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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지 Jan 08. 2023

꽃이 좋은 이유

'아쉬움'의 의미 

"꽃은 금방 시들어 버리는데 왜 다들 비싼 꽃을 주고받을까?"


혼자 살기를 시작한 후 꽃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조금씩 변화해 갔다. 나의 자취방 근처 매일 지나다니는 길에는 1평 남짓하는 작은 꽃집이 있다. 꽃을 사지는 않았지만 오다가다 보이는 예쁜 꽃들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1년을 그렇게 그 꽃집 앞을 지나쳤다. 


1년 뒤 바로 근처 자취방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나의 개인적인 공간을 예쁘게 꾸미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하지만 좁은 공간에 아무리 애를 써봤자 큰 변화를 주는 건 어려웠다. 

'꽃을 한 번 사서 꽂아볼까?' 

문득 집 근처 작은 꽃집이 생각났다. 처음으로 그 작은 꽃집을 지나치지 않고, 앞에 서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때 처음으로 꽃을 직접 샀다. 꽃을 사 와서 집에다 뒀는데 그 꽃에 왜 그리 눈길이 계속 가던지. 금방 시들어버릴까 걱정이 되면서도 보고 있으면 그냥 기분이 좋았다. 


그 이후로 나는 주위 사람들에게도 꽃 선물을 하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꽃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도 하지 못한 듯 깜짝 놀라며 환한 웃음으로 나의 선물을 받았다. 그 예상치 못했다며 환히 웃는 모습에 내 기분은 왜 그리 좋았던 것일까. 그 표정이 잊히지 않아 나는 꽃 선물 중독이 되었다. 그리고 나에게도 꽃 선물을 계속했다.


오래 볼 수 없는 것이기에 생화가 좋았다. 꽃을 좋아하지 않았던 이유가 지금은 꽃을 좋아하는 이유가 되어버렸다. 금방 시들어 버리는 게 정말 아쉽지만 짧은 시간 볼 수 있기에 더 자주 바라보게 되는 것 같다. 금방 시들어버리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선물을 한 사람과 그의 마음을 더욱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살아있는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모두 늙거나 시들어 가다 우리 곁을 떠난다. 분명한 사실은 나에게 소중한 존재였다면 마지막 순간에 더 함께하지 못함에 '아쉬움'을 느낀다는 것일 것이다꽃을 바라보는 만큼 나의 소중한 사람들을 한 번 더 바라보고 함께하려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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