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라는 리더가 있었습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을 완벽한, 그래서 실수도 없고 모든 걸 다 아는 사람으로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말을 빌어 '오랜 시간의 경험을 가지고 있어 거의 모든 것을 다 아는 사람'으로서 그를 신뢰하는 구성원은 없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기본적으로 불완전하기 때문입니다. 불완전한 존재를 완벽한 존재로 만들어가는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배움'이라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포장'이라는 방식입니다. A리더는 이중 '포장하기'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자신을 '좋은사람'으로 포장하기 위해 상대방,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곤 했습니다. 대화를 하는 순간의 상황에서는 나름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다른 상황이 되면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이 다른 상황에서 했던 말을 바꾸었고 이러한 일들이 누적되면서 리더는 구성원들의 신뢰를 잃고 있었던 거죠. 배움을 이야기하는 글에서 다소 "갑자기 왜?"라는 물음이 달릴 수도 있는 사례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사례를 통해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저 리더와 같이 되지 말아야 겠다"는 배움 말이죠. 이를 우리는 '배우지 않아야 할 것으로부터 배우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배우려고 하는 능동적 행동을 적극적 배움이라고 한다면 이 이야기처럼 무언가를 배우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는 배움을 우리는 소극적 배움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위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A리더를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로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A리더의 모든 것들이 다 배워서는 안되는 것이라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상황을 판단하고 그 상황에 따라 말을 만들어내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때로는 필요한 능력이기도 합니다. 그가 상황에 따라 말을 조리있게 한다는 것은 그가 비교적 오랜 시간의 상대적으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가 '두뇌회전'을 잘 한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겁니다. 가능하다면 우리는 동일한 대상에 대해서도 배울 점과 배우지 말아야 할 점을 구분하여 적극적 혹은 소극적 배움을 만들어가는 것이 보다 이상적일 겁니다. 물론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데?는 다른 문제이겠죠. 이제 그 이야기를 조금 해야 할 듯 합니다.
증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람은 흔히 상대방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더 잘 본다고 말을 하곤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우리들은 많은 경우에 있어 우리들 자신을 기준으로 상대방을 판단하게 되고 따라서 내가 잘하는 것을 먼저 기준으로 생각을 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상대방이 '못하는 것'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우리가 못하는 것보다는 잘 하는 것을 먼저 생각하게 되니까요. 물론 경우에 따라 이와 반대로 사고를 하는 사람들도 있긴 합니다. MBTI가 I로 시작하는 모든 분들이 다 그러지는 않겠지만, 제가 그렇거든요. 제 자신의 부족함을 먼저 생각하다보니 스스로 잘 할 수 있는 것까지도 축소해서 보는 경향말이죠. 이런 경향이 깊어지다보면 심한 경우 우리는 정체성 이슈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정말 배움을 잘 하기 위해 우리는 우리를 지켜줄 정체성을 지키는 것과 동시에 그 정체성이 고인 물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죠. 어렵지만 이러한 다소 모순적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있는 겸손함'이라는 개념을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TED영상 중 Adam Grant 교수님의 "What frogs in hot water can teach us about thinking again"이라는 영상이 있습니다. 해석하면 "끓는 물 속의 개구리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 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끓는 물에 개구리를 넣으면 바로 뛰어나오지만 미지근한 물에 넣고 천천히 가열하면 개구리가 살아남지 못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영상은 우리가 어쩌면 지금 천천히 가열되고 있는 물 속에 들어와 있을 수 있다는 비판, 즉 우리의 부족함을 이야기하는 비판을 듣는 것이 필요함을 이야기하며, 자존감을 해하지 않으면서 부족함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자신있는 겸손함 Confident Humility를 제안합니다.
'자신있는 겸손함'은 자신이 아는 것에 대한 나름의 확신과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솔직함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아는 것에 대한 자신감'은 일종의 '합리적인 정체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합리적인 정체성이란 정체성으로서 기준 역할을 하지만 새로운 생각, 의견이 합리적이라 판단되면 이를 정체성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에서 '받아들인다'는 기존의 정체성을 대체한다가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넓혀간다는 의미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정체성을 넓혀가는데 있어 모르는 것에 대한 솔직함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HR분야에서 KSA는 흔히 지식(Knowledge), 스킬(Skill), 태도(Attitude)로 이야기됩니다. 자신있는 겸손함을 만들어가기 위해 저는 KSA중 A를 태도(Attitude) 대신 능력(Ability)로 바꾸어 이야기를 합니다. A를 능력으로 바꾼 KSA는 대략 이렇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분야에 관련된 지식(K)을 양적인 관점에서 최대한 받아들이고 경험과 합리적 사고를 통해 지식을 검증하고, 이들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이들을 확장하는 능력(A)을 갖추어가는 것이라고 말이죠.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자연스럽게 배워야 할 것을 배우고 동시에 배우지 않아야 할 것을 구분하는 능력을 만들어가는 배움의 과정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제 자기계발을 이야기하기 위한 개념적인 이야기들을 어느정도 한 듯 합니다. 앞서 우리는 자기계발이란 말과 행동으로 구체화된다고 말을 했었지요. 이제 그 말과 행동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Opellie#자기계발#브런치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