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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는 하늘이 있었다
이곳 이국적이고 색이 고운 페루 리마의 거리
따스한 햇살과 살짝이 부는 바람은
여름의 끝자락의 자랑거리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종종 보고 싶은 것이 있다
제주에는 하늘이 있었다
쏟아질 듯 수 많았던 구름들
그 넓은 하늘이 내 머리 위에,
세상 위에 존재함이 놀라웠던 날 들
일주일마다 비행기를 타고 육지에서 오는 남편이
드라이브 할 때마다 저 하늘 좀 봐봐 와...
하고 감탄 한다고 웃었던 우리들
하늘 보러오냐며 핀잔을 주던 시간들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을 주워 담을 시간도 없이
그저 모든 고민도 생각들도 바람에 씻겨
새로이 투박하게 담기던 그 때
왜 하늘이 제주에서만 보였을까
어디에서나 있던 다른 곳의 하늘은
내 눈엔 어쩌다 한번씩 보일 뿐 이였는데
제주의 하늘은 매일 눈안에 가득 해서
내가 가져왔던 믿음도 신념도 나의 고집들도
그저 작은 것에 불과했음을 알게 했다
그 거센 바람과
대지를 녹일 것 같은 태양과
그 바다를 견디며 자신의 모양을 새겨가던
믿음직한 검은 돌들과
오늘의 구름, 내일의 구름 가를것 없이
사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하늘.
심심하고 재미없다던 그 섬은 왼쪽 오른쪽
북쪽 남쪽 곳곳이 풍요로웠다
그저 그 하늘이 그리운 날이 있다
오늘처럼 이렇게 심심한 그 섬이
잔뜩 보고픈 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