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피봇pivot.

Feat. 나의 아저씨.

by 아스파라거스

피봇이란 것이 있다. [pivot on A]라고 하면, <A를 축으로 방향을 바꾸다>라는 의미이다. 나는 농구에서 한 발을 축으로 풋워크를 하는 플레이라는 것으로 처음 배웠다.


피봇은 스타트업 바닥에서도 흔히 쓰이는 용어이다.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다만 구체적인 경우들이 좀 다양할 뿐이다. 예를 들면, 고객을 축으로, 다시 말해 고객은 그대로 두고, 제품을 바꾸는 경우나, 반대로 제품을 그대로 두고 대상 고객을 바꾸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혹은 B2B에서 B2C로 수익모델을 바꾸거나, 더 작은 범위로 유통 채널을 변경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가설 안에서의 개선 과정을 의미하는 이터레이션iteration과는 조금 다르다. 피봇은 가설 자체를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슬랙이나 페이팔과 같은 기업들이 피봇을 통해 성공한 대표적인 스타트업들이다. 유튜브나 트위터의 경우도 매우 유명한 피봇의 사례들이다.


피봇이란 그냥 그런 거다.

상황에 따라,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거다.


피봇에 관한 이번 글을, 처음에 꽤 체계적으로 써보려 했다가 방향을 바꿨다. 혹시나 뭔가 대단한 것처럼 보일까 봐, 그냥 편하게 써내려 가기로 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피봇을 겁낸다. 나도 그랬다. 지는 기분이 들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것 때문에 나는 5년을 보냈다. 완전히 버린 시간만은 아니지만, 시장으로부터 충분한 피드백을 받았음에도, 안 되는 것을 되게 해 보려 시간과 돈을 썼다. 현재까지로 보자면, 나도 피봇에 성공했다. 적어도 제품을 출시할 수는 있었으니까.

투자자들조차도 피봇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좋은 팀과 자본이 있다면, 충분한 검토 위에서 얼마든지 해볼 만한 일이다. 하물며, 팀도 자본도 없이, 제품이 전부였던 나조차도 제품을 바꿨다.


피봇을 고민하고 있는 팀이 있다면, 객관적 근거를 바탕으로(나는 gut feeling이라 해도 괜찮다 여기지만) 가볍게 시도해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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