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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고래 Feb 14. 2016

역치(閾値)

#39. 마지막 한 번의 재채기


역치.

세포가 반응을 일으키는 자극의 최소치.


그곳에 도달하기 전까진 어떤 반응도 없다.

역치에 도달하는 순간, 비로소 강렬한 빛을 뿜어내며 반응을 일으킨다.




세 시간의 짧은 수면 속, 삼 년 같은 악몽을 꿨다.


시작은 지난 꿈의 연장선 같았다. 그녀를 안고 서로의 눈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주변은 사막의 밤처럼 고요했다. 저 멀리 어둠 속에서 회색 모래바람 같은 것이 스멀거렸다. 점차 커지는 것 같았는데 코 앞에 다가왔을 때야 그것이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는 걸 알아챘다. 그땐 이미 그녀의 몸이 바람의 줄기에 휘감긴 후였다. 그녀가 빠른 속도로 끌려갔다.


그런데 그 뒷모습이 이상하다. 처음엔 바람의 속도에 끌려가는가 싶더니 점차 바람과 같은 속도로 뛰었고 사라지기 직전엔 바람보다 빨리 뛰는 것 같았다. 문득, 그 바람의 형상이 사람과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둘을 쫓았다.


마을을 가로질렀다. 울부짖으며 그녀가 사라진다고 한탄했다. 창을 연다거나 커튼 뒤 불빛을 켜는 이는 없었다. 공허한 비명만이 일방적으로 건물 사이와 창문 틈을 후볐다.


마을을 벗어나자 지평선을 뒤덮는 거대한 숲이 다가왔다. 숲은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달빛뿐인 밤바다의 해일처럼 하늘을 가릴 수 없다면 달이라도 집어삼키겠다는 듯 몸부림쳤다. 그들이 숲의 해일로 빨려 들어갔다.


그들을 쫓아 숲으로 들어섰고, 그렇게 삼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모든 감각이 곤두섰다가 다시 무뎌질 만큼의 시간을 어둠 속에서 헤맸다. 간간이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결국 만나지 못했다.


요란한 휴대폰 알람음이 어둠을 갈라 주었다. 익숙한 벽지, 베개 위의 휴대폰이 눈에 들어온다. 숲의 고독과 여운이 몸에 남아있는 것 같다. 몸을 돌리니 어질러진 책상이 보인다. 그 위엔 좀 더 탄탄해진 풍채의 인간노트가 있었다. 몸을 튕겨 세운 후 노트를 펼쳤다. 지난 새벽의 시간들이 그곳에 있었다. 비로소 맹목적이고 허무했던 삼 년의 시간이 단 세 시간의 수면이었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다. 됐다. 꿈이었다. 이제 봉다방으로 노트를 들고 가서 그녀에게 내용을 전하면 된다.


꿈 때문인지, 급한 마음 때문인지 모르겠다. 화장실로 달려 들어갔고, 머리와 몸에 거품을 내고 씻겨내는데 1분이 채 안 걸린 것 같다. 그 1분이 다 가기 전에 치약과 칫솔을 입에 넣고 휘저었다. 젖은 몸을 닦아내는 건 거품을 내는 것보다 쉬웠다. 찰나의 샤워가 끝났다.


속옷 입고, 바지 입고, 티 입고, 셔츠 입고, 바지 입고, 아 입었지, 양말 신고, 가방 메고, 머리 한 번 더 털고 출발. 밥도 안 먹고 가니? 가서 먹을게요. 아, 인간노트! 오른손으로 집어 들고 출발.


늦가을의 노골적인 아침 햇살에 눈알이 시리고 그 주변 어딘가가 떨렸다. 부족한 잠과 한결 날카로워진 바람 때문이리라. 하지만 다급한 걸음의 속도에 배려란 없다. 미간에 힘 빡 주며 시장 골목을 헤친다.


봉다방 근처로 다가서자 1층의 공사현장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카페는 거의 완성된 형태를 갖춰가고 있었다. 이국적인 느낌의 갈색 나무 간판, 카페 전면을 감싼 통 유리, 블랙 앤 화이트의 내부 인테리어, 그리고 큼지막한 투명 냉장고가 눈에 들어왔다. 어떻게 이렇게 빠른 거지. 그들의 집중력이 내 프로의 시간보다 빠른 걸까, 불안한 마음이 든다. 빨리 노트의 내용을 전해야 한다.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건 젖은 머리카락이었다.


