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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힘을 보여준, 태백산맥문학관

거장 조정래를 만나다

by 다담

부산 토박이들, 벌교에 가다

크고 작은 관계들이 얽히고 설킨 시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그 속에서 그 관계를 개선하거나 좋은 관계를 더 오래 유지하는 방법들을 여기저기 소개한 데가 많다. 그다지 폭넓지 않은 나의 관계망을 돌아보니 무엇보다 대화가 즐거운 사람과는 더 자주 만나고, 오래 만나고 싶고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다. 서툴기는 하나 세상 무거울 것 없이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학창 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들과의 수다는 만날 때마다 반복되는 레파토리에도 즐거운 이유는 뜨거웠던 젊은 시절을 보냈다는 공통 분모를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 생활을 시작하고 만난 인연들과의 대화에선 같은 취미를 지니고 있음이 중요함을 종종 느낀다. 썸타는 대상에게 호감도를 높이거나 친밀한 부부 관계를 유지하는 비법임은 당연하고. 취미가 같음은 같은 여가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높을 것이며, 그렇게 또 추억이 쌓여 갈 것이니 더욱 관계는 돈독해 질 것이다.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벗들과 함께 벌교 <태백산맥문학관>을 추천하여 방문 후 얼마나 좋아하던지....두고두고 화제로 등장하는 여행이었다. 추천한 나를 치하하며 다음 장소 선택권조차 일임하는 영광을~^^


태배산맥 문학관이 주는 메시지

문학의 거장 조정래 작가의 부단하고 치열한 노력과 <태백산맥> 창작 과정, 그 이후 후일담 및 영향력 등 어느 섹션 하나 놓치기 싫은 알찬 공간이었다. 생존 작가의 문학관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나, 그만큼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해석하여 문학으로 재탄생시킨 작가가 또 있을까싶으니 백번 잘한 일이었다.

문학관 외벽에 새겨진 작가의 문학을 관통하는 중심 가치관인 "문학은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인간에게 기여해야 한다." 문구가 먼저 반긴다. 늘상 문학을 접하고 학생들에게 문학 교육을 일선에서 하고 있는 나로선 이 문구만큼 나를 자극하기도 반성하게도 하는 말이 있을까. 특히 우리 모국어와 조국과 민족을 뜨겁게 사랑한 작가의 기차관이 글로, 행동으로 실현된 문구라서 특히 애정한다. 문학은 단순한 예술적 카테고리가 아닌, 사회와 소통하고 손내밀 수 있는 장르여야 한다는 그의 문학의 사회적 임무가 많은 이에게 전달되기를...

더불어 그와 평생 함께한 작가의 아내 역시 진심 좋아하는 김초혜 시인이니 더욱 부러울 뿐. 조정래 작가보다는 <사랑굿> 시로 더 먼저 좋아했던 시인이다. 두 사람의 믿음과 사랑의 근원은 무엇일까 새삼 궁금하면서도 그들의 작품 속에서 간간이 보이는 서로에 대한 존경이 아닐까 생각했다.


문학관을 나요며

초딩들도 지니는 스마트폰을 멀리하며, 오로지 홀로 앉아 글쓰는 시간의 길이와 좋은 작품의 수는 비례한다는 그의 우직한 충고를 깊이 새겨본다.

아직 다 읽지 못한 작가의 <천년의 질문>과 <풀꽃도 꽃이다> 올해가 가기 전에 완독해 보리라 다시 다짐하며...문학관을 나서기가 참 아쉬운 하루였다.



#조정래 #태백산맥문학관 #벌교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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