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pellie Oct 02. 2016

리더란 무엇인가

올바른 리더십은 우리들의 관심과 고민으로 만들어진다.

모 기업의 임원이 지방의 지점을 찾아가기로 합니다. 소위 현장의 소리를 듣는다는 명분이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현장에서 필요한 것 없는가?라는 질문이 임원에게 돌아왔고 이때 임원은 이렇게 답을 했다고 합니다. "나한테 그런 것까지 이야기하느냐. 그건 내가 할 게 아니다" 후에 그 직원은 임원에게 그렇게 사소한 걸 물었다는 이유로 핀잔을 들었다고도 합니다.


우리는 흔히 기업이라는 조직에서 관리자의 역할을 맡는 이들을 '리더'라고 부르곤 합니다. 사회는 그러한 사람들을 초청해 이야기를 듣고 많은 분들이 찾아가 이야기를 듣죠. 그런데 사실 우리는 '리더'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딱히 무언가 답을 내리지 못하는 듯합니다. 기업에서의 관리자를 '리더'라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우리 스스로가 내놓을 수 있는 답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면 말이죠.


기업이라는 조직에서는 리더십을 강조합니다. 어떤 기업은 관리자 이상의 혹은 직책을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만 리더십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어떤 기업은 전 임직원이 모두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혹자는 후자의 리더십을 전자의 리더십과 구분하기 위해 팔로워십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사용하는 리더십은 여전히 많이 부족합니다. 그네들의 대부분은 다른 컨설팅사나 다른 기업들이 사용하는 혹은 도덕교과서의 도덕윤리를 가져다가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때문입니다. 자신들의 철학이 없이 외형적인 껍데기를 가져와 적용하다 보니 그 리더십이 임직원에게 체화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던 셈입니다. 리더십을 이야기하지만 그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그걸 해야 하는 사람도 리더십이 무엇인가에 대해 사실은 모르고 있는 상황이 지금 리더십을 강조하는 우리 기업들의 모습일 듯합니다.


예전에 SNS에 "리더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은 "일관성"이었습니다. 리더가 쉽게 쉽게 자신의 견해와 입장을 바꾸면 그 리더를 따라오던 팔로워들에게 굉장히 많은 혼란을 준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생각해 보면 '일관성'이 결여된 리더- 여기에서 리더는 표면적인 리더를 말합니다. - 는 자신 스스로 판단을 할 수 있는 지식이나 경험, 나름의 철학과 기준이 결여된 '(표면적인) 리더'일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제법 오래전에 서두칠 전 한국전기초자 회장분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강의를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었던 가장 근본적인 요소는 리더로서 "Go"를 말하지 않고 "Let's Go"를 말한 것이다 라는 점입니다. 함께 가야 하니 앞에서 이끌어가야 하고 함께 가야 하니 기업의 모든 정보를 오픈하고 같이 고민해야 했다는 점이었죠. 문득 오늘날 이러한 어찌 보면 정말 단순한 가치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 의지를 가진 리더가 몇이나 될까 라는 질문을 던져 봅니다.


비공식적이지만 같이 일하던 누군가로부터 '멘토'라는 이름을 불렸던 적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멘토로 지정이 된 것도 아니고, 직책을 맡아서 상하관계에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그냥 서로 이야기를 다른 이들보다 조금 더 많이 했을 뿐이죠. 사실 그 누군가는 제가 할 수 없는 혹은 잘 하지 못하는 분야를 저보다 훨씬 잘 하는 사람이었는데도 말입니다. 일개 자기 자랑으로 보일 수 있는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리더란 특정 직책이나 일정 나이를 먹었다거나, 내 스스로 리더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내 자신이 리더가 될 수 있는가 없는가에 대한 판단은 온전히 내 주변에 나와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서만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진심으로 '나'를 믿어주고 따라와 주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내 자신이 내릴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죠.


내 자신이 리더가 될 수 있는가 없는가에 대한 판단은 온전히 내 주변에 나와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서만 판단할 수 있습니다.


"PC를 바꿔주셨으면 합니다."라는 질문에 "그건 내가 할 일이 아니다"라는 수준의 답을 한 어느 기업의 임원과 비 오는 어느 날 보좌관에게 우산을 씌워 주는 오바마 대통령을 동시에 떠올려 보면 그리고 이 두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두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보면 우리는 '리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이전 01화 리더십에 대해 논해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