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쉬어도 괜찮아

낮잠은 건강에도 좋아

by 최승호

언젠가 SNS을 통해 이번 여름 중 장마 기간이 1개월가량 길 것으로 예측했던 사진을 봤던 기억이 있다. 비에 옷과 신발이 젖는 것도 싫지만 차라리 땡볕에서 타들어가는 느낌보다는 차라리 온몸을 적시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급적 비에 젖어도 괜찮은 신발과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 내려야 할 비가 오지 않고, 기온이 급등했다.


지난 주말 지인들과 경기도 가평으로 2박 3일 캠핑을 다녀왔다. 다 같이 하는 이야기가 "초복도 한참 전인 6월 말 7월 초부터 이렇게 더우면 이번 7~8월을 어떻게 보내지? 우리는 그렇다 쳐도 애들도 힘들겠네" 우리 어른들 건강 걱정에 앞서 역시나 아이들 건강 걱정부터 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듯이 날씨도 우리가 어떻게 하지 못하는 자연 현상이기에 이번 여름도 슬기롭게 헤쳐나가기로 굳게 다짐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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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2박 3일 캠핑과 5일 간 매일 5~10km 러닝을 한 여파였을까. 점심 식사 후 참지 못할 정도로 노곤함이 밀려왔다. 헬스장, 집안일, 독서, 글쓰기 등을 아이들 하교, 하원 전에 끝마쳐놓고, 아이들과 보드게임 등 시간을 보내왔는데 오늘 만큼은 안 되겠다. 일단 이 노곤함부터 풀자. 시계를 보니 13:30이었다. 20~30분 정도의 낮잠은 건강에 좋다고 어디선가 본 것 같다. 30분 뒤 울리게끔 알람을 맞춰두고 잠옷으로 환복 후 잠들었다. 눕자마자 잠이 들었는데 10초도 안돼서 알람이 울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어느덧 30분이 지났음에도 더 누워있고 싶었다. '그래 뭐 맨날 이렇게 낮잠을 자는 것도 아니고, 오늘은 좀 더 쉬자!'는 마음으로 스마트폰을 저 멀리 던지고 눈을 감았다. 눈을 뜨고 시계를 보니 15:00. 정말 개운했다. 이제 아이들 만나기까지 1시간 30분이 남았다.


빨래 개기, 집안일이야 아이들 있을 때, 옆에서 하면 되니까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운동도 오늘 오전에 자유수영 다녀온 것으로 마무리하고, 저녁에 집에서 스트레칭이나 홈트를 하면 되고, 독서도 마찬가지다. 더 좋은 컨디션으로 다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하지 않아도 그 누가 뭐라고 하지 않을 것들이었다. 근데도 나 혼자 계획하고 어찌어찌해내지 못할까 조바심을 내고 있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렇게 꿀맛 같은 하루 1시간 낮잠을 어제에 이어 오늘도 맛봤다. 이틀 연속 정말 달콤했다.


더운 여름이 되면 아내는 늘 말한다. "신랑은 몸에 열이 많아서 여름에 약하다." 이틀 연속 낮잠을 잔 뒤 곰곰이 생각해 봤다. 잠들기 전 러닝을 하고, 아침에 수영을 하고, 점심을 많이 먹고, 햇살은 뜨겁다. 운동, 폭식, 날씨 3박자에 이은 1시간 낮잠. 3개월 넘게 비슷한 루틴인데 지금까지는 낮잠을 자지 않았는데 날씨도 한몫한 것 같다. 근데 또 반대로 생각해 보면, 운동 후 폭식하는 것을 날씨로 합리화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실 나는 원래 평소에도 잠이 많다. 어디에서든 앉으면 졸고, 누우면 잔다. 지금까지 겨우 버티고 있었던 것이었다.


어제 그리고 오늘 1시간 낮잠을 잔 뒤 후회하거나 자책하지 않는다. 잠을 잔 것 가지고 합리화할 생각도 없다. 그렇다고 막 자랑하거나 대견하지도 않은 상황이다. 1시간 정도 낮잠을 잔다고 큰일이 일어나지도 않는다. 컨디션이 좋아지고, 소화가 되었는지 또다시 식욕이 올라 글을 쓰는 내내 초콜릿을 먹고 있다. 쉴 새 없이 먹는 내 몸도 고생이 많다.


날씨 때문이든 인간관계 문제이든 힘들고 지칠 때 잠시 쉬어도 괜찮다.

잠깐 쉬어간다고 큰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컨디션 충전 후 다시 일어나서 달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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