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를 만들기에서 HR의 역할
잠시 쉬는 시간을 갖게 되어서 그동안 HR이라는 일에 대해 생각의 흐름대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다시 가져보려 합니다. 늘 그렇듯 생각이 멈추는 순간 이야기도 멈출 수 있습니다. HR에 대한 제 머릿속을 정리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 열여섯 번째 이야기 주제는 조직문화입니다.
생각의 순서대로 HR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대략 생각이 마무리되는 지점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 지점에는 조직문화가 있습니다. 과거 조직문화 담당자가 아닌 HR 담당자라는 이유로 조직문화를 모른다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도 HR, 그것도 HRM을 메인으로 해왔던 아이가 HR을 이야기하면서 조직문화를 이야기하는 이유가 궁금한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말 그대로 생각의 흐름으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HR이라는 일이 좀 더 올바른 일을 올바르게 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생각의 흐름이 다다른 지점에 조직문화가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HR에 대한 열여섯 번째 주제가 조직문화인 이유입니다.
조직문화란
조직문화란 무엇일까요? 기본적으로 저는 문화 상대주의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 문화마다 각자에게 적합한 문화가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당신은 옳은 문화와 옳지 않은 문화, 또는 우등한 문화나 열등한 문화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라는 에드거 샤인의 말(기업문화 혁신전략, 에드거 샤인, 딜로이트 컨설팅 코리아 역, 일빛)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는 조직구조를 이야기할 때도 그렇습니다. 프레드릭 랄루가 제시한 5개의 조직유형에 대해 그 역시 어느 하나가 정답이 아님을 이야기하고 있지요. 사실 그래서 조직문화가 어렵기도 합니다. 물론 그래서 HR이 어렵기도 합니다.
일 하는 방식으로서 조직문화
조직문화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제가 하는 대답입니다. "우리 기업에서 일하는 방식"으로서 조직문화입니다. 우리가 일을 하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의사결정과 선택의 상황에서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기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A라는 기업에서는 기획안을 실행하기 위해 100명의 동료들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흔한 방식이라 하긴 어려울 수 있지만 적어도 그 기업에서는 당연한 방식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 하는 방식으로서 말이죠.
Plan, Implment, Measure and Test
단순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일 하는 방식의 기본은 동일합니다. 계획하고 실행하고 측정하고 검증하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일 하는 방식은 서로 다릅니다. Procrastinator가 있기도 하고 pre-crastinator가 있기도 합니다. 실행하는 방법도 다릅니다. 누군가는 모든 일을 기록하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는 그가 가진 감각에 의존하기도 합니다. 칸막이가 되어 있는 사무실이 편한 사람이 있다면 탁 트인 사무실이 편한 사람이 있기도 합니다. 사람들과 함께 대화하고 일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혼자 일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수시로 측정하고 피드백을 받길 원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누군가의 피드백을 회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모 아니면 도로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우리는 그중 어느 중간의 지점, 그것도 서로 다른 지점에 있습니다.
위 그림의 곡선 중 어딘가에 우리들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 하는 방식에 있어 얼핏 보면 같아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서로 다름이 더 클 수 있음을 말합니다. 이를 본 글에서는 다양성이라 말하려 합니다.