봉다방 문을 여는데 봉순의 집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유리문에 비친 엉망 얼굴을 수습하기 위해 머리를 매만지고 눈두덩을 비볐다. 눈두덩은 엉망이지만 손에 쥔 노트는 한결 수려하다. 지난밤 영혼 그득한 그것을 움키며 그녀에게 인사를 던졌다.


"하이 봉순..."


"헛, 안녕하세요. 봉팔님!"


니가 왜 거기서 나오는 거지.


"봉순이는 오픈 준비하고 있어요."


어젯밤, 그렇게 그녀를 등지고 떠나면서 뭔가 놓쳤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녀의 주위에 누군가 있었다. 재활용 쓰레기를 골목 끝 지정된 곳에 놓고 돌아오던 남자의 모습. 그 벌어진 어깨의 실루엣이 떠오른다. 흑기사 놀이에 신나서 미처 판단하지 못했다. 그녀의 ‘한잔?’에는 당연하게도 나만 있던 게 아니었다. 쇄골 어딘가가 차가워지며 목 전체가 굳어간다. 식초 한 사발 들이킨 듯 턱 주변이 찌릿하다. 애써 진정하며 그의 인사를 받는다.


"아, 네... 안녕하세요."


"못 씻고 왔더니 찝찝해서요… 이제 좀 살겠네요!”


질문 안 했다. 설명하지 마라.


“봉팔. 하이~”


봉순이다. 웃음인지 울음인지 모를 표정을 짓던 찰나, 그녀가 봉다방 문을 열고 나왔다. 계절의 변화를 알리듯 두껍게 늘어지는 니트를 입고 있었다. 올려 묶은 머리와 짙은 톤의 니트 원피스 사이엔 마치 그 경계를 알리는 것 같은 목덜미가 있었다. 오늘따라 그 가녀린 목이 유독 새하얗다. 손에는 보온 용도로 보이는 말려진 비닐을 들고 있다. 또 뭔가를 하려나 보다.


“뭐야, 얼굴이 왜 그 모양이야.” 봉순이 뭔가 끔찍한 걸 본 듯한 표정으로 묻는다. “잠 못 잤어?”


“어? 어. 조금...”

“왜? 진짜 집에 무슨 일 있어?”


널 위한 프로의 시간을 보냈어. 그 긴 새벽의 끝에서 3년의 어둠을 살았고, 출근길엔 네 집에서 나오는 뿔테와 마주친 상태지.


“아니. 무슨 일 있는 건 아닌데.”

“아니라고?”

“응. 아니야.”


어디선가 사랑을 시작한 여자는 머리를 올려 묶고 목을 드러낸다는 걸 본 적이 있다. 새하얀 목 드러난 그녀, 옅은 숨 뱉으며 추측을 더한다.


“음. 그렇다는 건 밤새 놀았다는 건데...”

“아니야.”

“그래?"

“어. 아니야.”


그녀에게 불필요한 대답을 반복한다. 그 안에 추궁이 있다. 지금 질문이 필요한 사람은 나다.


“그러면…”


그녀가 검지로 입술을 톡톡 건드리더니 천천히 더듬는다. 그러다가 뭔가 떠오른 듯 화들짝 놀라며 말을 더한다.


“혹시... 그 짝사랑?”

“어?”


예상도 못한 엉뚱한 단어에 입만 벌리고 봉순을 바라봤다. 그녀는 내 복잡한 표정이 진실을 들킨 이의 그것이라고 생각했는지 ‘맞네. 맞아.’라며 피식 웃었다. 그러더니 내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 방금 전까지 입술 만지작거리던 검지 손가락을 이쪽으로 향하며 눈을 가늘게 떴다.


"어찌나 부지런하신지~"

"아, 그게."

“헉! 봉팔님. 짝사랑하는 사람 있으세요?”

“태리. 저 얼굴을 봐 바요. 딱 써 있잖아.”

“아니, 이 얼굴은 지금, 그게 아니라…”

“에이. 됐어~” 그녀는 최근 몇몇 상황, 특히 대화 중에도 우악스럽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주변을 잊으려는 듯 유난히 밝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월동준비나 하자!”


그 밝은 표정을 보니 내가 꺼낼 말이 무엇이던 무의미할 것 같다. 그녀는 지금 시청각이 원활하지 않다. 궁금증, 불안, 질투.


그리고 분노, 모두 덮어두기로 한다. 더 급한 일이 있다. 침 한 번 더 삼키며 인간노트를 꽉 움켜쥔다.


“저기, 봉순아.”

"어?"

“할 말이 조금 있는데.”

“뭔데?”


