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6년에 끝내는 영어공부법_1학년 편>
앞서 우리말 능력이 영어 실력을 키우는 데 있어서도 필수적이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중학교 영어 수업 시간에 영단어나 문장의 뜻을 우리말로 설명해 주어도 학생들이 우리말의 의미를 몰라서 선생님들이 애를 먹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현재 우리의 어휘력과 문해력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문맹률은 1% 수준이지만 글을 읽고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실질 문맹률'은 75%나 된다고 합니다. (아래 기사 참고)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21/12/1141594/
http://www.iloveorganic.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3514
우리나라 안에서 공부를 하고 성장하게 될 아이들에게는 영어를 배울 때에도 우리말에 많은 부분을 의지하여 배우게 됩니다. 예를 들면 단어를 배울 때도 apple=사과, go=가다 이런 식으로 배우게 되겠지요. 우리말을 듣고 이해하는 능력과 동시에 영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 필요한 우리말 능력이란 글의 내용을 읽고 이해하고 해석하고 유추하고 정리 요약하는 모든 부분을 얘기합니다. 탄탄한 모국어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영어를 읽거나 쓸 때도 위와 같은 사고의 과정을 거치며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럼 이런 모국어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네, 잘 아시다시피 독서와 대화가 중요합니다.
영어책을 읽어주기에 앞서 한글 책 읽기에 대한 부분을 한번 점검해 보세요. 우리말 책을 읽어준 경험이 적거나 아이가 책 읽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책에 대해 긍정적인 느낌을 갖도록 먼저 노력해 주셔야 합니다. 우리말 책도 안 읽는데 영어로 된 책을 읽으라니, 아이 입장에서는 얼마나 당황스럽고 하기 싫을까요. 영양분이 충분한 흙에서 꽃이 활짝 피어날 수 있도록 한글 책 읽기를 먼저 시작해 주세요.
한글책 읽어주기 팁!
글이 많은 책을 읽어주려면 엄마도 힘들도 아이도 재미가 없겠죠? 아름다운 그림과 재미있는 글이 있는 편안한 그림책으로 먼저 시작하세요. 초 1인 친구들은 여전히 그림책을 좋아한답니다. 이왕이면 번역본의 수상경력이 있는(칼데콧, 케이트 그린어웨이 등) 그림책을 선택해 주세요. 추후 원서로 접하게 될 것을 대비한 밑거름입니다. 책 읽기가 전혀 안되어 있는 가정에서는 부담 느끼지 마시고 하루 1권을 목표로 잠들기 전 가장 편안하고 기분 좋은 상황에서 읽어주세요. 우리 집만의 '베드타임스토리'가 생겨납니다. 매일 루틴으로 자리 잡으려면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중요해요. 되도록이면 9시 이전에는 침대에 누울 수 있도록 해주세요. 잘 자고 잘 먹고 잘 노는 게 제일 중요한 일임을 잊지 마세요!
한글책 읽기가 잘 실천되고 있다면 이제 영어 그림책을 끼워 넣을 차례입니다. 저는 <Slow and Steady>, <가랑비에 옷 젖듯>을 추구합니다. 하루 한 권, 글이 적은 그림책으로 시작하세요. 앞으로 1년간은 엄마가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셔야 합니다. 여기서 부담이 느껴지실 것 같아요. 제가 필요한 건 뭐라고 했지요? 네, 꾸준함이요. 이건 어려움의 문제가 아니고 꾸준함, 성실함의 문제입니다. 한글 그림책도 읽어 주셨는데 영어라고 못 읽을 이유가 있나요. 마음먹기의 문제입니다. 제가 장담컨대 아이를 위해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시다가 원서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그림책에 엄마가 더 푹 빠져들게 되실 거예요. 실제로 아이에게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다가 다른 아이들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신 분들이 많이 계세요. 저 역시도 영어유치원에서 매일 1권씩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이때 영어 그림책을 처음 알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그 뒤로 영어 그림책을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어요. 그림책은 아이들만을 위한 책이 아닙니다. 저는 그림책은 철학책이라고 표현해요. 얼마나 심오하고 깊은 인생의 진리가 담겨있는지 직접 느껴보셨으면 좋겠어요.
영어 그림책 읽어주기 팁
많은 어머님들이 발음 때문에 또는 모르는 단어 때문에(그림책에 나오는 단어들이 쉽지 만은 않습니다) 직접 읽어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계세요. 자, 이걸 꼭 기억하세요! 그림책을 읽어주는 건 아이의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낯선 소리를 엄마의 사랑과 친숙함으로 극복한다>가 포인트입니다. 그러므로 엄마의 유창한 발음과 영어 실력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엄마의 포근한 품 안에서 친숙한 목소리로 낯선 세상을 만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함께 극복해 나가는 거예요. 자, 바다를 무서워하는 아이를 생각해 보세요. 바다는 이런 곳이야 엄마가 알려줍니다. 엄마가 품 안에 아이를 안고 한 발짝 한 발짝 참방참방 물속으로 천천히 들어가시는 거예요. 바다가 두려웠던 아이는 엄마의 품에 안겨 반짝이고 찰박찰박 신기한 소리를 내는 바다를 찬찬히 탐색합니다. 엄마는 당연히 아이가 스스로 용기를 내어 바다에 발을 담그고 싶어질 그 순간까지 기다려 주시겠죠? 영어 그림책도 그런 마음으로 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