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치료를 통해 본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
2014년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발달장애인법)이 제정되면서 발달장애는 장애분야의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발달장애인의 자기 결정, 사회참여, 사회통합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고, 일상적 삶을 누릴 수 있는 서비스 지원이 마련되었다. 발달장애인법 시행령 제11조에서 ʻ자해·공격 등 행동문제를 보이는 발달장애인에 한 행동치료 지원계획의 수립 및 그 계획에 따른 업무ʼ를 수행하기 위하여 일상생활에 곤란을 겪는 발달장애인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도록 행동발달증진센터를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현행법상 발달장애인은 지적장애와 자폐성 장애를 아우르는 용어로 일반적으로 장애유형 중에서 자기표현과 자기 결정 등에 있어서 역량이 부족하고 학업과 사물․현상에 대한 이해능력이 제한되며, 인지 및 지적 기능의 결함뿐만 아니라 언어 및 의사소통 능력의 결함과 함께 사회적 상호작용의 어려움을 동반하여 일생동안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지원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발달장애는 발달장애로 인한 어려움은 전체 생애주기와 일상생활 전반에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특히 취업 등 독립적인 성인기 전환이 어렵다(김교연, 2012, pp. 313-341). 성인발달장애인의 공통된 욕구는 학령기 이후 사회적인 활동이나 참여 기회인데, 졸업 이후에는 사회적 단절로 인한 가정 내 고립, 사회성, 대인관계, 정서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욕구가 있다. 즉 성인발달장애인은 학령기 이후의 고용과 관련하여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자립생활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지원을 원하는 것으로 파악된다(Turnbull & Turnbull, 2001).
2016년 발달장애인 교육법에 시행됨에 따라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가 지역마다 생겨나고 학령기 이후의 성인장애인인의 평생교육시대가 열렸다. 법률적으로 발달장애인의 지원 근거가 마련되면서 문제라 명명된 행동에 대하여 통제와 훈련보다 필요한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노력을 시도하게 되었다. 도전적 행동의 개념은 특수교육이나 장애인복지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고,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에 전문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도전적 행동은 발달장애인이 사회에 참여하고 통합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발달장애인은 때때로 신체적이고 언어적 공격, 자해행동, 파괴행동, 정형화된 행동, 소리 지르기, 울기 등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행동을 한다.
이는 발달장애인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해를 끼치거나 위험에 처하게 하고, 지역사회에서의 통합을 방해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될 수 있다(김미옥 외, 2014). 김용득 외(2011)는 도전적 행동은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 참여하고 기여하는데 장벽이 되는 행동으로 인간의 권리, 존엄성, 삶의 질을 직·간접적으로 약화시켜 일상을 살아가는데 건강과 안전에 위험을 제기할 수 있는 행동이라 하였다. 외국의 경우 대략 10~30% 정도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에 개입이 필요하다(Emerson et al. 2001)고 보고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42.4%로 조사된 바 있다(김용득 외, 2011). 하지만 도전적 행동에 대해 어떻게 지원을 해야 할지 모르다 보니 무분별한 신체적 개입과 학대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현실이다. 윤민석(2013)은 발달장애는 다른 장애유형과 달리 자립역량이 부족하여 평생 보호를 받아야 하는 장애유형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성인발달장애인의 사회서비스 욕구가 증대하고 있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전체 장애인의 약 3%인 1만 8천여 명의 성인발달장애인은 다른 장애유형과는 달리 전 생애에 걸쳐서 보호가 필요하므로 자립생활을 목표로 하는 차별적인 서비스가 필요하다.
발달장애인의 문제행동은 의사소통의 기능을 가진다(Iwata & McCord, 1991). 문제행동의 기능성이 중요시됨으로써 문제행동 자체를 제거 또는 감소시키려는 방향에서 문제행동의 기능평가를 통하여 바람직한 대체행동을 교수하려는 방법이 지지를 받으며(Conroy et al., 2005), 별도의 공간에서 강제적이고 지시적인 문제행동 중재를 실시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일반학교 및 학급 차원의 긍정적 행동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Kerr & Nelson, 2006; 김정효, 2008).
현장에서는 장애인 문제행동에 대해 어떠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어떠한 중재 방법을 사용하는지 살펴보면 국내의 장애학생 문제행동 중재에 재활치료가 46.1%로 가장 많았는데, 특히 미술치료가 21.9%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긍정적 행동지원과 인지행동치료가 각 14.3%로 나타났으며, 사회∙정서 프로그램, 상황 이야기 전략, 문학치료, 사회적 기술지도 순으로 효과적인 중재 방법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김영미, 김혜리, 2014). 혐오 자극, 타임아웃, 과잉 교정, 상반 행동 차별 강화, 벌 등의 중재를 제공하고 문제행동 감소에 효과성을 보고하는 연구가 있다(이효신 외, 2012).
