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녕하세요, 드자이너....
퍼스널 브랜딩personal branding이라는 것이 유행이다. 특히, 링크드인에 퍼스널 브랜딩 전문가들이라는 사람들이 많다. 스타트업의 CEO라는 이유로 내게도 종종 메시지가 온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뭘 잘 모르는 내 보기엔 그저 팔로우 숫자 늘리는 어뷰징abusing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실로 퍼스널 브랜딩이 잘된 스타트업 CEO 혹은 파운더founder들이 있다. 피터 틸Peter Thiel이나 벤 호로비츠Ben Horowitz 같은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나도 좋아한다. 그들의 책을 두고두고 읽는다. 그들의 브랜딩 파워는 권력에 가까울 정도이다.
우리나라에도 퍼스널 브랜딩으로 유명한 사람이 있었다.
앙드레 김Andre Kim. 그는 내가 아는 최고의 퍼스널 브랜드였다. 그 자체가 브랜드였고, 누구나 알만한 그만의 시그니처signature가 있었다. 강력한 메시지가 있었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지향하는 목표가 있었다.
뜬금 없지만, 나는 브랜딩 한다는 사람, 마케팅 한다는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브랜딩이나 마케팅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기 때문이다. 나는 재능이 없다. 그저 공부한다고 될 것도 아니다. 그래서 브랜딩과 마케팅에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부럽다. 아이 같지만, 못난 나는 그런 이유로 그들을 싫어한다.
둘째는 영업을 천대하고 하대하는 그들의(물론 일부일테다) 태도 때문이다. 마케팅과 브랜딩이 전문화된, 영업의 한 영역임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처음 회사 다닐 때, 브랜딩이 전문이라는 마케터한테서, "음, 나는 영업은 잘 몰라." 라는 말을 들어본 적도 있다. 일종의 혐오가 시작된 순간이었다.
반면 앙 선생님은 브랜딩의 궁극이 영업임을 분명히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자신의 브랜드가 사람들 사이에서 다양하게(조금 웃기게)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서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 같고, 정체성을 유지하며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어 냈으며, 꾸준하게 소구되는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것에 대한 호불호는 차치할 문제라 생각한다. 악당 조커joker도 굉장한 브랜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앙 선생님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그 강렬했던 메시지가 그리운 때가 있다.
피터 틸, 벤 호로비츠, 그리고 앙드레 김까지. 그들의 퍼스널 브랜딩에는 분명한 선후가 있다. 내가 알기론, 그리고 지극히 당연하게도, 그들은 처음부터 그들 자신에 대한 브랜딩에 신경 쓴 것이 아니다. 그저 스타트업 바닥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사람들일 뿐이다.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에 대한 오해가, 일부 사람들의 장사속이, 그리고 생존에 대한 두려움이 일으킨 전복이 못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