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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랑냥이 Dec 10. 2017

불안과 걱정이 쌓여 간다면 생각해 볼 것들

마음의 풍선

'물건을 과도하게 쌓아놓으며 정리하지 않은 채 그것을 버리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을 심리학에서는 저장 강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표현한다. 이런 저장 강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물건 버리는 못하여 생활에 불편함을 끼치거나, 삶을 위한 공간을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하는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눈에 보이는 저장 강박행동도 생활의 불편함을 야기하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생각 저장 강박도 때론 생활 속 인식이나 적절한 판단에 저해요인으로 작용된다. 누구에게나 마음속에는 그 크기를 달리할 뿐 마음에는 특정한 용량의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숨을 불어넣으면 부풀어 오르는 풍선과도 같다. 불안이나 걱정, 스트레스 등이 입구가 한 곳인 풍선으로 가득 들어오기만 한다면 어떻게 될까. 마음의 공간뿐 아닌 육신의 공간도 한정적이기에 부푼 풍선은 압박감과 답답함이 되며 금세 터질 듯한 그 모양만으로도 다른 형식의 두려움을 가지게도 만든다. 언제 터져 버릴지 모르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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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떻게 해야 그 부담감과 압박감, 답답함을 낮출 수 있을까. 바늘과 같은 날카로운 도구로 풍선을 터트리면 괜찮아질까. 그것은 일시적은 해소법밖에는 되지 않는다. 터지는 것은 언제나 충격을 만들기 때문이다. 충격은 많은 감정들을 바닥에 쏟아내어 놓는다. 재미있는 것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쏟아진 그것을 다시금 모아 또 다른 모양의 풍선을 불어대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한번 담아 두었던 감정을 버리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일정한 저장 강박행동은 크게 세 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물건을 끊임없이 수집한다는 것, 두 번째는 그것을 정리하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은 그것을 절대 버리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그러한 특징의 이유는 모두가 물건에 대한 나름의 애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그 물건들이 언젠가는 활용하거나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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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걱정, 스트레스도 모두 나쁜 것 같지만 우리의 삶 속에서 때론 유용하게 사용될 때가 있다. 여행이라는 것을 잠시 생각해본다면 불안과 걱정이라는 것은 준비성을 높여주며 행동하게 만들고 실패의 요인을 쉽게 예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불확실성에 대한 안정성을 높여주며 대략적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대감과 설렘을 높여주는 역할을 도모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좋은 면에만 방점을 찍어 놓은 채 마음의 풍선을 키워가기만 한다면 부풀어 오르는 풍선처럼 답답함과 압박감이라는 감정은 커져만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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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을 터트리는 것이 쉬운 정답이 아니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만 할까, 그것 중 하나는 풍선 입구의 반대쪽에 적절한 구멍을 뚫어 놓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불안과 걱정이 내 몸 안으로 스며들어온다면 그것의 몸집을 키우는 불안에 집중하기보다 그것이 조금씩 빠져나간다는 감정에 집중해 보는 것이 좋다. 이때 가장 좋은 방식은 커다란 양의 한숨을 밖으로 내쉬어 보는 것이다. 커다란 양의 한숨은 불안감과 흔들림을 진정시키며 답답함과 압박감 역시 그 크기를 줄여갈 것이기 때문이다. 풍선 자체에 손을 가하기 어렵다면 마음을 채우고 있는 그것들이 풍선의 입구를 통해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하나씩 정리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 단기간에 할 수 있는 것을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시행해야 하는 것,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것과 지속성을 띄어야 하는 것을 구분해 놓는 것이다. 이는 중요한 마음 정리의 기술 중 하나이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고자 한다면 쭈굴쭈굴한 김 빠진 풍선이 되거나 쉽게 터져버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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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나 의식, 감정의 흐름에도 나름의 순서와 한계를 정해 놓는 것이 좋다. 무한한 것은 끝을 규정하는 것이 꽤나 어렵기 때문이다. 막연한 불안감을 담기보다 자기 나름의 일종의 대안을 제시해 보는 것도 풍선의 부피를 넓히지 않는 해법이 된다. 불안의 원인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생각해보고 어떠한 과정을 거쳐 갈 것인지를 상상해본 후 그것을 마감할 수 있는 시점을 스스로 규정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자이가르닉 효과에서 처럼 우리는 때론 완료되지 않거나 해결되지 않은 문제에 대해 더 많은 기억과 집중력을 보이기도 한다. 나름의 순서를 정해 그 해법을 찾아보는 것, 불안과 걱정의 끝 지점을 마련해 놓는 것은 현재의 문제를 적절한 시점에 해결하고 다음 문제에 더욱 집중을 하게 만들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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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애착이다. 관계에는 언제나 애착이 존재한다. 이는 부정적 감정에도 통용된다. 사람이 꼭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만 애착의 감정을 투영시키지는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이 애착의 감정을 쉽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물건이나 감정이 아닌 사람의 경우에는 더욱 조절을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이 경우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지점은, 그것이 조금은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나와 타인이라고 하는 사람의 감정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는 믿음을 조금 내려놓는다면 나뿐 아닌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불안과 걱정, 스트레스는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 알립니다 -

마음에도 때론 스트레칭이 필요하죠. 쉽지 않은 답답함이 마음에 내려앉는다면 편안하고 후련하게 커다란 호흡 한번 해보는 건 어떨까요. 가벼운 움직임과 스트레칭이 몸의 건강을 돕는 것처럼 반복해보는 편안 호흡과 다독임은 마음이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글이 좋았다면 잊지 마시고 [좋아요], [구독] 눌러 주시고 오타나 이상한 문장이 있다면 거리낌 담지 마시고 편하게 알려주셔요. 다음 주도 좋은 한주 되시길.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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