그녀가 말려 있던 비닐을 펴며 말했다. 뿔테가 투명 매끈한 그것의 끝을 잡고 이동한다.


“음, 여기서 하긴 좀 그런데.”

“그래? 그러면 이거부터 하고.”


봉다방의 건물 1층엔 너비 2미터 직경 1미터 크기의 작은 테라스가 있다. 본래 건물 앞쪽에 남는 공간이 있었는데 뿔테가 그곳을 개조하여 테라스를 만들었다. 그 느낌을 더하기 위해 작은 장식용 의자도 두었었는데, 언제부턴가 그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봉순은 ‘엉덩이 반쪽밖에 걸칠 수 없는 의자에 앉아있을 정도면 그 공간이 꽤나 가치 있다는 의미’라며 적합한 크기의 의자들을 주문했고 맞닿는 벽면에 나름 테이블도 구성했다. 그 이후로 봉다방 손님, 특히 테이크아웃으로 주문한 뒤 짧게 자리를 뜨는 손님들은 그곳을 자주 애용했다.


날이 추워진 탓도 있을 것이다. 혹은 1층 카페와의 미묘한 신경전일 수도 있다. 지금 그 작은 테라스의 모서리엔 나무 기둥이 박혀 있고, 뿔테가 공업용 스테이플러를 이용하여 비닐의 끝을 반대편 나무 기둥에 고정하고 있다. 봉순은 맞은편에서 비닐이 테라스의 삼면을 팽팽하게 감싸도록 당긴다. 그들을 돕고 싶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아니, 움직이지 않겠다. 무엇보다 이 노트의 내용을 전하는 게 먼저다.


"잠시요."


낯익은 목소리에 돌아보니 마로가 그림 도구를 들고 서있다. 주춤거리며 자리를 내어주자 도구를 내려놓고는 테라스로 연결되는 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금 막 봉다방에 도착했고 이제 막 그림의 한 획을 긋고 있을 뿐인데, 내가 오기 전부터 이곳에 있었던 것만 같다.


1층 카페의 분주하고 큼직한 풍경과 봉다방 테라스의 오밀조밀 정적인 풍경이 대치되어 보인다. 반면, 그 가운데 덩그러니 서있는 내 모습은 마치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사람 같다. 밤새 이야기를 준비했지만 지금으로선 들어줄 귀가 없다. 노련한 영업사원처럼 묵묵히 그들을 기다릴 뿐이다.


"봉팔."

“어?”

“창고에 가서 각목 두 개만 더 갖다 줘.”


안 돼. 노트 속 얘기가 먼저야.


“응. 크기는?”

“여기 고정할 만큼. 한 1미터?”

“응. 1미터.”


문을 열고 내려갔다. 홀로 음악소리에 취하던 봉다방은 내가 들어서자 묘한 정적을 흘리며 눈치를 줬다. 이곳의 오랜 주인임을 알리듯 계단 아래 커튼을 과감하게 젖혔다. 그리고 한쪽에 쌓여있는 각목들 중 적당한 크기를 능숙하게 꺼냈다. 커튼을 정리한 후 아무도 없는 주방을 바라본다. 이 작은 창고의 살림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내가.


계단을 오른다.

마로의 붓은 벽을 떠나 테라스 감싼 비닐의 표면을 거닐고 있었다. 겨울바람 혹은 파도의 선율이라고 생각했는데, 물러서서 보니 역시나 꽃이었다. 봉다방의 노란색 문에서부터 몇몇 개의 하얀 꽃잎이 테라스의 비닐 벽까지 길게 늘어져 있었다. 꽃은 이 오밀조밀한 테라스가 봉다방의 이파리라고 말하고 있었다. 꽃의 중심에 있는 노란색 암술을 열면, 그 줄기를 타고 들어가 자양분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역시, 마로의 그림이다. 그래 좋아. 월동준비도 좋고 다 좋다. 그런데 좀 서둘러주면 안 될까? 나에게도 그림이 있어. 내가 이 그림을 전하기 위해…


"봉팔이가 하면 되죠."

"어?"

"아, 봉팔님하고 뭐 할 얘기 있는 거 아니야?"


뿔테가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좀 이따 하면 돼요. 봉팔아. 여기.” 그녀가 봉다방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마무리 좀 해줘. 태리랑 난 오픈 준비할게."


대답하지 않았다. 했어도 그녀는 듣지 못했을 것이다. 이미 들어가 버렸으니까.


