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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적작가 Aug 06. 2024

day06일 차. 펀치 맛집이 되고 싶다

미친 몸무게라 복싱 시작합니다:1

복싱일지: 24.08.05. 월


펀치 어렵다. 주먹을 앞으로 뻗기만 하는 것은 펀치가 아니다. 제대로 된 펀치는 아주 짧은 순간에 정확한 근육을 써야 하고, 많은 행동들을 같이 해야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스피드가 있어야 하며 힘을 뺄 때와 줄 때의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 또한 앞으로 갔다가 제 위치로 돌아오는 것도 잘해야 한다. 역시 펀치는 어렵다.



링 위에서 미트 연습을 할 때 '퍽', '파박'하는 경쾌한 소리가 나기 위해선 펀치가 제대로 들어가야 한다. 맛깔난 펀치를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있다. 먼저 주먹을 앞으로 뻗을 때 쭉 뻗기만 하면 안 된다. 주먹과 팔을 일자로 막대기처럼 그냥 뻗으면 맛이 안 난다. 피익, 프윽. 뭐, 대충 이런 맛없는 소리가 난다. 맛없는 소리는 정말이지. 싫다. 기분도 별로고 열받는다. 하, ‘퍽‘, ’ 파박‘ 심장과 뇌를 깨워주는 저 소리를 당장 내게 달라. 주먹아~! 중독성이 생겨버린 저 맛깔난 펀치소리를 얻을 수만 있다면 근육통쯤이야. 흥, 얼마든지 아파해줄 수 있다. ‘그려? 그럼 주먹을 뻗으면서 회전을 시켜봐. 참 마지막 주먹 위치가 중요한 거 알지? 이것만 잘 혀 봐. 그럼 맛없을 수가 없어. 아주 맛깔난 펀치가 되는 거지. 잘 혀봐.’  중독성은 역시 무섭다.


근육통을 이겨내라. 펀치여.~^^


주먹, 손목, 팔꿈치, 어깨까지 회전이 이루어지는 펀치. 복싱을 배우기 전에는 몰랐다. 펀치가 이처럼 섬세한 것인지 말이다. 평소에 쓰지 않던 근육을 쓰다 보니 일주일 동안 아니다 지금도 전완근과 팔꿈치 근육에 근육통이 있다. 근육통으로 아프지만 펀치 연습을 멈출 수는 없다. 쨉-쨉-스트레이트. 원-투-원-투. 블랙 글러브를 낀 주먹이 상대방 얼굴로 꽂히듯 날아가 정통으로 파바박 하는 상상을 해본다. 역시 연습을 해야겠다. 특히 저 시크한 매력을 뽐내는 블랙 샌드백과 함께 연습을 하고 싶다. 자세 잡고 툭-툭-팍. 쨉-쨉-팍. 얼굴에 열기가 올라온다.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 아, 잊고 있었다. 체중감량을 위해 복싱을 시작한 것을 잊다니. 아무래도 복싱에 스며들고 있나 보다. 복싱 선수처럼 어깨에 힘을 빼고 살아있는 눈빛을 해본다. 아주 강렬하게. 퍽, 팍. 소리에 맞춰 흔들리는 블랙 시크 샌드백. 아무래도 샌드백 연습에 중독되고 있나 보다.


블랙 시크 새드백. 너의 시크한 매력에 빠진다.


괜찮다. 맛깔난 펀치 소리에 중독되거나 흔들리는 샌드백에 중독되어도 괜찮다. 나쁜 증상으로 근육통만 찾아올 테니 말이다. 오히려 기대가 된다. 펀치 맛집이 돼 가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을 무언가가 기다려진다. 정확한 자세를 만들기 위해 관장님의 피드백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나를 만날 수 있을 테고. 입력과 출력에 오류가 생겨 웃기지도 않는 주먹을 보일 때 속은 쓰리지만 ‘그래, 아직 내 수준이 이만큼인 거다. 연습이나 더 하자.‘라고 인정하고 스스로를 토닥이는 나를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확실한 것은 복싱을 하기 전. 그러니깐 딱 1주일 전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살짝 맛깔나게 마음에 든다. 펀치 맛집은 어렵다. 그래도 해보고 싶다. 그러려면 역시 연습뿐이겠지. 내일도 연습하러 가야겠다. 오늘 복싱 일지 끝.  


오른손 펀치 연습중~~^^




사진출처:내 폰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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