 박상영 선수가 온 국민에게 감동을 준 순간입니다.


한때 유행했던 "시크릿"이라는 책 아시죠? 유인력의 법칙에 따라 간절히 바라면 정말 이루어진다는 내용입니다. 정말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계속 생각으로 되뇌고 있으면 아무래도 그렇게 되기 위해 행동을 하다 보니 이루어질 확률이 높아지는 건 맞는 듯합니다.




다시 류현진 선수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저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경기 초반 2개의 수비 실책이 있었음에도 류 선수가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긴 공백 후 많은 사람들의 의구심 속에 메이저리그 선발 자격을 테스트하는 중대한 자리였기에, 엄청난 긴장이 몰려온 순간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류현진 선수 또한 알려진 바와 같이 멘탈이 강한 선수입니다. 늘 긍정적인 성격이고요. 그래서 중대기로에 놓인 경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본인의 할 일을 묵묵히 해낸 것입니다.




직장 생활은 다를까요? 마찬가지입니다. 직장인도 멘탈과 노력, 재능을 갖춰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역시나 멘탈이 가장 중요합니다.


운동선수에게 부상이 가장 큰 위험요소라면, 직장인에게는 상사와의 관계, 동료와의 관계가 가장 큰 위험요소일 수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사람 관계가 생각보다 만만치 않습니다. 상사에게 모욕적인 폭언을 받는 경우도 있고, 이해할 수 없는 사유로 인사고과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윗사람들에게 잘 보여 나보다 먼저 승진하는 동기를 보며 쓴웃음을 짓기도 하고, 후배보다도 승진이 밀려 좌절하는 상황도 올 수 있습니다.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영업부서의 경우는 늘 실적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리지요. 그리고, 고객의 몰상식한 태도에도 늘 정제된 감정으로 대해야 합니다.


요즘 "자존감"이라는 용어를 많이 씁니다. 많이 쓴다는 얘기는 그만큼 요즘 사람들에게 필요하다는 얘기겠지요. 자신감이 남과의 비교를 통해 나의 우월적인 면을 발견하고 만족해하는 상대적 개념이라면, 자존감은 철저하게 나 자신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보고 스스로를 존중하고 아끼는 감정입니다.


자신감은 내가 타인보다 부족한 점이 있다는 걸 발견하는 순간 무너지지만, 자존감은 비교가치가 아닌 만큼 늘 내 스스로 통제가 가능합니다. 이런 점에서 멘탈이 강한 사람은 자존감이 높은 사람입니다.


이제 결론입니다. 회사생활이건, 운동이건, 성공하려면 자존감을 기르세요.


오늘의 글을 마칩니다.



ps) 어제 류현진이 정말 잘 던진 거네요. 천하의 커쇼도 오늘 쿠어스 필드에서 홈런 3방 허용하고 패전투수가 되었습니다.ㅎㅎ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