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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대편 페루 리마에서(25)

누군가 내 어깨를 두드렸다

by 윤메로나

지난 열쇠 사건의 여파로 열쇠를 더 복사해서

여분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골목 저 골목 다니면서 눈여겨 보았던

장사가 잘 되는 첫번째 집에 가서 물어 보았다


'이 열쇠 얼마에요?'

'이 열쇠는 특수키라 가격이 비쌉니다 35솔이에요'

약 400으로 1솔을 계산하면 14000인것이다

분명 이곳 사람들에게 들은 바로는 조금 나가면

비싸도 12솔이라고 들었기에 감사하다하고

옆집으로 향했다


인상이 좋던 아저씨는 처음부터 30솔을 부르시고

3개를 주문하자 70솔에 해주셨다

15분이면 된다고 하시길래 마침 근사해보이는

옆 빵집에 가서 기웃거리며 기다려야지 싶었다

모던하고 작고 알찬곳이라 마치 내가 연남동에 온

기분이였다


겉은 베이글같이 바삭하고 안은 촉촉하고 담백한

식빵 하나를 사서 개와 함께 나눠 먹으며

가게 벤치에 앉아 있으니 마음이 간질간질 해졌다

새로이 세상에 나올 열쇠를 기다리는 마음은

꽤 괜찮은 것이였다

문득, 손님이 뜸한 순간이였고 직원은 빵은 어떠냐

물어서 너무 맛있다고 하는 시간이 되었다

열쇠 3개에 70솔에 복사하고 기다리는 중인데

혹시 주변에 괜찮은곳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큰 생각 없이 물었는데 직원은 3개에 70솔이라니

하면서 놀라워했다

뒤에서 빵을 만들고 잼을 만들던 아주머니들도

무슨일이래 70솔? 너무 비싸다 하며 거들었다

마치 크리스마스 과자를 만드는 산타마을 요정들

처럼 그들은 그렇게 서로 놀라며 일을 하는데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소리 없이 웃음이 났다


그런데,

"잠깐만, 나 매니저한테 물어보고 올께, 기다려 봐"

뭐라 붙잡을 틈도 없이 청년은 가게 안 공간으로

들어가 정말 매니저와 이야기를 나눴다


" 아..아니야 고마워 괜찮아 괜찮아"

손사레를 젓는 동양인을 보고 그들은 문제없다며

상의를 하더니 청년은 진지한 얼굴로 돌아왔다

다행히 손님은 잠시 뜸했다

"열쇠를 맡긴 후라서, 내가 가줄 수 있지만 가도

가격을 다시 정하긴 어려울꺼래. 다른 가게들은

먼곳만 알아서 여기서 가긴 좀 힘들어."

"아 고마워 괜찮아 도움이 되었어 고마워"


인사를 마치고 이렇게 친절할 수가 있나..하며

찻길 하나를 건너 옆가게로 향했다

앞 손님이 열쇠 아저씨와 이야기 나누는걸

기다리던 순간 누군가 내 어깨를 두드렸다

"에........?"

"안녕하세요 제가 도와 드릴께요 전 매니저에요"

"네에?"


내가 놀란 것이 무색하게도 40대로 보이는

여직원은 편안한 미소를 띄고 있었다

그녀의 뒤에는 아까 그 직원도 함께였다

그도 나름은 든든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빵집의 매니저는 아저씨에게 인사하고 온화하게

열쇠가격과 이유를 다시 물어 보았다

아저씨도 평온히 열쇠가 비싼이유를 설명해 주었고

저렴한 열쇠와 이 열쇠의 차이를 보여주었다


설명을 듣고 비교해보던 매니저의 뒷 모습은

' 그래도 이 가격은 너무 해요'

라고 말하는 듯 했지만 그녀는 뒤돌아 다음에는

이런 일이 있기 전에 이야기해주면 도와줄께

하며 환하게 웃었다


"너무 고마워, 제발 가게로 얼른 돌아가봐

곧 다시 방문할께"

손을 흔들고 고개를 숙이고 얼른 그들을 보내고

열쇠를 찾았다

반짝이는 고운 얼굴로 3개나 만들어진 키가

어찌나 어여쁜지 아저씨께도 뭔가 미안하고

고마워서 꾸벅 인사하고 돌아나섰다



가게엔 3명이 줄을 서있었고 배달 오토바이도

와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인터넷에 그들의

빵과 다정함에 대해 후기를 남기는 일뿐.


2주 정도 지나서 학교 분들과 여럿이 방문할 기회가

생겨서 기쁜 마음으로 직원에게 인사를 했다

"오 오늘은 친구가 있네요!! 하하"

하며 환히 웃는 직원에게 이를 드러내며 응답을 했다

은혜갚은 까마귀의 리마이야기랄까.


작가 그녀는 또 그림 한장을 그려주었다

이틀간 그녀의 뮤즈가 되다니 영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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