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항상샬롬 Jun 04. 2020

카지노에서 잭팟 터지다

15년 차 동갑내기 부부의 결혼생활 이야기 7

  오늘 갑자기 생각난 신혼여행 에피소드가  또 있었네요. 저희는 신혼여행을 필리핀 세부로 갔어요. 2005년에 결혼했으니 15년 전 일이네요. 암튼 일주일 정도 있다 왔는데 귀국 전날 저녁, 남편과 숙소 근처 카지노를 갔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본 카지노라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영화에서나 보던 카지노 풍경들. 우어 눈이 휘둥그레지더군요. 저와 남편은 카지노에서 20만 원만 쓰고 가자 해서 20만 원을 코인으로 바꾸었어요. 남편은 15만 원어치 게임을 하고 놀고 올 테니 저에게 5만 원어치 코인을 주면서 슬롯머신을 해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혼자 한두 바퀴 카지노 안을 구경해보다가 심심해서 슬롯머신에 앉아 코인을 넣고 제일 낮은 버튼을 누르고 또 넣고 누르고를 반복하고 있었어요.


  한참을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띠로띠로 띠'하는 소리가 나더니 화면에서 새가 막 날아다니고 기계 위에 빨간 불이 막 켜지고 음악소리가 크게 나더라고요.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있는데 남편이 저에게 달려오


"여보 화면에서 갑자기 새가 막 나와"


그리곤 기계 아래에서 동전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는 거예요.

남편이 놀라면서 막 웃더니

"자기야, 잭팟 터졌어" 하더군요.


헉. 영화에서나 보던 그 잭팟이 나에게도 일어난 것이었습니다. 잠시 후 여자 직원분이 오더니 샴페인도 주고 동전을 담는 바구니도 주고 주변 사람들도 모여들어서 축하한다고 막 영어로 얘기하더라고요.


  잠시 후 저희 부부는 둘 다 약속이나 한 듯이 빨리 숙소로 가자며 동전이 가득 든 바구니를 낑낑 들고 코인을 돈으로 환전해주는 곳으로 갔답니다.

   우선 리도 많은 돈을 보자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역시 우리는 평범한 소시민 쫄보인 듯합니다. 흐흐.


  그냥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될 거 같고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돈으로 바꾸어서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환전해보니 30만 원이 좀 넘돈이었습니다. 우어. 그러면서 드는 생각. '아깝다, 더 큰돈으로 베팅할걸.' 하는 생각이 또 간사하게 들더라고요. 흐흐흐.


  그 돈으로 가족들 선물을 사들고 자랑스럽게 집에 오는 비행기를 탄 기억이 나네요. 정말 신기하고 놀랍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답니다.



  

  

이전 06화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결혼은 현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