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하게 할 필요 없담서

독서

by 최승호

독서에 대해 이야기하면 끝이 없다. 정말로 끝이 없다.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들이 넘쳐난다. 그런데 정작 나는 30대 후반이 되어서야 제대로 된 독서를 시작했다. 학창 시절에는 교과서와 문제집에 파묻혀 살았고, 사회에 나온 후에는 업무 관련 자료와 매뉴얼만 읽었다. 가끔 베스트셀러 한두 권과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이 독서의 전부였다. 그때는 몰랐다. 내가 얼마나 좁은 세상에서 살고 있었는지를.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정말 이야기해도 끝이 없다. 지식을 넓혀준다, 사고력을 기른다, 어휘력을 늘려준다, 창의성을 키운다, 스트레스를 해소해 준다, 공감능력을 향상시킨다 등등. 모두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이론적인 설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직접 경험하는 것이다. 나는 독서를 통해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예전에는 내 경험과 관점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스피노자의 욕망 철학을 읽으면서는 욕망에 대한 내 고정관념이 완전히 바뀌었다. 욕망이 나쁜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독서는 또한 나에게 겸손함을 가르쳐주었다. 책을 읽을수록 내가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게 된다. 세상에는 정말 똑똑하고 깊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그들이 평생에 걸쳐 쌓아 온 지혜와 통찰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된다. 가끔 사람들이 묻는다. "독서가 정말 도움이 되나요?" 나는 이렇게 답한다. "몰라요. 하지만 안 읽었을 때보다는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독서의 효과를 수치로 증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책을 읽기 전의 나와 읽은 후의 나는 다르다는 것이다.


독서를 독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무리해서 많이 읽으려고 하거나, 어려운 책만 고집할 필요도 없다. 하루에 10분이라도 좋고, 쉬운 책부터 시작해도 좋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하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독서 초보자다. 읽어야 할 책은 산더미 같고, 읽는 속도는 여전히 느리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읽어나갈 생각이다. 왜냐하면 독서를 통해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내 모습을 느끼기 때문이다.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면 정말 끝이 없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론이 아니라 실천이다. 오늘 한 페이지라도 읽어보자. 그것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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