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한 사람들의 삐딱한 이야기, 팟캐스트 삐틀스
신문, 잡지로 마을미디어 활동하다가 영상으로 전환한 가장 큰 이유는 ‘인쇄 비용’ 때문이었다. 꼬박꼬박 월급나오던 신문사를 그만두고 2014년 처음 주민 제안 공모사업으로 마을잡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때 받은 보조금이 150만 원이었던가?
연말까지 세 번 마을잡지를 발행해야 했는데 밥도 커피도 사 먹으면 안 되고, 활동가들 원고비도 줄 수 없었다. 태어나서 처음 보조금 사업이란 걸 도전해보는 거라서 그냥 이 세계가 그런가 보다 하고 받아들였다. 구체적으로 지출 계획 쓰기도 어려워서 죄다 디자인비와 인쇄비로 책정했다.
첫해는 마냥 재밌게 활동했다. 그런데 3년 차 사업을 하면서 고민이 시작됐다. 씨앗(1년차), 성장(2년차), 열매(3년차) 단계까지 지원받을 수 있었고, 4년 차부터 자립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같은 사업을 3년 이상 지원할 수 없는 지방보조금 일몰제 때문이었다.
회사도 그만뒀겠다, 마땅히 돈 나올만한 구멍이라곤 남편 카드뿐인데 자립이라니!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과감하게 인쇄매체를 포기하고, 온라인 플랫폼으로 눈을 돌려 팟캐스트를 시작했다.
2016년 3월 2일, 1분짜리 팟캐스트 예고편을 올렸다. <삐틀스>는 그렇게 시작됐다. 두 명은 직장을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퇴근 후 밤늦은 시간에 모여서 방송 녹음을 했다. 멤버 중 한 명이 원미동 조마루길에 있는 프랜차이즈 식당 본사에서 근무했는데, 직원들이 다 퇴근하면 휴게실에서 녹음할 수 있게 해줬다.
어떤 날은 아는 언니 카페 영업이 끝난 후에 방 하나를 빌려 녹음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향우회 사무실을 빌려 녹음하기도 했다. 제작비용 0원! 물론 우리의 몸과 마음을 갈아 넣은 덕분이지만, 시간을 투자하는 것 외에 별도의 비용이 들어가지 않았다.
팟캐스트(Podcast)란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의 합성어다. 애플이 2004년부터 팟캐스트라는 단어를 썼고, 인터넷 라디오의 대명사가 됐다. 우리나라는 한때 ‘팟빵’이라는 플랫폼에 올라온 <나꼼수> 같은 정치 팟캐스트가 인기를 끌면서 팟캐스트가 확산됐다.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에 있는 ‘벙커1’에 공개방송 구경하러 가서 ‘우리도 이런 미디어카페 운영하면 좋겠다’는 얘기를 나눴다. <삐틀스>는 2019년 2월 29일까지 66개 에피소드를 제작했다. 부천지역에서 시도하는 최초의 팟캐스트였고, 지역의 이슈를 후벼 파겠다고 선언한 덕분에 청취율도 높았다. 팟빵 지역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한 적이 있을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아마추어들이 모여서 만든 방송이라 어설펐지만, 제작에 참여하는 우리도 즐겁고 듣는 사람도 즐거운 동네 인기 방송이었다. 그렇게 라디오 제작하는 재미에 빠져 있을 때 MBC 라디오 ‘지금은 라디오 시대’란 프로그램 이름을 빌려서 ‘지금은 마을라디오 시대!’라고 외치고 다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