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pellie Sep 16. 2017

리더십에 대해 논해보기

'신 god'의 리더십에 한 발 더 가기 위한 어느 HR-er의 생각

어떤 리더들은 무언가 스스로 해서 만들어야만 잘 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조금 더 나아가면 그 무언가는 자신이 알고 있는 용어와 개념, 심지어 그 용어와 개념이 자신이 만들어낸 개념일지라도 ,으로 만들어져야 비로소 제대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반면 어떤 리더들은 자신이 할 필요가 없고 그 누군가를 시켜서 일을 하면 된다는 stance를 갖기도 합니다. 이런 유형의 리더들은 관료제가 제대로 발현되고 있는 조직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수십수백 가지 리더십들이 등장하고 새로운 것들이 나올 때마다 혹하기도 하지만 불꽃놀이 하듯 반짝 만 하고 그냥 좋은 말이 되는 리더십들을 마주하면서 우리 스스로 정말 내가 일하고 있는 기업에서 리더십이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단순히 좋은 게 좋은 리더가 아닌 사람들을 성장시키고 기업의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리더십 말이죠. 리더십이란 결국 리더의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의 행동과 말 등에 그 리더와 함께 일하는 동료와 팀원들이 얼마나 진심으로 영향을 받고 주는 관계를 만드는가? 에 관한 주제일 듯합니다. 따라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고자 하는가? 에 대해 우리 나름의 답을 내려보는 일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일 겁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조금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리더십이란,
리더의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의 행동과 말 등에 그 리더와 함께 일하는 팔로워들이 얼마나 진심으로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by opellie


위에서 언급한 두 유형의 리더는 모두 그리 바람직한 리더의 모습이 아닙니다. 모 아니면 도 , 둘 중 하나라면 좋을 텐데 우리가 사는 세상도 그렇지만 , HR이라는 분야도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은 듯합니다. 가장 바람직한 모습은 상기의 두 유형이 극과 극에 있다고 가정하고 그 두 유형을 반씩 섞어 놓은 형태일 듯합니다. 일종의 균형을 맞추는 작업인데, 이는 솔직히 말해 '신 God'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실 우리가 신 god이 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그에 비슷하게 하거나 조금 가까워질 수는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떤 분들의 말처럼 리더십이라는 게 타고난 것이고 대다수는 범접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하기엔 너무 세상을 사는 우리들에 너무 가혹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리더십에서  '신 god'의 영역으로 한 발 더 들어가기 위해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제가 2017년 9월 현재의 제가 드릴 수 있는 답은 '사고 모형'입니다.


사실 일정한 사회경험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는 그들 나름의 '사고 모형'이 거의 대부분 있을 듯합니다. 다만 본 글에서의 '사고 모형'이란 단순히 우리가 경험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해져 있고 그래서 변화를 거부하면서 그대로 유지하고자 하는 유형의 사고 모형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의 '사고 모형'은 새로운 생각이나 의견, 사실관계를 지속적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사고 모형을 검증하는 형태로서 사고 모형과 다른 경험이나 지식 등을 활용합니다. 따라서 이 경우 사고 모형은 그 자체로서 고정불변의 대상으로서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대상이 아닌 지속적으로 변화되어 가는 대상으로서 사고 모형의 성질을 가집니다. 


제도적 권력을 가진 리더들이 가장 쉽게 범하는 오류가 바로 이 두 사고를 혼동하는 것일 듯합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고와 생각이 무조건 옳다고 믿고 그것과 외형적으로 다른 무언가가 제시되었을 때 그것에 대한 검토나 포용의 노력 없이 무조건 배제를 하거나 상대의 의견에 대해 반박이나 이슈를 제기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사고에서 이해가 안 된다는 이유로 배척하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리더의 사고는 그 리더와 함께 일하는 구성원으로 하여금 일종의 방어기제를 발동하게 합니다. 팔로워들은 수동적이고 비밀스럽게 업무를 진행하며 새로운 것을 제안하거나 생각을 공유하는 행동을 주저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 상황을 보며 리더는 말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조직에 창의성이 없고, 팔로워가 능동적이지 못하며 시키는 것만 한다고 말이죠.


이 글에서 말하는 리더가 갖추어야 할 '사고 모형'이 무엇인가에 대해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특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1. open system

조직개발을 배우다 보면 open system이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말 그대로 열려있어서 주변의 환경요소와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하는 체계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사고 모형 역시 open system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사고 모형에서 open system을 갖기 위해 리더가 가져야 할 태도는 어떤 갈등 상황이나 이슈에 대해서 그 상대방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을 배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죠. 일의 진행과정이나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는 있으나 그것을 그 사람 개인으로 귀속시켜 생각하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open system으로서의 사고 모형에서 생각해야 할 또 하나는 외부의 사건이나 자극에 대해 리더가 가지고 있는 사고 모형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가지고 있는 사고 모형을 외부의 자극에 의해 검증해 나가는 방향으로 사고 모형이 활용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 검증 과정을 통해 리더의 사고 모형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 사고 모형에서 객관적 사실과 주관적 생각을 지속적으로 분리해 나가는 과정을 수행하고 우리가 가진 경험이 지극히 제한적인 경험일 수 있음을 깨닫는 과정을 만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리더가 가지고 있는 겸손함으로써 영향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실무형 facilitator

facilitator는 일종의 촉매제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래서 중립적인 stance가 facilitator의 덕목 중 하나로 제시되기도 합니다. 자신이 직접 하지 않고 실제 담당자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 흔히 하는 말로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facilitator의 역할이라 일반론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이라는 조직 내에서 리더는 개념적 정의에 부합하는 facilitator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개인으로 이야기드리는 모습이 가칭 실무형 facilitator입니다. 실무형 facilltator는 가치중립적인 stance를 유지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성과과 육성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있는 까닭입니다. 실무형 facilitator는 직접 실무를 하지 않지만 실무에 대한 기본 모형과 현재 팔로워들이 진해하는 일들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합니다. 실제 필요한 경우 실무에 개입을 할 수도 있겠지요. 실무형 facilitator는 팔로워가 주도적으로 일을 하되 그 과정에서 팔로워가 성과와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insight나 그들의 생각을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는 기 제가 작성했던 직급 모델과도 그 맥을 같이 합니다. 


지난주 우연히 모아두었던 자료들을 보다가 '리더십' 혹은 '리더'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있는 폴더의 파일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팀장 리더십, 코칭 리더십, 창조적 리더십, 젊은 리더십, 펀 fun 리더십, 모 그룹 CEO의 리더십, 스마트형 인간 리더십, 소통 리더십, 마에스트로 리더십 등등 참 많은 리더십에 대한 이름과 이야기들이 우리 주변에 있습니다. 그런데 어떠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누군가 말하는 왠지 모르게 있어 보이는 리더십이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십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것에 대해 나름의 답을 만들어 보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글이 리더십에 대해 우리 개개인이 생각해볼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을 담아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