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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May 16. 2020

남편과 결혼하기 전 생각난 에피소드 몇 가지

15년 차 동갑내기 부부의 결혼생활 이야기 2


  남편과 결혼하기 전 한창 연애 중일 때 생각난 에피소드가 몇 가지 있어 끄적거려본다.(16년 전 이야기)


-개고기 에피소드

남편과 연애 중일 때 남편의 집에 자주 가서 놀았다. 다니던 교회가 집이 이사하면서 멀어져 남편과 사귀면서 남편이 다니던 교회로 옮겼는데 교회 근처에 남편의 집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요일마다 교회가 끝나면 남편집으로 가서 부모님들과 간식도 먹고 식사도 하고 남편 방에서 영화도 보고 그렇게 자주 가다 보니 어머님이랑 많이 친해졌다. 주말 어느 날 집에서 쉬고 있는데 어머님한테 전화가 왔다.

"ㅇㅇ야, 개고기 사줄까? "

"네? 개고기요?"(헉 놀라며)

".........."(한참을 말이 없으시며)


  흠 강아지를 아주 좋아하시는 분이라 이런 말을 하실 리가 없는데 무슨 말이지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번뜩 다시 생각해보니 귀걸이 사줄까를 개고기 사줄까로 들은 것이었다.


  아 정말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그런 순간이다. 이놈의 사오순 귀는 왜 이모양이냐.


  암튼 나를 얼마나 이상한 애로 보셨을까. 내가 좀 사오순 기질이 많은 편이긴 하지만 왜 그 순간에 귀걸이가 개고기로 들렸을까.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벌게진다.




-어마 무시한 과일바구니에 구멍 난 양복

  남편의 부모님들이 나를 마음에 들어하시면서 남편도 우리 집에 인사를 오기로 했다. 남편이 친정집 아파트 1층에 왔다는 전화를 듣고 마중을 나갔다. 그런데 남편 표정이 이상하다. 왜 그러냐고 묻자 차 뒤 트렁크 안을 보란다. 그 안에는 정말 어마 무시하게 큰 과일바구니가 들어있었다.


   내 평생 그렇게 큰 과일바구니는 처음 본 것 같다. 남편의 어머님께서 저희 집에 처음 인사드리러 가는 것이니 아주 크고 비싼 정성스러운 과일바구니를 보내신 것이었다.


   남편은 그 바구니를 꺼내려고 들었는데 바구니 손잡이 끝 나무 끝에 바지가 걸리면서 바지 허벅지 쪽이 5센티가량 찢어진 것이었다. 그 자리에서 꿰맬 수도 없고 수선집에 갈 수도 없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일단 집으로 올라가 우리 부모님을 뵙고 사실대로 말씀을 드렸다.


   지금도 남편은 그때만 생각하면 식은땀이 난다고 한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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