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눈앞을 흐리게 만든 오늘의 그 일은

by 폼폼

당신의 눈앞을 흐리게 만든 오늘의 그 일은

당신의 입에서 짠 숨을 내뱉게 한 오늘의 그 일은

무수한 하루로 채워진 달력에

실수로 찍힌 작은 점


당신의 마음을 요동치게 한 오늘의 그 일은

당신의 등줄기에 땀방울 맺히게 한 오늘의 그 일은

드넓은 너의 우주에서

그저 자그마한 먼지


당신의 손톱을 아프도록 뜯게 만든 오늘의 그 일은

당신의 낯에 뜨거움을 묻힌 오늘의 그 일은

차창 밖 어쩌다 스친

기억되지 못할 한 그루의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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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떤 일로 한창 고민하던 때에 가장 친한 친구가 해 준 말이 있어요.

"내년 이 날에 네가 무슨 고민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도 안 날 거야 ㅎㅎ 그러니까 우리 기운 내자"

오늘, 또는 어떤 하루에 나를 힘들게 했던 순간들은 말 그대로 곧 지나갈 '순간'이더군요.

내가 의도하지 않았는데 실수로, 또는 타인에 의해 찍혀 버린 점 같은, 드넓은 세상에서 존재감이 미약한 먼지 같은,

드라이브 중 스쳐 지나가 버려 나중에는 기억도 나지 않을 나무 같은

그런 순간들이니 그날의 그 일로 내가, 우리가 마음 앓이 하며 너무 오래도록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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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