다양성을 다루는 HR
적어도 오늘날에 있어 HR은 다양성을 다루는 분야라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다양성을 다룬다는 건 다시 다양성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과 확보한 다양성을 수렴시키는 것의 두 가지 과정으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HR프랙티셔너 관점에서 조직문화는 이러한 다양성을 확보하고 수렴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가는 우리 기업의 고유한 가치 내지 특성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이 다양성을 HR은 제도를 통해 확산과 수렴이라는 과정을 만들어 갑니다. 제도가 지나치게 통제적이지 않고 반대로 지나치게 모호하지 않게 그 균형을 가질 수 있게 설계되고 그렇게 설계된 제도가 다시 구성원의 행동으로 연결되어 결과를 만드는 과정으로 이어진다면 그렇게 일 하는 과정이 시간을 통해 익숙함으로 연결된다면, 그래서 더 이상 제도로서 통제하지 않아도 구성원이 '자율'이라는 단어 그대로 판단하고 행동했을 때 그러한 판단과 행동이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과 부합되는 방향으로 연결된다면, 그래서 제도가 더 이상 필요없는 상태가 된다면 어쩌면 그러한 상태를 우리는 바람직한 조직문화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위한 HR
좋은 일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선한 의도를 가지고 이를 실현하고자 하는 구체적 행동'이 필요합니다. 본 글의 연결된 글들은 '선한 의도'로서 기업과 개인이 함께 성장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고 그 구체적 행동으로서 HR이 제도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HR이 선한 의도로 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하고 그 제도가 구성원의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소통하는 역할을 잘할 수 있다면 어쩌면 우리는 생각보다 우리가 바라는 조직문화로서 일 하는 방식을 갖춘 기업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 가지 조심할 점은 '선한 의도'가 무조건 HR이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앞서 올바른 일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었지요. 확산된 다양성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HR이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선한 의도'를 계속 지키고 있는가?입니다.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위한 HR의 역할
1. 기본적인 culture deck 검토
7~8년 즈음 전에 넷플릭스의 '넷플릭스 조직문화 자유와 책임 Netflix Culture : Freedom & Responsibility'라는 문서가 회자된 적이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culture deck의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슬라이드 기준 100장이 넘는 분량이지만 이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일전에 스마트폰 이야기를 했었지요. 단순하지만 강력한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들의 유기적인 연결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100장이 넘는 슬라이드는 아니더라도 몇 가지 가이드를 제작하는 것을 HR은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경영진과 구성원의 연결자로서 소통은 필수일 겁니다. 일전에 소개드렸던 3x2 framework도 이러한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기업에서는 이러한 방향성을 추구한다는 걸 간단하게 제시할 수 있습니다.
2. 신뢰를 확보하기
누군가의 말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더라도 만일 우리가 그를 신뢰한다면 일단 따르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신뢰는 형성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형성된 신뢰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지나온 시간 중 제 경험 속에 누군가에게 제가 했던 말이 있습니다. 이야기를 오랜 시간 했으나 망설이는 누군가에게 제가 건넨 말은 이렇습니다. "인사팀을 믿어주실래요?" 이 말을 건넬 수 있는 인사팀이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3. 일관성 확보하기
제도는 일종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HR의 제도들이 서로 다른 메시지를 제시하고 있고 HR프랙티셔너가 하는 말이 경영진이나 다른 제도들이 전하는 메시지와 다른 내용을 담고 있을 경우 일관성은 무너지고 앞서 언급한 신뢰는 확보되기 어렵습니다. 일관성이 무너지면 매 순간 무언가를 선택할 때마다 구성원은 스스로 행동하기보다 의사결정을 바라보고만 있게 될 수도 있습니다. 책임 accountability&responsibility으로부터 회피가 발생하고 수동적인 행동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HR이 좋은 사람이 되려는 것은 이러한 일관성을 해할 수 있습니다. HR은 좋은 사람이 아닌 올바른 방향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4. 권위에서 벗어나기
과거 경험 중 이런 적이 있습니다. 어느 팀장님에게 차 한잔을 요청했는데 돌아온 대답이 "제가 뭐 잘못했나요? 왜 인사팀이 면담을 요청하죠?"였습니다. 해당 회사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편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고자 했었다가 다소 당황했던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과거 HR은 HR이 가진 전문성이 아니라 인사팀이라는 외형이 가지는 권위에 우리 스스로를 가두어둔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권위는 오늘날 조직문화를 만드는데 장애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HR은 언제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능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최대한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고 그들을 연결하여 one team으로 이어갈 수 있으니까요.
조직문화를 이렇게 하면 만들 수 있다는 정답은 없습니다. 설사 정답이 있다 하더라도 모든 기업이 똑같은 조직문화를 가질 수도 없습니다. 조직문화는 누군가가 하고 있는 ritual을 가져와서 한다고 해서 완성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넷플릭스나 구글과 같은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말은 우리들이 조직문화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정답이 없지만 HR은 그 제도를 통해 기업 구성원에게 일종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때로는 그들의 행동에 기준점을 제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때로는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 일종의 페널티를 부여하는 과정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HR은 기본적으로 구성원의 행동에 영향을 제공합니다. 우리 조직에서 일하는 방식으로서 행동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회사에서 진짜 가치는 그럴 듯 해 보이는 구호가 아닌, 누가 보상받고, 승진하고, 해고되는지로 나타난다"
- 넷플릭스, 자유와 책임, slide9
https://www.slideshare.net/watchncompass/freedom-responsibility-culture
는 말을 HR프랙티셔너로서 우리들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생각의 끝에 어쩌면 HR이 만들어가는 조직문화를 위한 첫걸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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