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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May 29. 2020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결혼은 현실

15년 차 동갑내기 부부의 결혼생활 이야기 6

  천국까지 갈 뻔했던 신혼여행을 잘 다녀와서 먼저 근처 사시는 시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면세점에서 구입한 선물들을 드렸다. 특히나 시어머님께는 진주 목걸이를 드렸는데 결혼 전 시어머님이 예물함 속에 친정엄마 선물로 목걸이 넣어 주셨기 때문이다. 귀한 딸을 주셔서 감사하다는 편지와 함께 말이다. 친정엄마도 나도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나도 진주 목걸이를 꼭 선물로 드리고 싶었다. 지금도 시어머니는 나를 딸처럼 정말 잘해주신다. 워낙 성품이 좋으신 분 이시기도 하고 남편이 무녀독남이라서 그런 듯하다.


  그리고 우리는 부모님들 앞에서 미션을 성공했는데요 서로 불렀던 호칭을 '자기'에서 '여보'라고 바꾼 것이었다. 결혼식날 약속했던 것이기도 했고 부모님들 앞에서도 '여보'라고 부르는 게 더 좋아 보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몇 년을 "자기야"라고 부르다가 처음으로 "여.. 여보" 하는데 어우 엄청 어색했지만 한번 하니까 금방 잘 되었다.


 시댁에서 한두 시간을 보내고 우리는 신혼집으로 돌아왔다. 뭔가를 좀 먹어야겠는데 그 당시 내가 할 줄 아는 요리라곤 라면, 계란 프라이, 떡볶이, 샌드위치 정도였다. 그래서 일단 부부가 되어 먹은 첫 요리는 라면이었다. 외국을 다녀와서 먹은 라면이라 그런지 정말 꿀맛이었다. 우리나라 라면이 역시 최고로 맛있다. 특히나 남편은 라면을 진짜 좋아한다. 그리고 저녁은 시어머님이 주신 찌게로 대충 때웠다.


  다음날은 친정집으로 향했다. 친정에서 하루를 묵고 다음날 집으로 돌아왔는데 참 희한한 게 이제 결혼했다고 생각하니까 내가 쓰던 방에서 자는 기분이 이상했다. 내 방인데 내 방 같지가 않고 기분이 묘했다. 그 이후도 친정집에 놀러 가서 자고 올 때마다 남의 집에서 자고 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정말 신기했다.


  우리 부부의 진짜 우리 집으로 다시 돌아와 청소를 하고 본격적으로 집 정리를 했다. 다 새것들이라 정말 기분이 좋았다. 특히나 모든 가구들은 다 친정아빠가 만들어주신 것들이었는데 아버지가 가구공장을 하셔서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신혼가구들을 선물로 주셨다.


  암튼 청소를 하고 집 정리를 하는데 20평도 안 되는 집인데도 왜 이리 청소가 하기 싫고 힘들던지. 이제부터 현실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또 꼼꼼한 편이라 청소하는데 시간이 엄청 오래 걸렸다.


  지금도 나는 이틀에 한번 진공청소를 하는데 매일매일 쓸고 닦고 하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 요리하는 건 재미있는데 청소는 지금도 싫다. 후후


다음 편에 계속.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세상에서 하나뿐인 신혼가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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