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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Jan 20. 2021

둘째 출산 후 열흘 만에 만난 첫째 딸

마흔 넘어 다시 시작된 육아 17

  조산기로 총 4개월을 입원했다가 36주 5일째 하반신 마취 제왕절개로 둘째 아들을 만났다. 수술한 날 새벽에 대변이 보고 싶어 아픈 배를 부여잡고 화장실을 다녀온 나는 다음날 아침 바로 물도 먹고 식사도 할 수 있었다. 대변을 보기 전에 가스가 자동으로 많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열흘 동안 친정에 가 있었던 딸아이와 드디어 만날 수가 있었는데 너무반가워 눈물이 날 뻔했다.


  오랜만에 본 딸아이의 얼굴은 왜 그리 수척해 보이고 생기 없어 보이던지. 엄마 없이 지낸 아이라는 태가 확실하게 보이는데 미안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래도 딸아이는 이제 엄마랑 떨어져 지내지 않아도 된다는 게 너무 좋다며 신나 했다. 내가 잠들어 있는 동안 양가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동생 얼굴도 보고 왔단다. 동생이 너무 작아서 신기하고 귀엽다고 말하는 딸. 그런 딸이 냥 고맙고 감사했다.


  의사 선생님은 수술한 배가 찢어질 듯 아파도 입원 3일 동안 열심히 걸어 다녀야 회복이 빠르다 해서 점심때 즈음 벽을 붙잡고 엉금엉금 둘째를 보러 신생아실에 다녀왔다.


  하루 만에 또 얼굴이 달라져 있는 둘째.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복근아"라고 부르자 알아들었다는 듯이 미소를 짓는데 어찌나 신기하던지.


  그리고 딸아이는 그날부터 나와 1인실에서 계속 같이 보냈다. 집에도 안 가고 남편과 같이 셋이서 지냈다. 딸아이를 만나면 제일 먼저 해주고 싶었던 선물 주기를 하려고 숨겨둔 선물을 꺼내 주면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우리 딸, 10일 동안 엄마랑 떨어져 지내느라 많이 힘들었지? 엄마가 너무 고맙고 미안해. 앞으로는 절대 엄마랑 떨어져 지내는 일은 없을 거야. 그리고 너의 동생이 태어난 걸 축하해. 동생이 태어나서 엄마를 동생한테 빼앗긴 게 아니고 엄마를 동생한테 잠깐 빌려주는 거야. 아까 봤지? 동생은 아직 너무 작고 어려서 혼자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거든. 의 동생이니까 도 동생을 잘 돌보아줘야 하고. 알았지? 이 선물은 네 동생이 태어난 걸 축하해서 주는 선물이야. 사랑해. 우리 딸."


  그러자 엄청 신나 하면서 바로 선물을 뜯더니 신나고 재미있게 놀았다. 태어나서 처음 반강제적으로 엄마와 떨어져 10일 동안 외할머니네서 지낸 딸이 너무나 미안하고 고마웠다. 그 이후 지금까지도 딸아이는 그때 일을 얘기하면 눈물이 난다며 얘기하지 말라고 다.


  딸아이에게는 정말 큰 충격이고 너무나 힘들었고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이유겠지. 딸아이가 얼른 그때 기억 잊어버렸으면 좋겠다.



다음 편에 계속.


이름을 부르니 눈을 뜨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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