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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돌이 Feb 06. 2020

IT 개발자는 정년까지 일할 수 있나요?

진리의 케바케

 진로를 선택할 때 '정년 보장'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중고등학생 장래희망 상위권에 공무원, 교사가 있는 것 역시 정년보장과 연관이 있다. 나쁘게 말하면 철밥통, 좋게 말하면 정년까지 안정적인 직업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 주목을 받는다.


 문과 출신으로 대기업을 퇴사하고 개발자로 전직한다고 주변에 알렸을 때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도


개발자는 정년 보장이 어렵지 않아요?


 였을 정도로 고용 안정은 연봉과 더불어 최대한 사수해야 할 항목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돈은 많을수록 정년은 길수록 좋다는 거다. 현실에서는 돈도 많이 받고 정년도 보장되는 일은 적다는 게 문제지만.


연봉 vs 정년보장


 해외에서는 머리 하얀 개발자도 여전히 현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케이스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국내에서 40 넘어서까지 개발자로 남아있기 어렵다는 건 흔히 듣는 말이다. 개발자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은 바뀌고 있다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20대와 30대까지 프로그래밍을 한 개발자가 40세가 넘어가면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대기업의 경우 40대가 되기 전에 선택해야 할 길일 수도 있다.


 첫 번째는 관리자나 CTO(Chief Technology Officer)의 길이다. CTO는 최고 기술경영자를 뜻하며 쉽게 임원이라 이해하면 되겠다. 굳이 구분을 하기는 했지만 결국은 관리자가 되는 거다. 자체 인력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회사 규모가 클수록 프로젝트를 수행할 외부 업체를 구하게 되는 구조 때문이기도 하다.


 두 번째 길은 소위 '치킨집'이다. 개발자 커리어를 그만두고 자영업의 길로 들어선다. 관리자나 CTO로써 노후준비를 마치지 못하면 결국은 자영업자가 돼야 한다. IT 관련 창업을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전혀 관련 없는 요식업 프랜차이즈 매장을 열기도 한다.


(밖은 전쟁터)

 회사 생활을 길게 한 뒤 퇴직을 해서 퇴직금이라는 총알이 든든한 (전) 직장인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좋은 먹잇감이다. 모든 프랜차이즈 본사가 나쁘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사전에 철저한 시장분석, 상권 분석을 하지 않은 퇴직자는 해당 프랜차이즈의 유행이 끝났을 때 급격하게 힘들어질 수 있다(ex 대만 카스텔라, 인형 뽑기 매장 등)


 IT 업계에서 오랫동안 생존하려면 결국 나만의 무기를 가져야 한다.

개발자로서 50세 이후까지 남아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2012년 포브스 칼럼을 읽어봤다. 꽤 오래전 칼럼이지만 오히려 2012년 칼럼이기에 더 의미 깊게 다가온다. 2012년에도 50세 이후에 개발자로 일하는 게 가능할지를 걱정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으니까.


출처: 포브스 칼럼


 40대 이후에도 개발자로 일을 하고 있다면 연봉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신입사원보다 2배 이상의 급여를 받던 개발자라면 자신이 시장에서 그 돈을 받아야 할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주니어들이 밑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시장에서 본인의 가치를 더 높이고 싶다면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지식을 넓히거나 현재 하고 있는 분야를 더 깊게 이해하고 업무에 적용 가능해야 한다. 이건 비단 IT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통용되는 부분이다.


 칼럼에서는 개발자가 부족한 지역으로 옮기거나 필요하다면 시니어가 아닌 주니어 자리에도 지원해서 일을 하면 된다고 하지만 국내 현실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IT 개발자로 정년까지 일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정확하게 예, 아니오로 대답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국내에서 정년까지 IT 업계에서 일을 하고 싶다면 눈에 보이는 선택지는 있다. 먼저, 일정 경력을 쌓은 뒤 국가공무원 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에 도전하는 방법이다. 정부는 민간 우수 자원을 5급, 7급 공무원으로 활용하는 시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당연히 쉽지 않은 길이지만 공무원 수험 과목을 처음부터 공부하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과 능력을 활용할 방법이다.


 공공기관에 경력직으로 입사하는 방법도 있다. 신입에 비해 많지는 않으나 실력 있는 IT 인재를 구하기 위한 경력채용은 종종 있다. 마지막으로 공공기관만큼은 아닐지라도 근속연수가 높은 사기업에 입사 또는 이직을 하면 된다.



 아직 주니어로 개발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감히 정년에 대해 논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는 하다. 하지만 남의 미래도 아니고 나 자신의 커리어를 어떻게 이어갈지에 대한 고민을 정리해봤다. 현실은 이러니까라고 포기하기보다는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계획을 세우는 게 낫다. 살아지는 게 아니라 주도적으로 내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고민의 흔적으로 이해를 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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