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코트와 나이키 에어 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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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의 계절이 빠르게 지나갔다. 우리나라 겨울 너무 춥다. 12월 초 주말에 중학교 친구 결혼식이 있어 올해 첫 코트를 꺼내 입었다. 언제 마지막으로 신었는지 기억도 안 나는 검정 스타킹을 구매해서 신었다. 살짝 추웠지만 여러 겹 껴입으니 버틸만했다. (그러다 결국 감기에 걸렸다.) 서울 가는 버스 안에서 중학생 시절을 회상하고 있자니 중학교 시절 떡볶이 코트가 생각났다. 가지지 못해서 지금도 기억 한편에 자리하고 있는 그 코트.
꾸밈없던 나에게 초등학교 고학년 - 중학교 시절은 첫 번째로 외모에 대한 관심이 생긴 사춘기였다. 아이들은 그전까지 엄마가 사주는 옷만 입다가 자기들이 옷을 사며 특정 아이템이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신발, 가방, 옷 등 여러 아이템이 있었지만 내가 첫 번째로 꽂힌 물건은 코트였다. 당시에 제일 유행했던 떡볶이 코트.
더플코트가 정식명칭이지만 떡볶이 모양의 긴 단추 모양을 본 따 떡볶이 코트라는 이름이 더 인기였다. 색깔도 가지각색이다. 기본 베이지부터 남색, 빨간색, 쥐색까지. 도톰하고 따뜻해 보이는 두께에 귀여워 보였다.
중학생 당시 나도 교복 위에 뭔가 코트 같은 걸 입었었다. 우리 다음 세대가 롱패딩, 노스페이스 등골브레이커 세대였고 우리 때는 코트가 유행이었다. 엄청 크고 얇고 추웠던 것 같다… 큰 옷이 폼이 안 나지만 오래 입어야 했기에 큰 옷을 샀던 것 같다. 그때 습관 때문인지 지금도 아이들 옷을 살 때 큰 옷을 선호한다.
떡볶이 코트만의 감성이 있다. 따뜻하고 귀여워 보인다.
엄마는 유행템을 모르신다. 그냥 엄마 눈으로 따뜻하고 좋아 보이는 걸 사신다. 형편이 여유롭진 않았기 때문에 디자인이 좋진 않았다. 지금도 코트를 좋아한다. 취업이 되어 첫 출근을 앞두고 비싼 코트를 덜컥 샀다. 그래도 그 후로 쭉 입으니 돈 값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겨울 날씨가 코트를 자주 입을 수 있는 날씨가 아닌 게 코트를 오래 입는 비결이다. 물론 롱패딩을 제일 많이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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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에 대한 관심은 중학교 때부터 시작되었다. 그 이전까지는 엄마가 사주시는 보세 운동화를 신었다. 그러다 중학생 때부터 아이들은 브랜드 운동화를 신기 시작했다. 나도 걔들을 따라 나이키 아디다스 반스, 브랜드를 읊었지만 브랜드 운동화를 신진 못했다. 너무 비쌌기 때문에.
그중에서도 내 마음을 사로잡은 운동화는 나이키였다. 덩크, 조던, 코르테즈, 맥스. 각 종류마다 차이점을 공부했다. 매일 같은 등굣길에 소위 잘 나가는 아이가 신고 있는 나이키 맥스를 보았다. 흰색과 보라색. 너무 예뻤다. 그렇게 그 신발에 꽂혔다.
고등학교에 가서도 그 신발을 찾았다. 그러다 고2였나, 인터넷으로 발품을 팔다가 엄청 싼 가격에 그 운동화를 사게 되었다. 실제로 받아보니 조악했다. 그때 나는 OEM이라는 것과 생산지에 따라서 제품 퀄리티가 다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나는 그 운동화를 참 좋아했다. 비록 운동화끈이 무슨 쇼핑백 끈 퀄리티였지만..
나이키 에어 맥스 97. 지금도 10-20만 원 선에서 판매가 된다. (내가 샀던 색상은 제외..)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당시 정품 가격이 15만 원 선이었던 것 같다. 당시 그 운동화가 너무 마음에 운동화에 들어간 빨간색을 제일 좋아하는 색으로 꼽았고, 미술시간에 그렸던 자화상에도 그 신발을 신고 있는 나를 그렸다.
그 후로 나이키 운동화와 인연이 없다가 내가 20대에 현 남편과 연애를 할 때 남편이 선물로 나이키 운동화를 사주었다. 홈플러스 나이키 매장에서 정품으로. 그때가 참 감격스러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당시 남편은 대학원생이라 연구비를 받았는데 지방에 살면서 돈 쓸 데가 없다 보니 통장 상황이 꽤 여유로웠다. 나는 항상 쪼들려 살다가 그런 선물을 받으니 마음이 혹한 것 같다. 내가 필요한 것을 사줄 수 있는 사람이려나 하고. 그 신발을 밑창이 떨어질 때까지 신었다.
그 후 나는 취업을 하고 난 후로 원하면 살 수 있는 브랜드가 되었다. 퇴사 후에도 소소하게 다이어트를 하며 감령 성공으로 운동복을 사기도 했다. 지금은 추워서 못 하는 러닝을 날이 풀리면 다시 하겠지만 그래도 10만 원이 넘는 신발은 비싸서 못 사겠다. 당근이면 몰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