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에 중독된 남편
15년 차 동갑내기 부부의 결혼생활 이야기 13
by
항상샬롬
Jul 24. 2020
결혼 전 남편은 케이블도 안 나오고 지상파만 나오는 티브이를 보는 집에서 내내 살았다. 시어머니가 그런 쪽에 전혀 관심이 없으셨기 때문이다. 뭐든지 무조건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주의셨다.
그러다 결혼 후 iptv를 가입하고 케이블과 홈쇼핑이 나오는 것을 본 남편은 문화적 충격에 빠진 듯했다. 남편은 홈쇼핑 방송만 보기 시작했고 채널을 돌리다 홈쇼핑만 보면 다 멈추고 보면서 "여보, 저것 좀 봐. 진짜 좋다. 저건 무조건 사자"고 외치는 것이었다.
나는 옆에서 말리기 일쑤였는데 그래도
안 되겠다 싶어 한두 개는 사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야 남편이 직접 써보고 받아 본 후 '아 별로구나'라고 느낄 거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편이 홈쇼핑에서 최초로 사달라고 했던 제품은 해양심층수 때 비누였다. 처음에는 때가 엄청 잘 밀린다며 좋아하더니 점점 안 쓰고 시들해졌다. 그 외에도 홈쇼핑 제품들을 몇 개 더 사달라고 했고 남편은 나에게 한소리를 엄청 들었다.
남편의 홈쇼핑이 좀 잠잠해지나 했는데 어느 날 새벽에 잠자는 나를 깨우더니 심야 재방송하는 제품을 사자는 것이었다. 하. 진짜 날려차기 열 번 하고 싶었다.
참고로 남편은 폰뱅킹, 인터넷 결제 같은걸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괜히 결제하다 실수할까 봐 겁나고 무섭단다. 그래서 사고 싶은 게 있으면 나에게 주소를 보내고 내가 다 결제해주곤 했다. 그 새벽에도 본인이 결제를 못하니 나를 깨워 결제해달라는 것이었다.
요즘은 또 팬티 15종, 20종 제품만 나오면 그 방송을 계속 뚫어지게 보고 있다. 바로 사달라고 말은 못 하고 무언의 시위를 한달까. 흐.
홈쇼핑 방송 채널을 모두 삭제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 중인 요즘이다.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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