뿔테가 테라스의 월동작업을 좀 더 꼼꼼하게 마무리한 후 봉순의 뒤를 밟았다. 난 종전까지 그들의 듀엣 공연이 있었던 무대의 흔적들을 모아 쓰레기봉투에 담았다. 잘린 비닐 조각들과 나무 파편들을 빗자루로 쓸어 모았다. 마로가 그런 내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노트.”


그러다가 한 마디 던진다. 순간 내가 노트를 굳이 겨드랑이에 낀 채, 한 손으로는 쓰레기봉투를 들고 남은 손으로 빗자루를 흔들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불편해요.”

그렇지. 우산 들고 전화받으며 와이셔츠 단추를 잠그는 듯한 모습이겠지.


“어? 아! 그르게. 하하. 노트가 왜 여기에.”


노트를 빼서 마로에게 보였다. 그리고는 좀 더 견고하게 겨드랑이에 고정했다. 그녀는 ‘아’ 소리가 날 것 같은 표정으로 멍하니 바라보다가 그림도구를 챙겨 들고는 봉다방 문을 열었다. 들어서면서 이쪽을 두어 번 더 힐끗 바라보았다. 이 고집스러운 행동에서 뭔가 눈치챈 것이다. 모른 척하며 하던 일을 한다.



정오가 될 때까지 노트 속 내용을 연설할 수 있는 마이크는 오지 않았다. 상황 탓인지 모르나 평소보다 분주해진 봉다방의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오늘은 나와 그녀가 일하는 날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한 번도 주방에 들어서지 못했다. 능숙한 두 사람의 호흡에 내가 들어설 공간은 없었다. 마음은 급하지만 그 공간을 탐하지 않았다. 그러기 싫었다. 내 역할이 있다. 이 정도 고집은 괜찮다. 그런데 그렇게 스스로를 달래고 있다 보면 최근 가장 익숙한, 오늘따라 어딘가 불편한 말이 들려왔다.


“봉팔이가 하면 되잖아.”


그럴 때마다 묵묵히 흐트러진 테이블을 정리하고 떨어진 쓰레기 조각을 주었다. 손님이 테라스에 놓고 떠난 흔적들을 수거했다. 그런 와중에도 노트는 몸 어딘가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마로의 추궁 어린 눈빛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더 이상의 질문은 없었다. 봉다방에서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그녀일지도 모르겠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녀는 그렇게 알아챈 내 상태를 다른 누군가와 공유하지 않았다.


그래도 오늘만큼은 공유했으면 좋겠다. 자신이 느낀 그 무엇을.


"봉팔아 아까 할 말 있다며."


정신없던 점심시간 여파가 사라질 때쯤, 그토록 기다리던 마이크가 왔다. 봉다방의 모든 것들이 그녀와 나를 주시하는 느낌이다. 기회는 한 번뿐, 침착하게 시작하자.


"어. 혹시 간헐적 강화 기억나?"

"아, 뭐였지. 희미한데."

"불규칙한 강화 환경을 만드는 건데. 음, 지금 그걸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


무언가를 전하거나 상대를 설득할 때는 결론부터 얘기하는 것이 좋다. 서론이 길고 장황할수록 상대의 집중력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결론은 얘기했고, 이제 부연 설명을 하면 된다. 설명도 기승전결이 있어야 한다. 일반적이고 가벼운 주제로부터 점차 심화된 내용으로 들어서야 한다. 그런데.


"음, 자신이 눈 감을 때 상대방도 따라서 감게 하는 법 기억나?"

"아니, 모르겠어. 거기 뒤에 테이블, 손님 가신 거지? 컵 좀 갖다 줘."


그런데 상대가 관심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녀가 다소 부산스럽게 대화를 받는다.


"어, 여기. 자 방법은, 내가 눈을 감을 때마다 상대방 눈에 바람을 부는 거야. 기억나?"

"나는 거 같아."


그녀가 짧게 대답하며 건네받은 잔들을 싱크대에 넣고 물을 틀었다.


"오. 신기한데요? 그럼 결국 내가 눈을 감을 때 상대도 따라 감아요?"


뿔테가 그녀를 밀치듯 싱크대 앞에 서더니, 설거지를 시작하며 물었다. 뭐야, 저 오지랖은. 지금 날 동정하는 건가.


"아 네. 한두 번으로는 어렵겠지만, 반복하다 보면 굳이 바람을 불지 않아도 그렇게 돼요. 이게 행동심리학에서 말하는 강화인데요. 음,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부적 강화인 셈이고…."


집중 못하는 것 같은 그녀의 얼굴이 급한 맘에 불을 지핀다. 애매한 연설 톤으로 기승 부리다간 전결도 못할 것 같다. 본론으로 넘어가자.


