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
나는 스스로도 느끼고 있고, 주변에서도 말하길 "최승호 결혼 잘했다"라고 한다. 심지어 어제도 들었다. 격하게 인정한다. 결혼 전에도 운은 어느 정도 좋았는데, 아내와 결혼을 하고서는 운을 넘어 행운아가 되었다. 제3자 입장에서는 내가 하는 일마다 술술 풀리는 것처럼 보이니 행운아처럼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나와 아내는 우리의 행운이 결코 운과 우연이 아님을 알고 있다. 하는 것마다 성과가 보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성과가 나올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꾸준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 간단한 원리를 깨닫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이것저것 직접 시도해보기도 했고, 독서를 통해서도 배웠다. 사실 깨닫고 나니 너무 단순해서 허탈하기까지 했다. '이게 전부였구나' 싶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작하기에 앞서 겁을 먹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주변 눈치를 보고, 실패를 두려워하고, '나는 안 될 거야'라고 미리 결론 내렸다.
다음 단계의 사람들은 주변 지인들에게 영향을 받고 일단 시작은 해본다. 하지만 꾸준하게 하지 않고 얼마 가지 않아 포기한다. 나 역시 이런 경험이 수도 없이 많았다. 작심삼일을 반복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결국 소수의 몇 명만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한다. 이제는 내가 그 소수에 속하게 되었다는 것이 신기하다. 특별한 사람이 되어서가 아니라, 그냥 계속했기 때문이다. 나는 특별하지도 특이하지도 않은 그저 그런 사람이다.
말이 좋아서 꾸준히, 지속적이라는 표현이지, 어느 순간부터는 나의 일상으로 스며든다. 그럼 그때부터는 그냥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의지력이 필요 없어진다. 양치질을 하고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상이 된다. 사랑, 운동, 공부 등 무언가에 푹 빠졌을 때에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 힘든지도 모른다. 그냥 좋아서 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열정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지루해하는 타이밍, 소위 '권태기'가 오는 시기가 다르겠지만, 그 시기는 반드시 온다.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도 그랬고, 글쓰기를 시작했을 때도 그랬다. 처음 몇 주는 신나게 했는데, 어느 순간 '이거 왜 하지?', '내가 지금 이 시간에 왜 땀 흘리며 달리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그 순간이 중요하다. 그 시기를 견디고 이겨내면 한 단계 성장, 도약하는 것이다. 반대로 그 시기에 포기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도약하느냐 포기하느냐 또한 나의 선택이다. 아무도 대신해 줄 수 없다. 아내도, 친구도, 누구도 나 대신 그 권태기를 견뎌줄 수 없다. 오로지 내가 선택해야 한다. 그 선택하는 과정에서 나의 어설픈 판단을 보완하고자 끊임없이 아내와 이야기를 한다. 결혼 후 아내의 판단은 늘 옳았다. 그래서 나의 삶이 평탄하고 평온해 보인다는 말을 듣는다. 이마저도 감사할 뿐이다.
나는 여러 번의 포기 끝에 이제는 견디는 법을 조금 알게 되었다. 완벽하지는 않다. 여전히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예전과 다른 점은, 그런 생각이 들어도 일단 계속한다는 것이다. 권태기가 왔을 때는 양을 줄인다. 10킬로미터가 부담스러우면 5킬로미터만 뛴다. 한 시간 독서가 힘들면 30분만 읽는다. 긴 글이 부담스러우면 짧은 일기만 쓴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권태기를 견디고 나면 신기하게도 다시 재미가 돌아온다. 그리고 예전보다 한 단계 성장해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것이 바로 도약이다. 결국 행운처럼 보이는 것의 정체는 꾸준함이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는 것. 권태기를 견뎌내는 것. 작은 도전을 매일 반복하는 것. 이것이 도약을 만드는 비결이다. 오늘도 작은 도전을 한다. 도약을 꿈꾸며.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나의 모든 도전은 아내와 시기와 상황 등을 상의한 뒤 이루어질 것이다. 조급해하지 않고 계속해서 해나간다면 모두 이룰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