전통적 행동수정 전략으로 강화, 반응 제한, 촉진 등의 중재 기법과 심리치료 프로그램 등의 구조화된 활동을 제공한 사례가 있다(김정효, 2009). 과거 전통적 행동수정 기법을 적용한 연구가 주류였던 것에 반해, 최근 10년간 긍정적 행동지원에 대한 연구가 전통적 행동수정 연구의 4배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효정, 장현진, 신명선, 전희숙(2016)은 발달장애아동의 문제행동 중재 기법을 알아보기 위해 2001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에서 발표된 논문을 185편을 중재 기법별로 분석해 보니 문제행동 직접 중재 기법 중에는 긍정적 행동지원, 인지행동전략, 자연적 교수, 의사소통 중재, 행동 중재, 교수 수정 중재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통합적 중재 기법에는 미술치료/활동, 음악치료/활동, 운동/신체활동, 놀이치료/활동, 감각통합, 심리 접근 기법의 순으로 나타났다. 최효선(2008)에 의하면 색채는 의사소통의 한계를 가진 발달장애아동의 내면의 감정을 표현해주며 감정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으며, 색을 선택할 때 뇌 자극이 일어나 발달장애 아동처럼 감정이 억압되어 있는 대상에게 자유로운 표현방법과 심리 안정감을 가져온다고 보고하였다.
최근 연구에서 일상생활에서 익숙하게 하는 자연물의 식물과 흙은 소재로 원예치료가 발달장애인의 행동변화를 위하여 적용되고 있다(서정근 등, 2000). 생명이 있는 식물을 이용하여 자연스러운 치료과정이 이루어져 장애인에게 기존의 치료 접근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정서적 안정을 얻을 수 있다. 치료의 효과적인 방편으로 쓰일 수 있는 것이 무제한적이다. 명상치료, 운동치료, 음악치료, 그림치료, 독서치료, 저널 치료, 요리치료 따위에 이르기까지 병원이 하는 일과는 다르지만 자연과학적 의술이 치료의 모든 것으로 세상을 지배하던 것에 대한 대안적 방편으로 등장한 것이기도 한다(한준상, 2014). 그러나 이러한 치료기법과 다양한 중재 기법을 적용한 대부분의 연구는 유·아동기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에 의하면 장애인의 물리적 폭력에 종사자가 적절히 자신을 방어하지 못하면 종사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심각한 신체적 상해와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도전적 행동에 대한 적절한 지원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아직도 시설 종사자는 전반적으로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의 원인을 장애로 인한 기질 특성, 정신과 문제, 이용자 개인의 성격 및 성향 등 개인이 지닌 요인에 국한해서 접근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김미옥 외, 2014). 도전적 행동은 개인이 지닌 특성요인에 의해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종사자와 시설환경을 포함한 환경 요인에 의해서도 발생하기도 한다.
도전적 행동에 대한 적절한 개입을 위해서는 발달장애인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가 중요하다. 김용득 외(2011), 김미옥 외(2014, 2015) 등의 연구에서는 도전적 행동의 다양한 지원방법과 지원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소개가 부족하였다. 도전적 행동은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과 타인에게 해가 되는 행동을 하는 경우를 지칭하기 위해서 문제행동, 과잉행동, 행동장애, 부적응 행동 등의 용어와 함께 사용되어 왔다(김미옥 등, 2015). 우리나라에서 부적응 행동에 대한 접근은 행동 그 자체에 중심을 두고 행동을 직접적으로 감소시키거나 제거하는데 초점을 둔 행동수정 기법이 주로 사용되어 왔다(이민경 등, 2001).
이 방법이 일시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이나 부적응 행동의 원인에 대한 이해 없이 주로 행동 그 자체만을 제거하려 하기 때문에 교사와 장애 아동 간의 부정적 상호작용을 유발할 수 있고 재발의 소지가 있으며 일반화되기가 어려웠다. 그러므로 행동을 보다 근본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중재가 요구되었다(이효신 등, 2005). 법률적으로 행동문제에 한 지원 방향은 치료지원으로 제시되었고, 지원의 근거가 마련되면서 우리 사회는 발달장애인의 행동지원에 대한 공적 관심을 비로소 갖게 되었다. 문제라 명명된 행동에 하여 통제와 훈련보다 필요한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노력을 시도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도전적 행동에 관한 정책이나 지원의 방향성이 이제 시작되었다. 지원이 부재한 상황에서 현상적 해석을 적용하게 되면 도전적 행동을 하는 발달장애인은 다른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활동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확대 해석하면 무섭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그 결과 도전적 행동을 하는 발달장애인은 존재론적으로 위험하다는 편견을 갖게 하기도 하고, 도전적 행동 여부가 서비스 이용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더불어 도전적 행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발달장애인의 모든 행동을 도전적 행동으로 과잉 일반화하는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 발달장애인에게도 일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편의 증진과 활동 지원을 확대하여야 한다. 도전적 행동을 하지 않도록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바꾸어 나가야 한다. 발달장애인의 행동특성을 ʻ다름ʼ으로 인식하고 수용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
요리치료를 통해 본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
01. 필요성과 목적
02. 발달장애인 도전적 행동
03. 성인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
04. 성인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에 대한 지원방안
권명숙 글
#since2007한국요리치료연구소by권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