“자, 시간이 많지 않으니 거두절미하고! 지금 필요한 전략은 간헐적 강화인데…”

"저기 봉팔아."


그 본론의 도입부를 지나던 그쯤, 봉순이 칼을 들었다.


"기억은 났는데, 지금은 여력이 없을 것 같아."


그 칼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날카로웠다.


"어? 어. 그러니까, 음, 너가 하라는 얘기가 아니고…."


토막 난 본론의 파편들은 서로의 자리를 찾느라 분주했다. 하지만 상대의 전제가 내 전제보다 명확한데, 아니 강력한데 무얼 할 수 있으리.


“그냥, 내가 준비한다고."

"그래, 그럼 해.” 그녀가 뭔가 더 말하려는데 손님이 들어선다. 타이밍 참 예술이다. “어서 오세요. 봉다방입니다.”


그녀가 주방으로 향하다가 돌아와서는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더한다.


"그런데 일단 문 쪽에 스피커 단선됐는지 봐 바. 소리 잘 안 나오는 거 같아."


그녀는 내 전제에 관심이 없다.


"봉팔님, 이따가 계속 얘기해주세요!"


설거지 소리를 뚫고 뿔테의 오지랖이 다가온다. 그 배려가 왠지 교만하게 느껴졌다. 가진 자의 여유, 그런 것일까. 어차피 저 자식도 내 전제엔 관심이 없다. 그 멋진 슈퍼맨의 삶을 유지하려는 습관적 태도일 뿐이다.


계단을 오르자 스피커가 감기에 걸린 듯 콜록거리며 매달려 있었다. 조심스레 내려서 뒷부분을 살핀다. 선 두 개가 각각의 고정 스위치로 보이는 부분에 연결되어 있다. 그중 하나의 선이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었다. 선을 빼낸 후 피복된 부분을 잘라낸다. 몸을 드러낸 구리 선을 꼬아서 스피커로 돌아갈 준비를 마쳤다.


그런데 선을 다시 넣으려니 쉽지가 않다. 빨라진 호흡 때문일까, 왜인지 흐릿해진 시야 때문일까, 스위치를 눌러도 보고 당겨도 보았지만 선이 돌아갈 수 있는 틈은 생기지 않았다. 마치 저 아래서 호흡 맞추고 있는 두 사람의 주방 같다. 진정 진정. 맘 고르며 다시 스위치를 달래 보지만 입은 쉬이 벌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스피커의 뒤통수 어루만지며 사색에 잠기고 있던 차에 봉순이 계단을 올라왔다.


"아직도 하고 있어?"

“어? 어 이제 거의 다 돼 가.”

“으이구.”

“아, 봉팔님!”


이어서 그 녀석의 둔탁한 발소리가 들렸다.


“그거 제가 들여온 스피커라 잘 알아요. 선 잘 안 들어가죠~”


그는 ‘제가 했어야 하는데, 죄송해요’라며 뚝딱 선을 연결하더니 큰 키를 이용해 스피커를 원위치에 걸었다. 봉순이 그 장면을 보며 한 마디 뱉는다.


"이그. 이걸 어따 써~"


스피커를 두고 한 말은 아닌 것 같다. 그 농담이 내 뺨을 할퀸다. 평소였다면 '그르게 어따 쓰지?' 받아치며 웃었을 것이다. 오늘따라 그 농이 즐겁지 않다. 한숨인지 웃음인지 모를 것이 나온다. 너에겐 웃음으로 보이겠지.


"이거나 버리고 와."


그녀가 건네는 음식물쓰레기봉투를 받았다. 불쾌한 바람 같은 것이 귓전을 맴도는 느낌이 들었다. 뭔가 쨍하고 깨질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의 바람이었다.


모르겠다. 허무하게 내 겨드랑이를 떠나 봉다방 테이블 어딘가 뒹굴고 있는 인간노트 때문인지. 아니면 악몽 속 3년의 세월 때문인지. 그녀의 집에서 나온 뿔테 때문인지… 정말 모르겠다.


참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 왔으니까.


봉다방 문을 열자 거대한 트럭이 눈에 들어왔다. 그 덩치 때문에 봉다방의 입구와 테라스는 햇빛 들지 않는 지하실이 되어 있었다. 봉다방 초반, 이미 여러 차례 정중하게 부탁한 바 있다. 그럼에도 몇 번 주차를 했었다. 딱히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지만 봉순은 그럴 때마다 썩은 고목나무의 표정을 지었다. 그나마 주차금지 팻말을 놓은 뒤엔 주차한 적이 없다. 그런데 오늘은 무슨 이유인지 그 팻말마저 한쪽으로 치워 놓고는 당당하게 주차를 해두었다. ‘금지’라는 말이 있는데도 말이다. 금지라고.


