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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May 21. 2020

인공수정 10회 이후 4번의 시험관

파란만장 난임극복 이야기 여덟 번째

  난자가 46개나 채취되어 수정란이 24개가 나온 후 냉동을 해두었다. 일단 냉동을 무조건 먼저 해둔 후에 앞으로 계속 시험관을 할 때마다 사용하는 것이었다. 단, 냉동 후 다시 해동해서 수정란 상태가 좋지 않은 것들은 사용불가라는 설명을 들었다.


   며칠 후 1차 시험관을 했는데 그 당시에는 수정란을 5개까지 이식해주셨다. 임신 확률을 높이려는 것인데 요즘은 쌍둥이 확률이 하도 높아서 2,3개 정도만 이식한다고 들었다.


  1차 시험관의 결과는 실패. 한 달 뒤 2차 시험관도 실패. 3차, 4차도 모두 다 실패였다.

이상했다. 완전 멘붕이었다. 인공수정보다 임신 확률도 높은데 모두 다 실패라니. 두세 번 하면 그래도 다들 임신이 잘 되던데 왜 나는 안 되는 건지.


  나는 인공수정은 그래도 임신은 잘되는 편이나 유지가 안된 거였는데 시험관은 임신조차 되지 않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몇 달간 시도한 시험관 시술에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었다. 각종 주사에, 약에, 특히나 임신인가 기대하고 실망하는 것들이 자꾸 반복하게 되니 심리적으로 더 지치게 되었다.

  이식 후 12일 정도면 피검사 후 임신 확인을 하게 되는데 이식 후 7-8일째부터 임테기를 해보고 한 줄인지, 아주 흐린 두 줄인지, 내 눈에만 흐린 두 줄인건지. 임테기를 아예 분해해서 쳐다보고 또 쳐다보고 다시 임테기를 해보고 이걸 반복해서 하고 있는 나 자신이 너무 한심해 보이고 이러다 미치는 거 아닐까 할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았다.


  게다가 호르몬 주사(과배란 주사 등)를 하도 맞아서 결혼 5년 동안 살이 엄청 많이 쪘다. 30살에 결혼하기 전까지 165센티에 50킬로를 넘은 적이 없고 평소에 음식도 적게 자주 먹는 편이라 마른 편이었던 나는 살이 안 찌는 체질인 줄 알고 평생을 살아왔었다. 그런데 시술을 많이 하면서 찐 살이 엄청나서 그것 또한 나를 힘들게 했다. 지칠 대로 지쳐 모든 것이 다 짜증이 나고 화가 나서 어느 순간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았다.


  시부모님은 손자 손녀 다 필요 없으니 너희들만 재미있게 알콩달콩 이쁘게 살라고 늘 얘기하셨 남편도 반려동물을 키우며 재미있게 살자고 했다. 그러다가 나중에 아이를 입양하는 것도 생각해보자고 했다. 


  하지만 친정엄마는 반대로 포기하지 말고 쉬었다 다시 해보라 하셨다. 그 당시에는 엄마의 그 말이 너무나 서럽고 내 마음을 이해 못해주는 것 같아 엄마가 미웠다. 친엄마가 맞나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된 엄마의 마음은 딸을 시집보내고 딸이 그 집안 며느리가 되었는데 아기를 갖지 못해서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이었다고 하셨다. 그래서 포기하지 말라고 하셨던 것이었다.


  그러다가 남편이 부서 발령이 새로 나고 서울 본사에서 경기도로 근무처가 바뀌게 되면서 이사를 했다. 그런데 이 이사가 확실 기분전환이 되었다.


  다음 편에 계속.


시술이 실패할 때마다 자주 봤던 그림. 씨익 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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