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그들의 노력과 차별점

어느 팀장 이야기 5

 팀장 업무를 하며 좋았던 기회는 회사의 최고 경영진, 본부장 그리고 다른 자회사의 임원과의 직접적인 만남의 시간이었다. 가까이서 본 이들은 각각의 방식으로 살아남아 자신의 위치에 있었고 빼어난 점을 갖고 있었다.

 당시 CEO는 사업전략/운영 경험을 본사에서 충분히 경험하고 올해 취임했다. 그는 마치 도서관처럼 체계적이고 정연한 사고를 가진 인물로 하나씩 하나씩 기존 조직의 형태를 머리속에 추가하였다. 인상깊은 부분은 위압보다는 경청하는 자세를 가졌다는 점인데 그럼에도 사실을 찾아내고 질문은 더 강렬했기에 긴장을 놓을수는 없는 회의 시간이었다. 요령을 찾기보다는 정통적인 전략을 탐색하는 그의 스타일은 편향 없는 결정을 가능하게 했다. 체구는 왜소할지라도, 그의 사고는 단단함을 점점 더 알 수 있었고, 정치논리를 몸에 갖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는 그룹 내에서 임기를 마무리하는 단계여서, 객관적 시각을 주입하며 조직을 솎아내는 자세를 유지했다.

 본부장은 보고 시 필요한 뉘앙스를 감지하는 데 능숙했다. 한 시간 동안의 회의에서 CEO가 어떤 부분에서 한숨을 쉬었는지까지 파악해 그에 맞춘 보고서를 준비했다. 그는 자신의 팀원들에게 이러한 태도를 강요하기보다는 CEO의 고민을 공유하고 적절한 주제를 부드럽게 제시하는 방식으로 이끌었다. 오랜 기간 의전을 단련하며 키워진 그의 감각은 어느 상황에서든 쓰임새를 찾아내는 능력이 뛰어났다.

 다른 자회사의 임원은 밀어붙이는 스타일의 리더십을 갖고 있었다. 조직장악력이 높아서 추진력을 인정받지만 담당조직에게는 치명적 고민이 가볍게 여기는 외곬수 기질이다.  하지만 그의 추진력은 경험으로 입증되었기에 그럴 수 있다로 통용되었다. 더불어 경력 초반 기술이 아닌 사업조직에 있었기에 기술부문에서 그의 업에 대한 지식은 압도적이었고 그 덕분에 기술 조직을 누수없이 이끌었다.

 이러한 임원들을 관찰하며 나는 각자가 가진 독특하고 뛰어난 능력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들은 각각의 역할에서 치열한 생존법칙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 중 누군가를 개인의 미래상으로 그리기는 쉽지 않았다. 1인으로써 새로운 일을 기획하거나, 개인의 기술적 혜자를 갖고 있거나,  장기적인 비전을 직접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던 듯 하다. 하지만 그들 각각의 방식은 조직의 관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이었음이 명백하기에 모래알처럼 부서질 순수함을 해결하는 빼어남을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