쓰레기봉투를 내려놓고 트럭 앞으로 갔다. 차주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받지 않는다. 다시 걸었다. 한참 동안이나 규칙적인 신호음이 울렸다. 그 끝 마리에 누군가 전화를 받는다. 꽤나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걸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에. 말씀하세요.

“트럭 차주 되시죠.”

- 에?

“8936 트럭 차주 되시냐고요.”

- 그런데요. 누굽니까?

“여기 주차금지 팻말 안 보이세요?”


잠시간의 정적이 흘렀다.


- 보인다.

“네?”

- 보인다고 새끼야.

“뭐라고요?”


당혹감이 들기도 전에 맞은편 건물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외침 소리가 들렸다.


“야 이 새끼야!”


수화기 속의 목소리였다. 그는 작은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고 비슷한 말을 몇 마디 더 외치더니 사라졌다. 그리고는 얼마 뒤 건물의 유리문을 박차고 나왔다. 4, 50대로 보이는 사내였다. 작업복으로 보이는 점퍼와 팔을 덮은 토시 그리고 짧은 스포츠머리가 눈에 들어왔다.


“니가 전화했나?”

“네? 네.”

“미쳤냐?”

“네?”

“이 멍청한 자슥아. 이 골목에서 여기 차를 안 대면 내가 어떻게 일을 하라고. 어!?”

“잠시만요.”

“니 여기 얼마나 살았냐?”

“말 가려하세요.”

“내가 이 자리에 십 년 넘게 주차했어!”


그는 분노를 감당할 수 없다는 듯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며 씩씩거렸다.


“니새끼가 뭔데 차를 빼라 마라 하는데? 어!?”

“여기 법적으로도 주차금지 구역입니다.”

“지랄.”

“영업에도 지장이 있고요.”

“지이랄 똥 싸고 있네. 니만 영업하나?”

“말 가리라고 했습니다.”

“하, 새끼. 가리긴 뭘 자꾸 가리라는데. 니가 지금 내 앞길을 가린다 새끼야.”

“됐고… 차 빼세요.”

“마, 뭐가 됐는데.”


그는 몸을 좀 더 밀착하며 뭔가 결판 내려는 듯 말했다. 그의 눈을 주시하며 용건을 전했다.


“차 빼라고요.”

“싫은데?”

“차 빼세요.”

“하, 이 답답한 새끼. 내 말 안 들리나?”


그 꿈틀거리는 눈빛, 알코올 내음 섞인 호흡을 받고 있자니 열불이 났다.


“모르겠고 차 빼라고 이 아저씨야!”

“뭐 이 새끼야? 말 꼬라지 보소! 딱 봐도 어린 새끼가 쳐 돌았나. 죽고 싶나?”


그가 내 어깨 어딘가의 옷자락 움켜쥐며 꿈틀거리던 눈에 불을 붙였다. 그 눈을 한동안 말없이 응시하다가 말을 더했다.


“죽일 수 있겠나.”

“뭐?”

“죽일 수 있겠냐고.”

“하, 이 새끼가 진짜.”


그맘때쯤 누군가 그 남자의 팔목을 잡고는 반대쪽으로 밀고 갔다.


“아이고, 사장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넌 또 뭐야. 안 놔?”


뿔테였다. 그는 공손한 톤을 유지하며 남자를 제압했다. 난 그 둘을 고요한 표정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호흡은 빠른데도 이상하리만큼 차분하다.


“저기, 그러면 사장님. 일단 진정하시고요.” 뿔테가 남자의 정수리 근처에서 말을 더했다. “오늘은 주차하시고요. 앞으론 다른 장소 좀 알아봐 주세요. 네?”

“내가 여기 십 년 주차했다고!!”

“아, 네. 아는데요. 봉순이도 먹고살아야죠. 사장님. 아시잖아요. 네?”


사내는 그렇게 뿔테의 품에 안긴 채 한참 동안 바둥거렸다. 봉순의 이름을 듣고는 좀 진정을 하는 가 싶더니, 횟집 사장님과 몇몇 상가 분들에게 떠밀려 건물로 돌아갔다.


“들어가시죠. 봉팔님. 맘 상하셨죠.”

“아니에요. 들어가죠.”


