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간의 방학엔 무얼 할까
"자기야 잘 다녀와 고생이 많아!"
북적거리며 바쁜 아침 시간이지만 몇 주 전부터
조용해졌다 남편이 출근하고 나면 아침시간은
고요하다
그러다보면 8시,
막내는 한번도 아침 만화 시간에 늦는법이 없다
한시간의 즐거운 만화 시간을 끝내기가 무섭게
배고파배고파가 시작이 된다
세 아이의 도시락을 싸지 않아도 되는 방학이지만
취향도 성별도 나이도 다른 세 아이와 온종일
함께 하자면 한국의 김밥, 순대, 떡볶이, 만두가
무척 그리워진다
쫄면과 고기 국수를 빼놓을뻔 해서 급히 추가 하겠다
아..... 저렴하고도 맛있고 고마웠던 한국의 분식들
제주의 투박한 먹거리들....
미식의 나라, 미국 은퇴자들이 사랑한다는 이 나라
페루에서 먹을것에 아쉬운 소리 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한국요리의 조리법과 따뜻한 국물요리는
쉽게 무엇으로 채워지지 않아 집밥을 오늘도
부지런히 해야 한다
볶고, 무치고 끓이고 굽고 혼자 이것 저것 하자니
이제 요리를 좋아하는 둘째가 스르륵 와서
계란 후라이는 내가 할께 하고 거든다
사실, 손재주가 무척 좋은 둘째는 간단한건 잘해서
맛있는거 해줄까? 하고 눈을 빛내며 다가올 때
살짝 설레곤 한다
무얼 하려나? 유일한 단점은 손이 작다는 것인데
엄마에게는 꼭 맛을 보여 주기 때문에 괜찮다
일단 아침에 세가지정도 먹을 것을 만든 후,
나가서 개와 산책을 하고 커피 한잔을 마시는 일
아이들과 공원에서 실컷 걷고 운동하고
두 손에 각자 장본 것을 들고 들어오는 것
6개월만에 2단계로 상승한 스페인어 실력 덕에
간신히 말을 하고 동네를 닳도록 돌고 또 돈다
이게 우리의 방학 루틴이다
이곳 친구들은 하나 둘씩 작별인사를 한다
우리 4주동안 멕시코로 떠나
우리 3주간 미국에가
우리 한국갔다가 2주 뒤에 빨리 오려고
우리......
우리는 동네를 잘 지킬께
미라플로레스는 우리에게 맡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