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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이 Oct 21. 2024

영국, Cotswolds로 떠나는  아주 특별한 여행

사진과 이야기

Cotswolds(코츠월드)영국 중부지역(지도 속 녹색지역)'템즈강 상류 초원에서 시작해 5개 주(글로스터셔, 옥스퍼드셔, 월트셔, 워릭셔, 우스터셔)에  걸쳐 펼쳐진 영국에서 가장 훼손되지 않는 옛 시골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마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거대한 지역이다. 계절에 따라 황금빛으로, 초록빛으로 가끔은 보랏빛으로 간간히 잿빛으로 변하는 마을과, 마을마다 고유한 향기를 품고 있는 골목길을 탐험하는 시간은 휴식을 넘어 그들의 삶 속으로, 역사 속으로 풍덩 빠져들게 만드는 곳이다. 옛 궁전, 시골집, 교회, 수목원, 정원, 마차길, 백조들이 우아하게 유영하는 아름다운 강줄기를 따라 걷는 순간엔 시간이 그대로 멈췄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Cotswolds(코츠월드)는'구릉지대에 있는 양 무리'를 의미하는데, 중세시대 코츠월드 라이언으로 알려진 양 품종 덕분에 유럽 대륙과의 양모 무역으로 번영을 누렸고, 양모로 벌어들인 돈의 대부분을 교회 건설에 투자했다.  이곳의 양모는 대부분 이탈리아 상인들에게 팔려 나갔다. 그 덕분에 이곳에 여전히 크고 아름다운 코치월드 스톤 양모 교회와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옛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앉아있다. 그저 양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1966년 뛰어난 자연경관 지역(National Landscapes)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 뛰어난 경관지역은 잉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의 46개 시골 지역 중 하나로, 중요한 경관적 가치로 보존을 위해 국가애서 지정한 곳.


영국에 살기 시작하면서 코츠월드 속 몇 개의 마을을 이미 다녀왔던 터였지만,  지난 8월 한국의 무더위를 피해 영국에 피서하러 오신 아버지와 런던서 일하는 딸아이가 할아버지 방문에 맞춰 휴가를 내고 내려와 모처럼 온 가족이 함께 코츠월드로의  가족 여행을 계획했다. 연로하신 아버지의 컨디션과 변화무쌍한 영국 날씨 때문에 딸아이가 알차게 세운 계획이 뒤죽박죽 되긴 했지만, 비가 오면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으로, 할아버지가 힘들어하시면 쉽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으로 장소를 옮기면서, 비가 멈추면 차에서 내려 마을을, 숲길을 걸었고 비가 오면 교회나 중세의 건축물 속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여행을 했었다.

아름다운 코츠월드 속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발길 닿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하는 여행, 시간에 메이지 않으니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코츠월드 구석구석을 탐방할 수 있어 좋았다.


⇲ Cots Wolds 지역, 빨간 포인트가 있는 부분이 주요 지역이다.


우리의 여행은 글로스터에서부터 시작했다.

집에서 M4 고속도를 타고 올라가다 다시 M5로 바뀌 타고 웨일스와 잉글랜드의 경계에 있는 글로스터에 도착해 주차를 하는 순간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차 안에 갇혀 비가 잦아들기 만을 기다리는 우리가 답답하셨는지 아버지는  '괜찮으니 나가자.'는 말씀을 하시고는 점퍼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쓰시고는 주차장을 빠져나가셨다.


↓ 글로스터 시가지 풍경, 우리처럼 아랫동네 사람들은 글로스터를 시작점으로 코츠월드 여행을 시작한다. 비가 내리기도 하지만 시가지 풍경이 고즈넉하다.



↓ 글로스터 시청사, 시청사 건물이 웅장하고 멋지다. 저 건물 창가 어디쯤 앉아 일을 한다면 행복하겠지? 요즘 들어 가끔 일이 하고 싶어 진다. 일터를 떠난 지 고작 3년 남짓됐지만, 옛 일처럼 아득하기만 하다. 저런 일터를 보면 들어가 보고 싶고, 함께 일했던 옛 동료들이 그립고, 일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꾸물 꾸물 올라온다.


↓글로스터 대성당 가는 길, 우리는 비를 맞으며, 아름다운 글로스터 시청사를 지나      우리의 목적지 글로스터 대성당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 글로스터 대성당으로 들어가는 골목

↓ 저만치 글로스터 대성당이 보인다. 비 내리는 성당 앞에 사람들이 가득해 물으니 장례미사가 진행 중이란다. 미사 후 성당을 입장할 수 있다고 해 우리는 성당 관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파란색 점퍼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쓰시고 계시는 아버지와 딸아이.>



글로스터 대성당 편은 다음화에 계속...

(이번 코츠월드 여행은 영국의 날씨만큼이나 변화무쌍하게 기록될 거 같다. 어떤 마을은 몇 화에 걸쳐 연재될 수도 있고, 어떤 곳은 훌쩍 뛰어넘어갈 수도 있을 거 같다.  그저 마음 가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한 곳에서 오래 머물 수도 있고, 잠깐 스쳐 지나가는 곳도 더러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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