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살, 여자의 경력이 끝나기 좋은 나이.

아이를 낳지 않았으면 일도 못하나요?

by LaLa

"생일 축하해"

나는 35살을 넘어 36살이 되고 있었고, 아직 아이도 없으며 경력이 끝장날 위기에 서 있었다. 생일 케익의 초를 불때 소원을 빈다고 하는데, 이 초를 끄면 어쩐지 나의 커리어 생활은 불이 꺼질것만 같았다. 그렇게 여자의 경력이 끝나기 좋은 나이 35살을 지나고 있었다.


우리는 19살에서 20살이 되는 지점, 29살에서 30살이 되는 지점에서 많은 생각들을 한다. 앞자리가 바뀌는 것에 대한 느낌이 색다른 이유이기도 하고,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이 되는 지점이자 대학생에서 직장인이 되는 시점이어서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맞이한 35살의 끝에서 여자의 경력이 끝나기 제일 좋은 나이는 35살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또래중에서도 결혼을 늦게한 편이었다. 결혼을 일찍한 친구들은 20대때 임신과 출산을 경험했다. 그렇게 일찍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이들은 커리어 대신 가족을 얻었다. 조금이라도 젊은기운으로 아이를 낳아 더 건강할 수 있었고 젊음으로 학부모가 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결혼을 늦춘 친구들은 10년의 경력을 쌓아 본인의 회사를 차릴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임신과 출산 대신 커리어를 선택했고, 열심히 일했다.


누가 맞고 누가 틀리고는 없었다.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사는 방법이 달라졌을 뿐이다.

나는 그 중간 어디쯤에 있었다. 친구들 중에서는 제일 마지막으로 결혼을 했고, 아이는 없었다. 커리어에 매달리기만 한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일찍 가정을 이룬것도 아니었다. 결혼을 하고 바로 아이를 가질 생각도 하지 않았다. 이직을 하다가 실패했고, 또다른 이직을 위한 면접에서 경력이 끝나기 좋은 나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회사에서 가장 고용하기 꺼려하는 사람은 기혼의 아이가 없는 여성이라고 한다. 언제 아이가 생겨서 휴직이나 사직으로 이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다음으로는 결혼적령기의 여성이라고 한다. 언제 결혼을 해서 그만둘지 모르기때문이라고 했다. 그나마 기혼에 아이를 이미 출산 여성이 고용될 기회를 잡기가 더 쉽다고 하지만, 경력단절이 되어서 다시 일하는 기회를 잡기도 힘들고, 아이에게 신경쓰느라 일에 집중하지 않는 다는 편견때문에 그런 위험을 안고 고용해주는 회사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중소기업이나 작은 회사일수록 심하다. 위험부담이 회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때문이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위험 부담은 적지만 체계 유지를 위해 나이가 걸림돌이 된다. 그 누구도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후임은 부담스러워한다.


그럼 도대체 여성은 언제 일하기가 좋은 것일까?

결혼도 출산을 하지 않을 채로 커리어를 쌓아야 일하기 좋을까?

방송국만 보아도 오래된 여성 MC가 남성에 비해서 많지 않다. 오래 한 프로그램을 맡아온 여성MC는 더욱 적다. 이례적인 예로 '세상에 이런일이'에 여성 MC로 박소현이 오래 자리를 지켜왔다. 박소현은 스스로도 자신이 결혼과 임신 출산이 없었기때문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프로그램의 MC자리에 있었던것 같다고 말한적이 있다.


개그맨 김숙이 KBS 연예대상을 수상했다. '이영자'에 이어 2번째로 연예대상을 탄 여자 개그맨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두 여성 수상자에게는 '미혼' 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만약이들이 결혼을 하고 임신과 출산을 겪으면서 공백기가 생겼다면, 이들은 대상을 수상했을까?


방송가에서조차 출산 이후 얼마나 빨리 일터에 돌아왔나 앞다투어 기사를 낸다. 한달도 되지 않아서 자리로 돌아온 연예인들의 기사가 쏟아져나온다. 한편으로는 '데드크로스' 우리나라의 낮아진 출산율을 사망률이 넘어선 상황이라고 기사가 쏟아졌다. 이제 태어나는 아기보다 죽는 사람이 더 많아진것이다.


아이를 낳기 좋은 나이. 35살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노산이라고 한다. 35살이 넘어서면 기형아 검사도 추가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임신과 출산을 하다보면 우리는 커리어에서 밀려난다. 커리어를 지키다 보면 건강할 아이를 낳는 일에서 밀려난다.


나의 젊음을 어디에 태울것인가.

여자로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35살이 되기 전 선택을 해야하는 기로에 있다.

아이를 낳지도 않고 35살을 넘기기 시작한 나는 커리어마저 위협받고 있다.

일에 매달릴지, 아이를 낳을지 아니면 고용해주지 않는 회사들에게 떠밀려 출산을 선택해야하는 걸까?

아니면, 결혼과 출산도 하면서 일을 놓치지 않는 슈퍼우먼이 되어야 하는걸까.

젊음을 태우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걸까?


기혼여성의 아이가 없는 30대의 여성이 겪는 문제들은 나만의 문제인가?

우리가 못본척 외면했던 유리천장인걸까


아이를 낳지 않고 결혼만 한 여자는 일을 할 수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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