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아이의 취미생활 (2)

두뇌 회전 게임: 스도쿠와 큐브, 슬라이딩 퍼즐

by 캔디스

나의 유년시절은 그림뿐만 아니라 머리 쓰는 게임과도 친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4살, 3살 아이들을 육아하며 머리 쓰는 게임을 조금씩 해보고 있다. 누가 나를 쫓아오지도 않고 경쟁할 필요도 없지만, 순수하게 머리를 쓰는 게 좋아서, 재밌어서 취미로 게임을 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머리 쓰는 걸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2살 반 터울인 오빠와 체스, 장기, 바둑 등을 두면 번번이 내가 졌다. 그것도 화려하게 지는 게 아니라 체스 폰이나 장기 졸로 지는 굴욕패를 겪었다.


오빠는 공부와 그리 친하지 않았고 나는 모범생이었지만 머리 회전 속도는 오빠가 더 빨랐다. 나는 머리를 굴리는 창의력 수학 문제를 잘 못 풀었지만 어찌어찌 외고 그리고 공대에 진학했다. (지금의 남편을 포함해서) 어렸을 때부터 머리가 좋은 걸로 날고 기는 애들이 많았기에 나는 그 안에서 거의 문과에 가까웠다. 과고 출신 친구들이 쉽게 접근하는 미적분과 일반 물리가 나에게는 너무 어려웠다. 내가 제일 잘하고 싶은 과목이고 잘해야 하는 과목이었는데 말이다. 생명공학과로 전과를 하고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이공계 회사를 다니다 이 길은 내 길이 아니구나 생각하며 방향을 틀었다. 그 후로 수학과는 6년째 담을 쌓고 있다.


올해 여름에 심리상담을 받았다. 내면아이의 고민과 인생에서 한 번쯤은 넘어야 하는 문제 앞에서 전문 상담사를 찾았다. 통합 심리 검사를 받았고 그중에 IQ 테스트가 포함되어 있었다. 심리 검사는 두 아이를 육아하며 분투 중인 우울한 나의 마음 상태를 여실히 드러냈다. 그런데 한 가지 신기한 점은 나의 IQ가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특히 언어 부분에서. 내가 공대에서 힘겹게 학업을 마치고 갔던 이공계 회사에서 비전을 못 찾고 독서와 글쓰기 분야로 방향을 튼 게 이해되는 사건이었다. 그리고 가장 낮게 나온 부분은 지각추론, 즉 비언어적 부분이었다. 내가 가장 친숙하지 않은 그림과 도형이 그 부분이다.



IQ 테스트를 받으며 나에 대해 알게 된 사실이 있다. 1) 수학 문제를 잘 풀고 싶어 무척 스트레스받는다는 것. 문제를 시간 안에 풀고자 심장이 뛰고 전전긍긍했다. 숨겨진 규칙을 찾아 풀어야 했는데 풀리지 않자 마음이 답답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다. 2) 머리 좋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 한다는 것. 어렸을 때부터 머리 쓰는 게임을 안 좋아하고 피했던 것은 게임에 관심이 없던 게 아니라 못 한다는 평가를 듣기 싫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서서히 나도 머리를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큐브 맞추기

남편의 외모와 머리를 닮은 첫째 아이는 만 4살이 안 된 한국 나이 4살이지만 나에게 지적 자극을 주는 존재이다. 남편처럼 이과 머리를 잘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 다이소에서 파는 큐브나 스네이크 큐브 같은 게 눈에 들어왔다. 아직 나이가 어리지만 부모로서 내가 집에서 자연스럽게 노출을 하면 아이도 관심 갖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다이소에서 산 큐브 세트. 여러번 하니 너무 느슨하거나 뻑뻑해져서 비추.


그래서 다이소에서 큐브를 사 왔는데 아이가 나를 도발했다. 아빠는 큐브를 맞출 줄 아는데 엄마는 모른다는 것. 그 말에 긁힌 나는 그날 바로 유튜브로 큐브 맞추는 법을 찾아봤다. 큐브 맞추는 공식을 익히는 데는 단 이틀 밖에 걸리지 않았다. 다른 원리는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제일 쉬운 방법으로 맞춘다. 큐브 대회에 나가면 몇 초 만에 큐브를 맞출 수 있다던데 나는 그런 모습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다만 머리로는 외워서 맞출 수 있는 큐브의 원리를 조금씩 더 공부해가고 싶다.



내가 도움 받은 왕초보 큐브 맞추기 방법


스도쿠

스도쿠는 취미 생활로 그림 그리기 책과 함께 사서 하고 있다. 아무래도 노가다 같다… 쉬운 것만 풀어서 그런가? 두뇌 자극이 안 된다. 초등학교 6학년 담임선생님이 네모로직을 가르쳐주셨는데 그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나중에는 그걸 해보고 싶다.



슬라이딩 퍼즐

아이들 키즈카페에 가니 이런 게 있더라. 좀 큰 아이 용인 걸까? 아이들 노는 거 구경하다가 하나씩 해보았다. 하다가 안 돼서 다 못 맞추고 집에 오게 되었는데 오기가 생겨 쿠팡에서 예쁜 나의 헬로 키티 퍼즐을 샀다.



남편이 퍼즐 맞추는 팁을 알려주었다.

- 모서리 맞출 때 인근 퍼즐과 함께 움직여라.
- 함께 움직이는데 두 피스의 위치가 반대면 우선 찢어놓고 피스를 원하는 위치에 만들어 놓은 후 움직여라.
- 먼 곳에서부터 맞춰라.
그림은 마음에 들지만 너무 작다. 더 큰 퍼즐이 있었으면.



퍼즐과 큐브의 장점이 있다. 머리를 식힐 때 아주 좋다. 원래 머리를 식힐 때 유튜브나 블로그를 켜서 보다가 시간을 잡아먹혔는데 이제 큐브를 한다. 5-10분 정도 시간이 가면서 머리도 리프레시된다. 다 맞추고 나면 성취감도 들어 짧은 시간에 하기 아주 좋다.


두뇌 회전 게임을 하니 어렸을 때 보다 더 머리가 잘 돌아가는 느낌이 든다. 공부에 대한 압박, 일에 대한 압박이 없으니 그런 것 같다. 칠교 등 도형으로 할 수 있는 놀이와 보드게임, 체스 같은 게임을 해보고 싶다. 아이들도 크니 같이 하면 재밌을 거 같다.


새해를 앞두고, 이제 좀 내면아이가 한 살 먹어가는 것 같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