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싶은 것을 무엇이든 그려보세요."
A반과 B반에는 유치원생이 100명씩 있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스케치북과 크레용을 나누어준 뒤 무엇이든 그려도 된다고 했고, 아이들은 약 30분 동안 각자의 작품에 몰두했다. 그리고 모두의 작품이 끝날 무렵, 선생님은 A반과 B반의 아이들에게 서로 다른 보상을 주었다. A반 아이들에게는 맛있는 막대사탕을 나누어주었고, B반 아이들에게는 그림에 대한 칭찬을 해주었다.
시간이 흘러 자유 시간이 주어졌을 때 아이들이 무엇을 하는지 관찰하였다. '사탕을 받은' A반 아이들이 더 많이 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생각하였지만, 결과는 그 반대였다. '칭찬만을 받은' B반 아이들 대부분이 스케치북과 크레용을 꺼내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외적 동기와 내적 동기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한 실험 결과다. 사탕을 받은 A반 아이들의 경우 '그림을 그리는 것'은 '사탕을 받는 것'이라는 사고의 흐름이 형성된다. B반의 경우는 다르다. 그림을 그린 후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없었다. 다만 선생님의 칭찬으로 인해 스스로 그림을 잘 그리거나 즐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들은 선생님이 안 계신 자유 시간에도 '내가 잘하고 즐기고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게 된다.
소심인의 대부분은 B반 아이들처럼 내적 동기가 잘 형성되어 있다. 성장할 때 충분한 물질적 보상을 받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스스로 체감하고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더 중요시하는 성향 때문이다. 내향인은 외향인에 비해 사회적 지위나 돈, 쾌락 등 도파민을 분비하는 결과보다는 스스로의 성취감에서 더 큰 만족을 느끼며, 관찰하고 생각하고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내 CEO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2004년)에 따르면, 내성적이라고 응답한 CEO가 35.9%로, 외향적이라고 답한 CEO(19.1%)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사실상 더 많은 소심인이 기업을 대표하고 있는 셈이다.
여준영 대표는 2000년에 설립된 광고홍보 대행사의 대표로서, 홍보계의 이단아로 불릴 만큼 성공적인 행보를 걸었다. 그런데 정작 그를 본 사람은 많지 않다. 심지어 직원들조차 직접 얘기해본 적이 거의 없으며 '미스터리한 인물'로만 기억한다. 그는 대인기피증에 가까울 정도로 남 앞에 나서기를 싫어하며, 자신의 사무실조차 잘 벗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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