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회귀 없이도 가능한 목돈 1억 모으기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소비가 위축되는데요. 욜로(YOLO)와 플렉스(Flex)를 외치기엔 지갑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주식 계좌를 열어보면 마이너스를 의미하는 파란색 숫자들이 마음을 아프게 하고요. 정체된 월급과 달리 물가는 계속 올라서 점심값도 부담스럽습니다. 과거에 ‘절약’이라는 키워드가 유행했다면 지금은 뭔가 좀 더 세련되어 보이는 ‘무지출 챌린지’가 인기를 얻고 있어요. 하루 종일 한 푼도 쓰지 않기에 도전하는 건데요.
무지출 챌린지는 고물가 시대의 생존 방식으로 지출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방법인데요. 단순히 혼자 도전에 혼자 도전에 임하기보다는 SNS에 무지출 챌린지 과정을 공유하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번 주에는 며칠 무지출 챌린지에 성공했다는 결과를 올리면서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의 지지와 공감을 이끌어 내며 원동력을 얻는 거지요.
무지출 챌린지는 절약과는 결이 조금 달라요. 절약은 돈을 함부로 쓰지 않고 꼭 필요한 곳에만 아껴서 쓰겠다는 의미라면, 무지출 챌린지는 하루 지출을 0원으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사항입니다.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요. 출퇴근 거리가 멀어서 무조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 교통비는 필수 소비 항목으로 제외하고 계산하기도 해요. 외식이나 배달 주문 대신 냉장고에 있는 음식을 최대한 활용해서 돈을 쓰지 말아야 합니다. 냉장고에 남아 있는 음식과 식재료를 최대한 활용해서 끼니를 때우는 행위를 ‘냉장고 파먹기’라고 하지요.
돈을 쓰지 않고 모으기 위한 목적의 무지출 챌린지는 찬성이지만 궁상맞지 않은 선에서 해야 해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자신은 무지출 챌린지를 하고 있으니 커피를 사달라는 후배’에 대한 내용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회사 탕비실 음식을 개인적으로 쟁여 놓고 먹는 탕비실 도둑, 탕비실에 구비된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탕파족 등의 신조어도 생겼습니다. 그 밖에도 부모님 집에 가서 냉장고 안에 있는 반찬을 털어오는 행동들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무지출 챌린지가 아니라 민폐 챌린지나 구걸 챌린지가 되면 안 되겠지요.
궁상맞지 않은 무지출 챌린지를 이어가려면 저녁 약속 줄이기부터 실천하면 좋습니다. 특히 술이 포함된 약속은 1순위로 줄여보세요. 오늘은 무지출 쉬는 날이라고 3차까지 달렸다면 사실상 일주일에 세 번 저녁 약속을 잡은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점심 식사 후에도 비싼 커피 대신 저렴한 커피를 마시거나 인스턴트 커피 한 잔으로 바꿔보세요. 집에서 즐기는 커피 원두가 있다면 보온컵에 잘 담아서 출근하는 방법도 있고요.
궁상맞지 않은 무지출 챌린지 실천 방법
- 저녁 약속 줄이기 (술 약속 줄이기가 1순위)
- 커피값 줄이기 (커피 구걸 금지)
- 점심 도시락 준비하기 (닭가슴살 벌크 구매, 마트에서 할인하는 계란, 야채, 과일 구매)
어떻게 보면 조금 뻔한 노하우 같지만, 꾸준히 실천하는 건 어렵습니다. 저는 다이어트를 위해 1년 넘게 닭가슴살 도시락을 먹기도 했어요. 물론 외식을 한 날도 있습니다. 회사 동료들과 식사를 함께 하는 것도 사회생활의 일부니까요. 점심 약속은 당일이 아니라 미리 스케줄을 짜듯이 잡았고요. 약속이 없는 날에만 도시락을 준비했어요. 퍽퍽한 닭가슴살을 조금이라도 덜 맛없게 먹기 위해 가끔은 드레싱도 추가했습니다. 너무 자린고비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출근 전에는 헬스장에서 운동도 열심히 했어요. 매일 닭가슴살과 샐러드를 먹는 건 점심값을 아끼려는 게 아니라 운동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포장했습니다.
무지출 챌린지는 하나의 유행이나 놀이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요. 이왕 시작한다면 궁상맞지 않은 선에서 본인의 정신 건강을 챙기면서 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