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기

by 갈매나무



저는 평소에 다이어리를 꼭 쓰는 편이에요.

특히 매월 할 일, 지킬 것들을 새로운 달이 시작되면 서너 개씩 쓰고는 하는데요.

다 지키지는 못하더라도 마음속에 새겨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6월부터 다짐으로 써두기 시작한 게 하나 있어요.

그건 바로 '부정적 언어를 침묵으로 대체하기'.


예전에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말자'라고 다짐하곤 했는데요, 그 감정을 떠올리는 것 자체는 애초에 제 의지로 되는 게 아닌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그런 마음 상태에서 편해질 수 있을까 생각해 봤어요. 그 방법으로, 말로써 그 감정을 구체화하지 않는 걸 생각해 낸 거예요.


이야기를 하면 스트레스가 좀 풀릴 거라고 생각하곤 했어요. 그런데 그 감정을 말로 꺼내는 순간 알 수 없는 불쾌한 여운이 계속 남는 거예요. 스트레스가 정말 풀리는지도 모르겠고요. 그래서 그냥 한번 말을 하지 말아 보자, 하고 생각했죠.


한 달 반 넘게 다이어리를 펼칠 때마다 그 다짐을 되새기고 있어요. 꽤 효과가 좋은 것 같아요. 적어도 부정적인 감정이 떠오른 기억은 있어도, 그 걸 입 밖으로 꺼낸 기억은 없으니까요.


나이를 먹으면서 깨닫게 되는 소소한 삶의 지혜란 이런 걸까요? 이건 기분이 좋아서 굳이 글로 한번 남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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