몸을 돌리자 봉순이 쓰레기봉투를 들고 서 있었다. 서로 별 말은 없었다. 그런데 봉다방에 들어서자, 그녀는 이해할 수 없다는 투로 말했다.


“그렇게까지 해야 돼?”


트럭 주인에 대한 얘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묘하게도 그 불편한 분위기의 화살은 나를 향하고 있었다.


“나?”

“그래! 지금까지 일부러 전화 안 한 거 알잖아.”

“그건 그랬지...”

“어차피 부모님하고 여기 분들 서로 친하시고, 남이 아니야.”

“아는데, 이유가 있었어.”

“무슨 이유.”


아, 무슨 이유였지.


“그냥... 그게, 그 주차금지 간판까지 치워 놓은 거 보니까…”

"아니. 그래도 그렇지..."

“자, 자자자! 어차피 지난 일이니까.” 뿔테가 그녀와 나 사이를 갈랐다. “잊고! 일들 할까요~?”


그가 봉순의 양 어깨를 잡고 주방 쪽으로 돌리며 말을 더했다.


“봉팔님도 다 봉다방 위해서 그런 건데, 왜 그래~”


넌 왜 자꾸 껴드는 거지? 내가 뭘 위해서 그런 건지 왜 니가 정하는데. 니가 문제의 원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못하는 거야? 늘 환영받아서 그런 기질의 뇌세포는 퇴화한 건가.


샐쭉한 표정으로 돌아서는 봉순도 보인다. 쿵하니 짝일세. 지금 난 어떤 표정을 선택해야 하는 걸까.


어릴 적에 그런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은은한 불빛이 감도는 서재, 남자가 벽난로 앞에 앉아 책을 읽고 있고, 여자는 그에게 무언가를 얘기하고 있었다. 그러다 여자가 재채기를 하기 시작한다. 재채기가 반복될수록 그 소리는 더 크고 길어졌다. 기어코 헛구역질까지 더해졌다. 여자는 점점 더 격렬하게 재채기를 했다. 그런 와중에도 남자는 차분하게 책을 보고 있었다. 재채기는 점점 더 크고 가열차게 서재 전반을 울렸다. 그녀의 재채기에 구토가 동반될 즈음 남자가 조용히 일어섰다. 그리고는 벽난로 앞의 꼬챙이를 집어 들고 그녀를 내려치기 시작했다.


사실 그 장면은 좀 더 복잡한 이해관계가 있는 장면이다. 하지만 고요한 남자, 재채기를 멈출 수 없었던 여자, 그리고 안경을 벗으며 벽난로로 다가서던 남자의 마지막 고요함만이 오래도록 내 저변을 머물렀다. 그 고요함이 끓는점을 넘어서면서 전혀 다른 종류의 것이 되었다는 것, 그게 고작 수십 번의 재채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놀랍고 두려웠다.


누구에게나 마지막 한 번의 재채기가 있다.


차마 소화할 시간 없이 차곡차곡 쌓이다 보면, 그것이 비록 사소한 재채기 일지라도 끓는점을 넘어서는 마지막 한 번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난 벽난로 앞의 남자도, 그 옆의 여자도 되고 싶지 않았다. 그 경계 어디인진 모르나 균형을 잘 잡아왔다고 생각한다.


이곳이 점점 좋아졌다. 언제부터인가 딱 그만큼의 피로가 나에게 좀 더 높은 균형감각을 요구했다. 이따금 연속적인 재채기 소리가 들렸지만 시간을 두고 잘 소화했다. 잘 버텨왔다.


그런데 오늘 나에게, 불과 몇 시간 동안 나에게 일어난 일들은 차마 소화할 여유조차 주지를 않는다.


뿔테와 봉순은 각자의 위치로 돌아갔다. 그 위치는 같은 곳이다. 봉다방의 주방. 내가 일하는 날인데, 난 오늘 저곳에 들어간 적이 없다. 둘은 주방 입구에서 리듬이 꼬였는지 피식 웃고는 앞뒤로 줄을 서서 들어간다. 난 이리도 심각한데 저들은 웃고 있다.


그리고 그 순간, 가장 들리지 말아야 할 것이 들렸다. 마지막 재채기 같은 것이었다.


"그건 봉팔이가 하면 되잖아."


역치.

세포가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자극의 최소치.

그곳에 도달하기 전까지, 세포는 어떠한 반응도 없다.


그 직전의 순간에 난 어떤 표정을 하고 있었을까. 평소와 같았을까.



"아, 씨발..."


역치에 도달하는 순간, 비로소 세포는 강렬한 빛을 뿜어내며 반응을 일으킨다.


