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재능은 나름의 특정한 모양을 가지고 있는 열쇠와 같다. 문을 열 때 필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양의 열쇠를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가지고 있는 열쇠가 잘 맞는 문을 찾아내느냐에 달려있다.
방송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볼 때면 그런 장면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촉박한 시간에 커다란 열쇠뭉치를 가지고서 특정한 문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주인공의 모습을 말이죠. 물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감과 그 문이 열리기만 하면 그간의 많은 갈등이 해소될 것만 같은 해방감을 느끼게도 하지만 동시에 뭔지 모를 작은 이질감과 껄끄러움을 느끼게도 만듭니다.
' 많은 열쇠뭉치를 가지고서 왜 꼭 그 문을 열어야 하는 거지? '
제게 들었던 의구심은 바로 그 지점이었습니다. 좀 이상했습니다. 물론 방송이나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가진 당위성을 설명하기는 합니다. 주인공을 쫓아오는 악당이 있거나 지구의 운명이 촉박한 시간 안에 존재하기도 때론 무언가로부터의 탈출을 위해 그 긴박감을 사용한다고 얘기하죠.
그 당위성을 이해하고 있음에도 조금은 이상했습니다. 제게 들었던 의구심은 조금은 다른 관점이었기 때문입니다. ' 열쇠가 많이 있다는 것은 다른 지역에 저 열쇠로써 열 수 있는 많은 문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의구심일지도 모릅니다. 열쇠가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 어딘가에는 그 열쇠가 맞는 문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일상은 방송이나 영화처럼 매 순간 긴박감을 요하는 순간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실 속에서는 이상한 분장과 복장이 악당도, 지구의 멸망을 구해야만 하는 순간도, 꼭 탈출해야만 하는 억압된 장벽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그러한 긴박감과 해방감을 즐기기도 합니다. 우리의 인생이 그러하듯 너무나 어려워 해결될 것 같지 않았던 문제가 특정한 키(열쇠)에 의해 그 문이 열리게 되었을 때 느낄 수 있는 환희와 만족, 덕분일 것입니다.
문을 열수 있는 합리적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특정한 문을 열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키(열쇠)를 섬세하고 예민한 손길로 깎아내는 방법입니다. 이는 많은 노력과 시간, 실패에 대한 부담감과 지속적이고 열정적인 반복적 행위를 필요로 합니다. 그 문을 열어야만 하는 당위성이 분명하다면 그 문을 열었을 때의 쾌락과 환희, 그리고 기쁨은 말로써는 표현할 수 없는 만족을 가져다줄 겁니다. 두 번째 방법은 여행자의 기분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키(열쇠)가 완벽하게 맞아 들어가는 특정한 문을 찾아내는 방식입니다. 이는 때론 오랜 시간이 걸리고 많은 방황을 거쳐야 하며 실패했을 때 발걸음을 옮겨 또 다른 문을 찾아 나서야 하기에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또한 자신만의 키(열쇠)를 가지고서 자신만의 특정한 문의 뭉치를 열어내는 것이기에 기쁨과 만족은 배가될 것입니다.
누구나가 그러하듯 사람은 모두가 자신만의 열쇠를 가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열쇠가 그러하듯 사람의 재능은 똑같은 모양을 취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분명한 사실을 우리는 때론 그곳에는 맞지 않는 열쇠를 가지고서 그 문을 열기 위해 많은 열정과 에너지를 쏟는다는 사실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재능을 발휘하는 방식이 마치 하나인 것처럼 인식하거나 교육받았을지도 모릅니다. 사회가 제시하는 특정한 문이 성공의 척도나 기준으로써 깊이 마음에 안착되어졌기 때문일 수도 있죠. 사람의 열정과 재능은 모두가 그 모양을 달리하는 키(열쇠)처럼 재각각의 모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주변에 주어진 환경과 운이라고 하는 불규칙적인 전재가 더욱 크게 작용될 수도 있습니다. 이른 나이에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쏟아낼 수 있는 특정한 문을 아주 빠른 시간에 찾아내는 사람들도 존재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너무 급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세상은 방송이나 영화처럼 지구 정복을 꿈꾸는 악당이 존재하거나, 지구 멸망의 재해가 흔하게 일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행자의 기분으로 일상을 살아간다는 것, 다양한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많은 것에 시선을 보내며, 때론 실패에 좌절하지 않으며 또 다른 문을 찾아내기 위해 무거워진 발걸음을 디딜 수 있는 것, 고민하고 사색하며 또 다른 문을 찾아내기 위해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용기를 이끌어내 보는 것은 기존의 노력의 방식만이 아닌 나름의 방식으로써 자신만의 문을 찾아낼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