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닮은 자식을 낳아버렸다 (2)

나와 닮은 둘째를 기르며 뜻하지 않게 거울치료 중

by 캔디스

데칼코마니 같은 나와 너.

22년 2월 생, 23년 12월생. 22개월 차이지만 연년생 자매를 양육 중이다. 첫째는 잠도 음식도 걱정을 시켜본 적 없이 수월하게 잘 자랐다. 돌 지난 후에는 예민한 기질과 아토피가 발현되었지만 그래도 아이는 총명하고 손 가는 것 없이 스스로 잘하는 아이였다. 첫째를 키운 기억을 바탕으로 둘째를 낳았는데 성격이 이리 다를 줄은 몰랐다. 엄마와 아빠가 이리 다르니, 둘이 사랑해서 낳은 첫째와 둘째도 이렇게 다른 거겠지? 나를 닮은 모습(그리고 친오빠와 친정엄마를 닮은 모습...)을 볼 때마다 소름 돋고 깜짝깜짝 놀란다. 이 아이를 보면서 내 어린 시절이 어땠는지를 가늠하게 된다.


어떤 부분이 비슷한지 생각해 보았다.


1. 시각 자극 추구

시각적 자극에 예민하다. 미디어, 불빛 나는 장난감 좋아한다.

나 또한 욕구 추구 성향이 있어, 눈앞의 도파민을 추구한다. 예능 보는 걸 그렇게 좋아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 거치지 않고 단순 자극 추구한다.

아이에게 시간을 배치해 적절한 자극과 발달시켜줘야 함. 아이는 책 읽기, 퍼즐 맞추기 등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만 빠지지 않게 적절히 놀아주어야 한다. 나의 경우 글쓰기, 운동하기, 취미생활 (피아노, 그림 그리기) 등.



2. 산만함

집중 시간이 짧고 산만하다. 몸을 움직인다. 나도 어렸을 적에 친오빠 보다 더 높은 곳 올라가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둘째도 계속 실내자전거에 올라가 있음. 책을 읽거나 뭘 해주면 조금 집중하다 딴 거 함. 커가면서 점점 좋아지기는 함. 내가 여러 가지에 집중 못하고 멀티로 하는 것처럼 둘째 아이도 ADHD 끼가 있지 않나 싶음. ADHD는 집중력을 control 하는 게 어렵다고 함. 관심 없는 것은 아예 관심 없고, 좋아하는 건 집중해서 함.

→ 관심 있는 영역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관심사를 넓혀가도록 도와줌. 말을 깨우칠 때 좋아하는 동요에서, 좋아하는 사물 (ex. 자동차)이 나오는 책을 읽어주고 단어를 가르쳐 줌.

나도 내가 관심 있는 신앙, 육아 분야 책을 읽고 있고, 찬송가 반주를 위해 초급 피아노 코드부터 연습하고 있음.

매달리는 걸 너무너무 좋아하는 둘째. 내 운동기구는 다 아이들 차지다.



3. 음식 취향

음식 욕구 - 단 것 좋아함, 탄수화물, 고기 좋아함. 채소 아주 싫어함.

이유식은 잘 먹었는데 스스로 음식을 선택할 수 있는 13개월 이후에는 채소 많이 안 먹음. 당근, 배추, 콩나물 정도. 그것도 때에 따라 다름.

→ 우리 외가 쪽은 유전적으로 고지혈증 위험이 있다. 친정엄마, 친정오빠, 나 다 체형이 비슷하다. 이제 여기에 둘째까지... 단 음식을 줄이고 채소를 일상화해야 한다. 다양하게 맛있게 지속적으로 줘야 한다. (힘들다…)

닭다리 뜯는 둘째


4. 배움이 더디다... 고집이 세다.

훈육을 통해 배우는 게 더디다. 자기 고집이 있음. 하고 싶은 걸 그냥 한다. 만족 지연이 잘 안 된다. 기분이 나쁘면 그냥 울어버리고 잘 배우지 못한다.

→ 결과: 배움이 깊지 못함.

→ 자조활동을 일정하게, 습관이 되고 훈련이 되도록 도와줘야 한다. 훈육도 일관되게, 차분하게 해주어야 한다. 계속 반복하면 아이도 조금씩 배운다. 교육이 일상이 되도록 옆에서 격려하며 조금씩 꾸준히 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5. 둔감함

타고난 관찰력, 통찰력이 떨어짐. 통찰력 갖기 어렵다. 정확도 높지 않다. 눈썰미가 없다. 깊은 생각을 하는 데에 에너지가 많이 들고 급격히 에너지가 떨어진다.

→ 어떻게 높이나… 조용히 생각하고 돌아보는, 쉽고 재밌게 머리 쓰는 훈련을 해야겠다.





단점만 나열한 것 같은데 그건 둘째 아이를 키우며 내 부족한 점을 그 아이에게 발견해서 오는 씁쓸함 때문에 그럴 것이다. 장점도 많다. 밝고, 성격이 예민하지 않기에 잘 웃고 늘 행복해 보인다. 먹을 거만 잘 주고 잠만 잘 재워주면 행복해한다. 나와 똑같다.


반면에 첫째는 남편, 시어머니 쪽을 많이 닮았다. 첫째는 뚝심 있다. 집중력이 있다. 계속 공부하고 생각한다. 즐긴다. 몸을 계속 움직인다. 자발적으로 논다. 적극적이다. 순종한다. 훈육이 잘 된다.


하지만 예민하다. 감각이 예민하고 감정이 예민하다. 아토피와 알레르기가 있고 소화력이 약한 건지 정신적 에너지를 많이 쓰는지 밥을 잘 먹는데도 살이 안 찐다 (체질량지수 하위 5%..). 몸이 약해서 그런지 감정 조절이 잘 안 되고 짜증이 있다. 잘 때도 매번 엄마아빠를 찾거나 울다가 잠든다.


우리 둘째는 배우는 속도가 거북이 같고 달팽이 같아도, 어느샌가 자라 있다. 이제 두 돌 지났는데 언니의 ABC 알파벳 노래를 많이 들어 따라 부른다. 드디어 말이 트이려나 부쩍 따라 부르는 동요가 많아지고 조금씩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있다. 느리게 비칠 수 있는 아이지만 꽃에 물을 주고 햇볕을 쬐어주듯, 나도 우리 둘째 아이를 사랑으로 돌봐줘야겠다. 그리고 나의 내면아이도 마찬가지. 그러다 보면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멋진 나무가 되어있을 것이다.


사진: Unsplash의S. Laiba A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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