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서점을 아주 오랜만에 들렀다
네가 말한 시집이 그곳에는 남아 있을까 봐
유행이 느린 곳이라 아직은 지나지 않았을까 봐
많은 책장 중 시집 코너는 겨우 한 곳뿐이었다
그마저도 아래층 두 칸은 동화책이 채워져 있었다
요즘은 이런 시집은 잘 안 나가서 그마저도 뺄 예정이에요
하고
서점 주인이 안타까운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맨 위 시선이 닿는 곳에서부터 천천히 내려간다
혹시나 많은 활자에 미끄러질까 봐 조금 더 찬찬히 제목을 읽으며 내려온다
'좋아하는' '당신' '함께'
마음을 간질이는 단어들이 시선을 좇는다
아쉽게도 네가 찾는 시집은 그곳에 없었지만
나는 그날 네 생각으로 시집 한 권을 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