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tswolds(코츠월드)는 영국 중부지역(지도 속 녹색지역)'템즈강 상류 초원에서 시작해 5개 주(글로스터셔, 옥스퍼드셔, 월트셔, 워릭셔, 우스터셔)에 걸쳐 펼쳐진 영국에서 가장 훼손되지 않는 옛 시골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마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거대한 지역이다. 계절에 따라 황금빛으로, 초록빛으로 가끔은 보랏빛으로 간간히 잿빛으로 변하는 마을과, 마을마다 고유한 향기를 품고 있는 골목길을 탐험하는 시간은 휴식을 넘어 그들의 삶 속으로, 역사 속으로 풍덩 빠져들게 만드는 곳이다. 옛 궁전, 시골집, 교회, 수목원, 정원, 마차길, 백조들이 우아하게 유영하는 아름다운 강줄기를 따라 걷는 순간엔 시간이 그대로 멈췄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Cotswolds(코츠월드)는'구릉지대에 있는 양 무리'를 의미하는데, 중세시대 코츠월드 라이언으로 알려진 양 품종 덕분에 유럽 대륙과의 양모 무역으로 번영을 누렸고, 양모로 벌어들인 돈의 대부분을 교회 건설에 투자했다.이곳의 양모는 대부분 이탈리아 상인들에게 팔려 나갔다. 그 덕분에 이곳에 여전히 크고 아름다운 코치월드 스톤 양모 교회와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옛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앉아있다. 그저 양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1966년 뛰어난 자연경관 지역(National Landscapes)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 뛰어난 경관지역은 잉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의 46개 시골 지역 중 하나로, 중요한 경관적 가치로 보존을 위해 국가애서 지정한 곳.
영국에 살기 시작하면서 코츠월드 속 몇 개의 마을을 이미 다녀왔던 터였지만, 지난 8월 한국의 무더위를 피해 영국에 피서하러 오신 아버지와 런던서 일하는 딸아이가 할아버지 방문에 맞춰 휴가를 내고 내려와 모처럼 온 가족이 함께 코츠월드로의 가족 여행을 계획했다. 연로하신 아버지의 컨디션과 변화무쌍한 영국 날씨 때문에 딸아이가 알차게 세운 계획이 뒤죽박죽 되긴 했지만, 비가 오면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으로, 할아버지가 힘들어하시면 쉽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으로 장소를 옮기면서, 비가 멈추면 차에서 내려 마을을, 숲길을 걸었고비가 오면 교회나 중세의 건축물 속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여행을 했었다.
아름다운 코츠월드 속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발길 닿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하는 여행, 시간에 메이지 않으니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코츠월드 구석구석을 탐방할 수 있어 좋았다.
⇲ Cots Wolds 지역, 빨간 포인트가 있는 부분이 주요 지역이다.
⇲ 우리의 여행은 글로스터에서부터 시작했다.
집에서 M4 고속도를 타고 올라가다 다시 M5로바뀌 타고 웨일스와 잉글랜드의 경계에 있는 글로스터에 도착해 주차를 하는 순간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차 안에 갇혀 비가 잦아들기 만을 기다리는 우리가 답답하셨는지 아버지는 '괜찮으니 나가자.'는 말씀을 하시고는 점퍼에 달린모자를 뒤집어쓰시고는 주차장을 빠져나가셨다.
↓ 글로스터 시가지 풍경, 우리처럼 아랫동네 사람들은 글로스터를 시작점으로 코츠월드 여행을 시작한다. 비가 내리기도 하지만 시가지 풍경이 고즈넉하다.
↓ 글로스터 시청사,시청사 건물이 웅장하고 멋지다. 저 건물 창가 어디쯤 앉아 일을 한다면 행복하겠지? 요즘 들어 가끔 일이 하고 싶어 진다. 일터를 떠난 지 고작 3년 남짓됐지만, 옛 일처럼 아득하기만 하다. 저런 일터를 보면 들어가 보고 싶고, 함께 일했던 옛 동료들이 그립고, 일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꾸물 꾸물 올라온다.
↓글로스터 대성당 가는 길,우리는 비를 맞으며, 아름다운 글로스터 시청사를 지나 우리의 첫 목적지 글로스터 대성당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 글로스터 대성당으로 들어가는 골목
↓ 저만치 글로스터 대성당이 보인다. 비 내리는 성당 앞에 사람들이 가득해 물으니 장례미사가 진행 중이란다. 미사 후 성당을 입장할 수 있다고 해 우리는 성당 외관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파란색 점퍼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쓰시고 계시는 아버지와 딸아이.>
글로스터 대성당 편은 다음화에 계속...
(이번 코츠월드 여행은 영국의 날씨만큼이나 변화무쌍하게 기록될 거 같다. 어떤 마을은 몇 화에 걸쳐 연재될 수도 있고, 어떤 곳은 훌쩍 뛰어넘어갈 수도 있을 거 같다. 그저 마음 가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한 곳에서 오래 머물 수도 있고, 잠깐 스쳐 지나가는 곳도 더러 있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