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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를 연이어 네 번 돌렸다

시시콜콜 육아 이야기 8

by 항상샬롬

둘째 아들이 네 살인데 곧 기저귀를 뗄 날이 다가오고 있다. 언제 이렇게 컸는지 원. 암튼 어린이집에서는 기저귀는 전혀 안 하고 집에서는 주말에 낮잠 잘 때와 밤에 잘 때만 기저귀를 아직은 하고 있다.


며칠 전 애들이 욕조에서 물놀이를 하고 나서 둘째가 낮잠을 잘 자고 일어나 놀고 나는 밀린 빨래를 하려고 세탁기를 돌렸다. 50분 정도 지나 세탁기 문을 여는데

"하, 또야. "


화가 나면서 짜증이 확 밀려온다. 탈수가 잘된 빨래들에 온통 덕지덕지 붙은 흰색 물질들. 기저귀 안쪽에 물을 흡수하는 알갱이들이었다.


둘째의 기저귀가 같이 빨래에 들어가 기저귀 빨래 대참사를 또 저지른 것이었다.

애들이 물놀이 후 벗어놓은 빨래들에 둘째가 낮잠 자고 일어나 바지를 벗으면서 기저귀도 같이 놓아둔 것이 들어간 것 같았다.


일 년에 한두 번씩은 꼭 이런 대참사를 일으키는 내가 왜 이리 싫은지.


알갱이가 붙은 것들을 털고 또 털고 세탁기는 다시 헹굼 탈수 모드로 연이어 네 번쯤 돌리니 그제야 알갱이들이 안 보인다. 그리고 세탁기는 청소모드로 돌려 한번 청소해주고.


빨리 아들의 기저귀 떼기를 해야겠다. 다시는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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