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겨울
꽁꽁 언 땅 위에
눈덩이 막중하게 쏟아진들
거친 눈 속 헤치고 새싹 틔워
빨간 꽃 한 송이 피워내자
모진 바람
나뭇가지 사이로
이리 불고 저리 몰아친들
마른 줄기 붙들고 이파리 돋워
푸른 잎들 떨어지지 말자
컴컴한 어둠
문턱 밑까지 몰려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한들
먹구름 다 몰아내고 틈 사이로 비춰
밝은 달빛 사라지지 말자
그렇게 버티고 버티다
눈도 다 녹고
바람도 잦아들고
아침이 올 무렵
견디어 온 부드러운 풀잎 아래 이슬 맺혀
반짝반짝 빛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