"내가 무슨 허드렛일이나 하는 개나부랭이냐?"


봉순의 눈이 보인다. 마로의 눈도 보인다. 뿔테도 보인다. 그냥 그렇다. 눈은 보이고 난 내 말을 한다.


"거지 같네 진짜! 씨발!"


평소 욕을 즐기지는 않는다. 버스 뒷자리 어딘가에서 교복 입은 무리의 대화를 들어보면 거의 모든 문장 끝에서 십자군이 쌍화탕 갈아 마시는 소리가 들린다. 그들의 대화법이 싫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언어인 한글을 모국어로 두고 있으면서도, 적절한 강조 표현 하나 못 떠올리고 쫓기듯 뱉어대는 욕지거리의 단조로움을 경멸했다.


오늘 보니 내가 그렇다. 나 역시 그들과 다를 바 없다. 충분히 생각할 시간이 있었지만 그 표현을 빌려버렸다. 사용하지만 않았을 뿐, 내 머릿속에서도 최고의 감탄사는 그것이었나 보다.


그렇다고 봇물 터지듯 현란한 욕을 이어간 것은 아니다. 몇 마디 뱉고 나니, 트럭 주인 앞에서와는 비할 수 없을 정도의 차분한 기분이 찾아들었다. 봉순은 봉다방 초기에 택시의 사이드미러로 보았던 표정을 짓고 있었다. 눈 끝이 가녀리게 떨렸다. 그녀가 힘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내 코가 석자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말들이 목소리를 타고 나온다.


"사람을 물건 짝으로 보는 애가 뭘 알겠냐…."


지난날을 후회하는 얼굴로, 몸으로 돌아섰다. 외투와 인간노트를 집을 때도 내 후회와 좌절을 전달하려고 애썼다. 내가 이러는 이유를 나도 잘 모르니, 그저 충실하게 전하는 수밖에 없다. 믿었던 무리에게 차가운 비수를 맞고 돌아설 때도, 몸담았던 회사를 나올 때도, 난 도망치는 사람의 모습이었다.


오늘은 그러고 싶지 않다. 그 때문인지 모르나 한 마디 더 튀어나온다.


"피도 눈물도 없는 여자라니."


두고 보자, 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톤이었다. 계단을 성큼 올라 봉다방의 문을 열었다. 이 기분 고조시키기 위해 기다렸다는 듯 차가운 공기가 뺨과 목전을 감쌌다. 최고의 미장센... 좋다 좋아.


"저, 봉팔님, 잠시만!"


뿔테가 따라 나왔다. 끝까지 저런다.


"그냥 좀 갈게요."


이 정도 눈빛은 이해하겠지. 빠른 걸음으로 그곳을 벗어났다.


“왜요?”

“왜요?”


마로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꽤나 오랫동안 내 뒤를 쫓으며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그 질문 안에는 많은 것이 들어있었다. 지금까지 다른 사람과는 나누지 않았던 그녀만의 생각, 그것만으로는 지금의 내 모습이 이해되지 않겠지. 그리고 그건 나 스스로에게 필요한 질문이기도 했다.


“왜요?”


몇 번의 질문이 더 따라붙은 후에야 몸을 돌렸다. 몸이 돌았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아!?"


왜 그런 말이 나왔을까.


아니 어쩌면 내 생에 가장 솔직한 표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수개월의 시간, 그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며 고민했던 수많은 생각들은 결국 같은 곳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결국 그거였다. 나도 안다.


"어떻게 이렇게 모를 수가 있냐고, 어떻게!!!"


마로의 멍한 표정을 마지막으로 뒤돌아 걸었다. 그 말이 봉순에게 전해지지 않을 것을 안다. 봉다방의 간판이 내 손가락보다 작아졌을 때쯤, 코 끝에 알싸한 기운이 돌며 눈 바로 아래 어딘가에 시큼하고 뜨거운 느낌이 모여들었다. 눈앞엔 8차선 대로가 있고 차들이 빠르게 오간다.


눈물의 의미를 모른다. 답답하게 살아왔던 지난 세월 때문인지, 정말 아무것도 아닌 타이밍에 터져버린 슬픔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첫 방울이 두 번째 방울을 부르는 것인지….


그저 후련하다.

그것이 무엇이던 다 꺼냈다. 그냥 그렇게 내 작은 세상을 확인했다.


새로운 곳에서, 본래의 봉팔이, 아니 사람들이 원하는 봉팔이로 돌아가면 된다.


그래. 그거면 됐다. 이렇게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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