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생각하는 용기

생기

by 최승호

우리는 하루 24시간 중 스스로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시간이 과연 얼마나 될까? 정말로 나만의 생각을 하는 시간 말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거나, 뉴스를 보거나, SNS를 스크롤하는 시간이 아니라 오롯이 내 생각에만 집중하는 시간이 얼마나 될지 궁금해졌다. 일단 나부터 나만의 생각하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출근하면서 유튜브를 보고, 일하면서는 업무에 쫓기고, 퇴근 후에는 아이들을 돌보고, 저녁에는 TV를 보거나 또다시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여유 있게 생각할 틈이 있었나 싶다.


무한경쟁사회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에 쫓기며 산다. 생각하고 사색할 시간조차 사치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욱 필요하다. 하루 단 5분이라도 나를 위한 사색의 시간이. 사색이라는 단어가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어렵지 않다. 그냥 나만의 생각을 하는 시간이다.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무엇이 좋았고 무엇이 아쉬웠는지, 내일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런 소소한 생각들도 사색이다.


내가 찾은 사색의 방법 중 첫 번째는 스마트폰을 최대한 멀리하는 것이다. 이게 생각보다 어렵다. 무의식적으로 손이 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식적으로 멀리 둔다. 다른 방에 두거나, 서랍에 넣어둔다. 그리고 책을 읽거나 눈을 감고 명상을 한다. 책을 읽을 때도 단순히 글자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생각과 내 생각을 비교하고 대조하며 읽는다. 명상을 할 때는 호흡에 집중하거나, 오늘 하루를 되돌아본다.


스트레칭과 달리기도 좋은 사색의 시간이다. 몸을 움직이면서 머리가 맑아지는 것을 느낀다. 특히 달릴 때가 그렇다. 달릴 때에는 유튜브나 음악을 듣는 것도 좋지만, 귀에 아무것도 꽂지 않고 달릴 때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나의 발걸음 소리, 바람 소리, 새 소리, 차 지나가는 소리. 평소에 무심코 지나갔던 소리들에 집중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각이 흐른다. 강제로 생각하려고 하지 않아도 생각이 찾아온다.


자유로운 글쓰기도 좋은 방법이다. 특정 대상에게 편지를 쓰거나 일기를 써도 좋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떠오르는 대로 적는다. 누가 볼 것도 아니니 마음껏 솔직하게 쓴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면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지, 무엇을 원하고 있었는지 알게 된다. 중요한 것은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위한 시간이 아니라, 나를 위한 시간. 생산적인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내려놓는다. 그냥 나를 위한 시간이면 족하다.


이런 시간을 가지면서 느낀 점이 있다. 생각하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남의 의견에 쉽게 흔들리지 않게 되고,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내 삶의 방향을 스스로 정할 수 있게 된다. 생기 있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내 생각에는 자신만의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남의 생각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선택하는 사람. 그런 사람에게서 진짜 생기가 느껴진다. 스스로 생각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용기를 내는 순간, 진짜 나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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