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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May 11. 2020

나랑 맞는 병원과 선생님은 따로 있다?

 파란만장 난임극복 이야기 여섯 번째

  난임으로 인공수정을 10번 이상하고 시험관을 5번을 하면서 느낀 생각은 나랑 맞는 병원과 선생님은 따로 있다는 것이다.


  나는 난임 병원 세 곳을 다녔다. 첫 번째 병원은 가자마자 실망을 했고 기분이 좀 안 좋았다. 보통 병원에 가면 진료실이 있고 진료실 옆에 누워서 초음파 등을 볼 수 있는 방이 바로 붙어있는데 이곳은 진료실만 있고 초음파실이 다른 층에 따로 있었다. 커튼이 달린 초음파실이 옆으로 주르륵 붙어 있는데 진료받을 순번이 되면이 커튼을 열고 들어가 초음파를 받고 나오고 들어가고. 그러니까 초음파만 보시는 선생님들이 따로 계시고 이곳에서 초음파를 보면 그 결과가 담당 선생님께 보고가 되는 그시스템이었다.


  근데 난 이 시스템이 너무 싫었다. 마치 여왕개미가 착착착 들어가서 배를 까고 보여주면 "불합격. 더 있다가 와!"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냥 나 자신이 사람처럼 안 느껴지고 애 낳으려고 만들어진 동물이나 곤충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초음파실에서 나와 담당 선생님을 만났는데 남자 선생님이셨다. 난임 쪽에서 나름 유명하신 선생님이셨다. 아주 친절하고 시원시원하신 분이었는데 나에게 바로 시험관을 하자고 했다. 음, 인공수정도 아니고 바로 시험관을 하자고 하니 나는 그냥 속상했던 것 같다. '내가 정말 그렇게 심각한 난임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그 선생님 입장에서는 임신 확률이 좋은 것이 인공수정보다 시험관이니 그렇게 얘기하신 거라는 걸 알지만 막상 바로 들으니까 기분이 안 좋았다. 그래서 '아, 이 병원은 나랑 안 맞는 것 같네. 다른 병원으로 가보자.'라며 병원을 옮겼다.


  두 번째 병원도 남자 선생님이셨는데 역시나 난임 전문 선생님으로 능력 있는 선생님이셨고 추진력이 엄청 강하신 분이었다. 그런데 괜히 질문을 많이 하면 안 될 거 같고 그냥 하라는 대로 하라는 느낌이 드는 선생님이셨다. 이 분은 인공수정부터 차근차근하자 하셔서 일단 하라는 대로 따라가 보자 해서 했는데 계속 유산이 되었다. 남편 역시 이 선생님이 좀 불편하다고 했다. 그래서 이 선생님에게 인공수정을 5-6번 정도 해보고 또 병원을 옮겼다.


  세 번째 병원은 여자 선생님이셨다. 이 병원은 특이하게 난임만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으로 임신 20주가 되면 졸업을 시켜 다른 병원으로 옮기게 하는 시스템이었다. 즉, 출산을 받지 않는 임신 전문 병원이었다. 이 시스템이 좋은 게 진료실 앞에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다 보면 다른 산모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만삭인 산모분들을 볼 수 없으니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었다. 배가 만삭인 산모분들을 볼 때마다 부럽고 속상하고 쓸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좋은 것이 이 병원의 1층에는 카페 라운지가 있었는데 늘 조용하면서 부드럽고 좋은 음악들이 나오고 모든 음료수가 무료였다. 남편이랑 같이 병원에 갈 때면 늘 여기서 남편이 차 한잔을 하며 신문을 보면서 나를 기다리고 나도 진료 결과를 기다릴 때 이곳에 앉아 차 한잔을 마실 때면 참 마음이 편하고 좋았다.


  게다가 선생님도 정말 좋았는데 털털하시면서 정도 많으시고 마치 친한 이모님처럼 대해주셔서 늘 기분 좋게 다녔던 기억이 난다. 결과적으로 이 병원 이 선생님께 임신 성공을 해서 유지를 잘해서 귀하고 소중한 딸을 만났다.

  

  정말 자기랑 맞는 병원과 선생님이 따로 있으니 꼭 한 병원, 한 선생님에게만 임신 노력을 하지 말고 여러 병원들을 가보는 것도 난임극복의 한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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