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반대라서 끌렸고 나의 좁은 세상이 그의 세상과 합쳐져 넓어졌던 것도 모자라, 이제는 아이에 관한 것까지 추가되니 갑자기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다.
부모의 수많은 의견차이에도 한 가지 같은 것이 있다면, 딸아이에게 좋은 것만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다. 이런 부모 마음과는 달리 아기는 엄마아빠의 단점을 참 많이도 물려받았다. 부모 마음에 내가 고생했던 것 때문에 아기가 힘들어하는 걸 보니 마음이 아프긴 하다. 한편 부모가 겪었고 겪고 있는 것들이기에 대처가 빠르고 효율적이다.
아기는 나만 닮은 게 아니라 남편도 많이 닮았다. 아기를 키우면서 남편을 좀 더 이해하게 된다.
요즘에는 참 바쁘다. 원래 공부했던 것들도 다시 기초부터 차근차근 왜?라는 질문을 해 가면서 공부하게 된다. 아기가 크면 이렇게 설명해 줘야지, 저렇게 설명해 줘야지, 하면서 더 열심히 파고들게 된다.
딸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들이 많아서 오늘도 설렌다. 물론 물려주고 싶지 않은 것들도 이미 아기는 많이 물려받은 채로 태어났지만, 앞으로 해줄 수 있는 유무형의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앞으로의 여정이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