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이야기-마무리

HR에 대한 글을 쓰는 이유

by Opellie

잠시 쉬는 시간을 갖게 되어서 그동안 HR이라는 일에 대해 생각의 흐름대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다시 가져보려 합니다. 늘 그렇듯 생각이 멈추는 순간 이야기도 멈출 수 있습니다. HR에 대한 제 머릿속을 정리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 열일곱 번째 이야기는 본 이야기의 마무리입니다.


이야기를 연결하여 작성한 지 한 달 정도가 된 듯합니다. 동시에 제가 쉬고 있는 시간이 한 달이 되었음을 말하기도 하네요. 쉬는 시간이 조금 더 길어지고 있지만 연결된 이야기는 이번 글로 마무리를 하려 합니다. 다음 글들은 다시 기존처럼 생각나는 주제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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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오래전에 HR을 왜 좋아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대학시절 이야기를 했었지요. 대학생 시절에 자원활동을 했었습니다. 2년간은 보육원 활동을 했고 다른 2년은 공부방에서 활동을 했었습니다. 보육원과 공부방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이 2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아이들로부터 배우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사는 일의 가치였습니다. 아이들에게서 배운 것을 저는 '순수함'이라고 말을 합니다. 우리 모두가 어쩌면 어린아이일 때 가지고 있었지만, 어른이 되면서 점차 잊어버리는 존재입니다. 다른 말로는 '초심'이라고도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순수함을 지킨다는 건 나 스스로를 점검하는 일이기에 어쩌면 노력하고 의식하면 할 수 있는 일이라 할 수 있지만, 누군가를 돕는다는 건 혼자 생각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이는 구체적인 말과 행동을 통해 누군가에게 전달되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 스스로가 무언가를 가지고 있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HR을 하면서 이 일을 좋아하게 된 건 HR이라는 일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이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 시작합니다. 물론 막연한 생각이었지만 비록 막연하지만 방향(Objective, Direction)이 생겼고 지난 16년의 실무자로서 삶은 그 막연한 목표를 구체화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시스템을 만들어보기도 했고, 어느 기업은 수백 ~수천만 원을 들여 만드는 자료를 혼자서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서열화 등급화라는 제가 HR을 주로 배우던 시기에 경험한 제도를 뒤집어 개인평가를 없애보는 경험을 하기도 했지요. 이러한 경험들은 저에겐 일종의 이정표이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할 수 있을까?를 이야기할 때 할 수 있을 듯한데 해볼까요?를 이야기하며 만들어온 일종의 산출물로 제가 생각의 방향을 올바르게 잡고 나아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지표로서 산출물(Key result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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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막연한 '도움'이라는 단어는 '성장'이라는 단어로 구체화되었고 '누군가'라는 단어는 '기업과 구성원'이라는 단어로 구체화되었습니다. 기업과 구성원의 성장, 그것도 따로따로의 성장이 아니라 함께하는 성장을 이야기합니다. 여전히 어느 누군가에게는 그냥 좋은 이야기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스스로는 이건 단순히 좋은 이야기가 아니라 실무적인 이야기라 말을 합니다. 기업과 구성원의 성장을 구체화할 수 있음에 대한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하고 운영할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성장이라는 것, 특히 그 성장의 주체가 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방향성이 있음을 말합니다. 다른 말로 지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 글에서 이 지향점은 조직문화로 연결됩니다. 성장의 방향성에 공감하지 못한다면 함께 하기 어려울 수도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이러면 혹자는 누가 성장하길 싫어하겠는가?라고 할 수 있지만 성장이란 가만히 있으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인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가 말을 하고 행동을 해서 만들어가야만 가능한 것이지 다른 누군가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님을 말합니다.


제가 그리는 HR은 이러한 성장을 위한 환경을 제도로서 구체화하고 구성원분들과 소통하면서 그 환경을 만들어가는 주체로서 기업과 구성원분들의 자연스러운 상태를 만들어가는 것이라 말합니다. 그리하여 HR이라는 일이 굳이 제도를 말하지 않아도 기업과 구성원이 같이 성장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상태입니다. 과거 인사팀의 역할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기업과 구성원의 성장을 위한 환경을 구축"하는 것으로 소개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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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읽었던 '열 번의 산책'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풀어낸 책입니다. 이 책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최고의 선물은 누군가 잠재력을 확인하도록 도움을 주고, 잠재력 개발을 위한 적절한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p68, 열 번의 산책, 예문 아카이브, 에디스 홀


이는 앞서 소개한 개념으로 '환대'와 연결됩니다. '환대'가 만들어지는 기업이라면 직장 내 괴롭힘과 같은 노무 이슈들은 상대적으로 더 줄어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어떤 기능보다 HR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어쩌면 앞으로 HR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될 수도 있는 문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단순히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군대에서 매복 중에 갑자기 뛰어나가 큰길로 달리는 행위를 하는 이들에게까지 그들의 성장을 위할 수는 없습니다. 혼자 성장하는 것이 아닌 함께 성장하는 것에는 최소한의 기준과 상호 간 배려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최소한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기준을 설정할 수는 없습니다. 중간에 변경점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 변경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어떻게 확보하는가? 일 겁니다. 기업이 제시한 기준이라 하더라도 그 기준에 대해 구성원의 공감을 확보했다면 그건 기업이 지시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생각한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 기준을 구체화하는 건 결국 구성원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그 기준의 방향성에는 '성장'이 있습니다.


HR프랙티셔너로서 살아온 시간 동안의 경험과 배움, 생각을 정리한 글들이지만 그래서 한편으로는 제가 살아온 시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할 겁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는 HR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성장하는 삶을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HR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나누고 있는 이유이고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감사합니다.


FYI. 제가 남긴 글을 포함해 HR에 대한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댓글 등을 통해 남겨주시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답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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